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대체역사 #조선 #빙의
요리에 관한 소설과 대체역사에 관한 소설들은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해당 분야에 대한 극렬한 애호층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요리물에 대한 애독자층과 대체역사에 관한 애독자층은 분명 존재하는데 이상하리만치 대체역사 + 요리에 대한 소설은 보기 드뭅니다.
‘여왕전하의 비선실세’, ‘천재쉐프 조선을 부탁해’ 등 간간히 이러한 대체역사 + 요리소설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소설들이 나오긴 했으나 여타 장르의 소설들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죠. 그런만큼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가진 장르입니다. 전인미답의 경지는 아닐지라도 상대적으로 훨씬 블루오션이다. 그렇게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무릇 음식이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 하나이며, 오락의 일종으로도 존재합니다. 그러한 음식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된다면 소문을 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고 권력자와 연결되는 것 또한 당연지사입니다. 옛날부터 미식과 권력은 뗄 래야 뗄 수가 없는 사이였으니까요.
주인공은 조선시대 주막의 중노미로 빙의하게 됩니다. 주막일이나 돕는 존귀하다고 말하긴 힘든 신분이었지만, 자신의 요리실력을 펼쳐 2년간 곡기를 끊은 대감집 여식에게 타락죽을 먹이는 공을 세우고 목돈을 벌어 주막을 시작합니다.
주인공이 내세우는 삶의 목적은 ‘자신의 요리를 만인이 즐겨 먹는 삶’입니다.
어떻게 보면 삶에 가장 밀접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이니까 이또한 활인 活人
좀 과장하면 홍익인간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뭐 사실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지만요.
중간중간 이방 등에게 견제와 상납 요구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요리를 통해 쌓아올린 커넥션으로 무마시킵니다. 능수능란하군요.
이후 주막운영과 요리솜씨를 선보이는 일을 반복하면서 조선시대에 완벽히 적응한 요리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돈과 권력과 먼 주막의 일개 잡일꾼 중노미에서 어엿한 주막의 주인(엄밀히 말하면 점장 정도이지만)이 되어 운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요리 + 대체역사 특유의 재미 포인트가 있는데, 그것은 요리인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신분을 맛있는 요리를 통해 권력자와 커넥션을 만든 후 호가호위하는 형세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간만에 또 요리 + 대체역사물에 재미있는 소설이 생겨서 이렇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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