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 #빌런 #회귀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엄마는 집을 나가버리고 양아치 빌런인 아빠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학대를 당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그의 인생, 유일한 즐거움은 게임입니다.
자신의 유일한 편으로 추정되는 털보 아저씨를 쏴죽이는걸 기점으로 완전히 맛이 가버린 주인공은 세상을 능력치와 상태창으로 이뤄진 레벨로 보는 능력을 각성하고
이것을 기점으로 완전히 세상을 게임감각으로 보게됩니다. 흔히들 게임 속에서 사슴이나 Npc를 때려잡는데 죄책감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지 않습니까? 딱 그런 감각으로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흘러가는데로 악행을 저지르고 살다가 마왕군에게 스카우트를 받아 가담합니다.
스카우트 방식도 상당히 골때리는데요. 눈 앞에 나타난 마왕을 ‘뭐지 몹인가.’ 이런 감각으로 계속 죽이다가 죽여도 죽여도 안죽으니까 추가 컨텐츠가 있는가 싶은 느낌으로 대화를 시도해보고, 마왕군에 들어갑니다.
뭐 어찌저찌 세상을 정복하는데는 성공하긴 했는데 마왕군에서도 팽당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주인공이 억울하게 처형당하는게 클리셰인데
주인공이 워낙 사이코라서 마왕군 내부에서도 심심풀이 팀킬과 트롤링을 일삼아왔고 악당들 사이에서도 ‘쟤랑은 진짜 못해먹겠다.’라는 의견이 팽배해진 결과 팽당하게 됩니다.
마왕군에 들어갈 사람들이면 반사회적 인물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간들일텐데 그런 인간들도 진절머리를 내면서 바로 배신때릴 정도면 대체 어떤 인성인가 싶습니다.
회귀 후 주인공은 모든 스텟과 스킬을 잃지만 딱 한가지 스킬을 계승해서 사용가능합니다.
회귀하자마자 떨어진 시점은 주인공이 빌런으로 완전히 타락하는 방아쇠가 되었던 털보 아저씨를 죽이고 오라는 아버지의 의뢰를 받았을 때인데
주인공은 이 의뢰를 거부하고 역으로 아버지를 쏴죽입니다.
의뢰를 무시하거나, 아버지를 제압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망설임없이 아버지를 쏴죽인 후 시체 위 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며 티배깅을 했다는 점에서 정신이 좀 혼미해집니다.
특히 회귀 직전에 이번 삶은 마왕을 물리치는 정의로운 용사의 정통 RPG가 될 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던 구절이 불과 1화 전에 있었는데 회귀하자 마자 얻은 첫 업적이 ‘패륜아’이고 설명이 ‘아빠까지 망설임 없이 쏴죽이는 당신은 정말로 악당’ 이런 구절이 나와서 진짜 쐐기를 박습니다. 기괴한 언밸런스적 상황에 헛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로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텐션이 마치 데드풀을 보는 기분입니다.
추천드립니다.
Comment '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