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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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링스
- 11.02.08 23:22
-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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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97 비공
- 11.02.08 23:23
-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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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43 치룡
- 11.02.08 23:37
-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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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3 흑미르
- 11.02.08 23:40
-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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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43 호랭이담배
- 11.02.08 23:43
- 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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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10 철값상어
- 11.02.08 23:57
-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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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37 黑月舞
- 11.02.09 00:27
- No. 7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를 남발하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사실 우듬지 정도면 애매한 경계선입니다만...
다만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글을 쓰려면 적어도 알맞은 단어가 알맞은 위치에는 있어야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인들보다는 풍부한 어휘력을 연마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 글의 느낌이 살아나는 곳에서는 어렵게,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써야 할 곳에는 쉽게, 편하게.
그리고 이건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표현은 다양하게. 한 페이지에 같은 형용사가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으로 튀어나오면 제 아무리 좋은 줄거리라도 읽고 싶지 않아집니다. -
- 카페로열
- 11.02.09 00:55
- No.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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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uedawn
- 11.02.09 01:14
- No.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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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49 무한반사
- 11.02.09 08:14
- No.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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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78 시시포스
- 11.02.09 12:34
- No. 11
[우듬지[가 번뇌의 화두가 됐군요!;;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좋네요.
옛 기억에 [그는 미루나무 위로 훌쩍 몸을 솟구쳤다. 그는 나무 꼭대기 맨 마지막 가지 끝에 홀로 우뚝 서서 뒷짐을 진 채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마 이런 문장이었을 겁니다. 과연 이게 작가가 의도한 상황 장면에 대한 적절한 전달의 표현이었을까요?
[그가 미루나무 위로 훌쩍 몸을 솟구쳤다. 우듬지에 오롯이 선 그는 뒷짐을 지고 해거름의 노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제가 문맥상 느껴야만 했을 내용은 아마 이런 문장의 것이었을 겁니다.
1
[그는 미루나무 위로 훌쩍 몸을 솟구쳤다. 그는 나무 꼭대기 맨 마지막 가지 끝에 홀로 우뚝 서서 뒷짐을 진 채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2
[그가 미루나무 위로 훌쩍 몸을 솟구쳤다. 우듬지에 오롯이 선 그는 뒷짐을 지고 해거름의 노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글 흐름을 따져보면, 작가는 주인공의 ‘경신술의 뛰어남 + 주체성 + 오연함 + 쓸쓸함’ 등을 아련하게 도가적으로 또 살가운 토속적인 분위기로 인물 행동 배경을 표현하려고 의도했습니다. 하지만 독자인 저는 그런 걸 못 느꼈죠. 단순하게 [우듬지] [오롯이] [해거름] 등의 단어를 작가나 독자가 아느냐 모르느냐가 문제의 초점이 아닙니다. 독자에게 뜻을 설명하는 걸 서술이라고 하고 정감을 주는 걸 묘사라고 말하지요. 어휘들이 한데 어우러져 진하게 풍기는 어감의 정서, 그게 바로 정서의 묘사이고 소설의 백미 아닌가요? 글의 흡인력이란 바로 이 정감의 묘사가 잡아당기는 힘 아닐까요.
[우듬지]라는 단어도 그 단어 하나만이 덜렁 제시됐다면 정말 황당하겠지만, 문장 내에서는 그 뜻을 어림짐작할 수 있지 않나요. [오롯이]도 막연하게 ‘혼자 고요히 쓸쓸히’ 뭐 이런 느낌을 주지 않나요? [미루나무 + 석양]보다는 [미루나무 +우듬지 + 해거름 +노을]의 조합이 토속적이고 몽환적인 정감을 팍팍 주지 않나요? [솟구치고 + 오롯이 서고 + 뒷짐 지고 + 노을 보고]에서 인물의 순차적인 몸놀림과 몸가짐이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레 그려지지 않나요. 독자에게 좀 낯선 단어라도 문장 내에서 편하게 느끼도록 적절히 적소에다 배치하는 능력! 그게 바로 필력의 핵심일 겁니다. 단어의 뜻을 따지는 건 서술일 뿐입니다. 그 어감까지 따져서 적절한 의미로 적절한 위치에서 사용하는 묘사라면, 당연히 독자는 작가가 의도한 것들을 다 알아 듣고 똑같이 다 느낍니다, 독자의 눈높이를 의심하고 폄하하진 맙시다.
영어로 예를 들어, 어휘 1500자 수준의 어린이 ‘걸리버 여행기’를 본다면, 그저 스토리만 겉핥겠죠. 스위프트의 그 맛깔 나는 조롱과 풍자를 1500자 어휘로 느낄 수 있을까요? 장르 문학계 대부분의 독자는 그저 스토리나 쫓는 1500자 수준이고, 그 수준을 넘으면 훌쩍 미련 없이 이 세계에서 떠나야만 하는 걸까요. 내용도 표현력도 점차 하향화됐기에 기성 독자가 떠나는 거라 믿습니다. 작가가 독자의 눈높이 수준을 못 맞춰주는 겁니다.
어찌 보면 요즘은 ‘독자는 어른 수준이고 작가가 아이 수준’, 이것이 현 장르 문학계의 풍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게 다 못난 독자의 잘못이겠죠. 진작에 떠났어야 했는데 못 떠난, 아니 안 떠난 놈의 푸념인가요? 독자는 저 위를 꿈꾸는데 작가는 저 아래가 대세라고 가리킵니다. 아니 요즘은 앞이라도 그저 보고 싶지만 그냥 아래나 보라고 합니다. 우리말 맞춤법 공부도 안 하니... 그런 불일치에 ‘어쩌면 아래만 쓸 수 있는 자질과 능력과 노력만 가진 작가일 거야?’라고 의심도 합니다. 의심은 거리낌을 낳고 거리낌은 뭘 낳을까요? ‘뭐 조회수 선호작 떨어져도 밥만 잘 먹더라’ 노래를 부르면 되겠죠.
고 이청준 작가님의 글을 보면 어휘도 단출하고 문장도 간결하여 참 맑고 깔끔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그분 문장 공부의 대부분이 ‘국어사전 읽기’였답니다. 작가 생활 중 국어사전 10권 정도는 거덜 내리라 결심했는데, 겨우 5권이라며 만년에 자책하시더군요. 다큐에서 보여준 5번째 사전은 정말 너덜너덜 했습니다. 작가의 참된 자세란 이런 거 아닐까요?
요즘은 책자 사전보다도 인터넷 사전이 정말 좋죠. 예문도 풍부하고 동의어 유사어 찾기도 편하고... 제 경우 오늘 아침에 살핀 게; [위독하다 위급하다 위태하다 위태롭다 위험천만하다 위중하다 아슬아슬하다]입니다. 다 보았던 단어들이고 뜻도 아는 것 같지만, 뜻과 어감 차이를 분명히 알고 구별해 사용한다면, 앞으론 더 명료하고 더 적절하고 더 맛깔난 설명과 묘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작가와 독자의 적절한 소통과 합치...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독자의 수준을 잣대질하는 것보다는 작가 스스로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겁니다. 독자는 작가를 쫓아갑니다. 독자에게 사랑 받는 작가의 길을 걸으려면... ‘사전 찾기’! 그건 분명 작가에겐 필수조건입니다. 덧붙여, 독자에게도 사전 찾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글들 정말 많습니다. 제 경우 ‘태백산맥’이 특히 그랬습니다. 뜻을 찾아 깨치고 어감에 젖어 감동하고... 사전을 찾으며 느꼈죠, 감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지막으로 [우듬지]라는 단어, 그 놈, ‘순수 문학’이란 옆 동네 고샅 어귀에서 가끔 어슬렁어슬렁 껄떡대는 녀석입니다. 겉보기가 좀 묘해도 참 착한 놈입니다. 이따금은 그런 놈들 만나러 마실 놀러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점심에 정신없이 긴 글 다네요. ^^
PS. 홍운탁월 님,
[-로서]와 [-로써]를 아니 구별해서 쓰는 글 버릇이 있습니다. ^^;; -
- 홍운탁월
- 11.02.09 13:58
- No. 12
시시포스/
1. ~ (으)로서
[조사] 받침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
- (예스러운 표현으로)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나타내는 격 조사.
2. ~ (으)로써
[조사] 받침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 조사. "로" 보다 뜻이 분명함.
-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 "로" 보다 뜻이 분명함.
-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는 격 조사. 역시 "로" 보다 뜻이 분명함.
그렇군요. 제 불찰입니다. -
- 감귤3호
- 11.02.09 14:59
- No. 13
영국 도서관이나 미국 도서관 등 서양의 도서관에는 그러니까 열람객들이 책을 읽는 열람실 한가운데나 벽면 중앙의 높은 곳에 거대한 사전이 한권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사전을 펼쳐서 즉시 단어를 찾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죠.
사람들은 자신이 빌린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즉시 사전으로 걸어가 그 단어의 뜻을 찾아 봅니다.
이것이 일상적인 서구 도서관의 풍경입니다. 도서관을 기말고사 공부하러 가는 곳으로 아는 중고딩이나 자격증 토익 토플 공부하러 가는 곳으로 알고 있는 수험생들이 판을 치는 한국 풍토에서는 생경한 풍경이죠.
그 병사가 그렇게 편지를 쓴 이유가 작가에게 "참 당신 글은 읽기 편하다."라고 했는지 "지적 유희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실망이다."라고 말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사람들은 책을 읽을 때는 사전까지 준비하고 꼼꼼하게 읽는 습관이 있습니다. -
- Lv.14 몽l중l몽
- 11.02.09 19:06
- No.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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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68 장과장02
- 11.02.09 19:27
- No.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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