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대역 시뮬겜 발매를 기다리던 겜돌이었습니다.
신작을 향한 기대감은 주화입마를 불러오는 고증 따윈 개나 줘버린 컨텐츠로 사라지죠.
비슷한 경험으로, 사람을 문명하게 만드는 모 시리즈의 신작 7ㅔ임을 접한 저는 불매라는 소극적 액션에 그쳤지만,
이 친구는 ‘제대로’ 한 끝에 여론을 뒤집고
결과적으로 대대적인 게임 수정 약속에다 비공개 베타 테스터까지 따냅니다.
그야말로 영웅이네요.
...튜토리얼을 진행하다 기원전 4세기에 빙의하지만 않았더라면요.
뭣도 모르고 최고 난이도를 선택한 주인공의 튜토리얼 목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
1. 알렉산드로스 3세의 재위 중 아테네 공화국을 성장시켜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쟁취하기
2. 알렉산드로스 3세를 제거하여 아테네 공화국의 독립을 지키기.
알렉산드로스 3세가 그 ‘알렉산더’ 맞습니다.
전쟁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 없는, ‘대왕’이자 ‘신의 아들’을 상대로 이런 목표라니
저 같으면 곧장 난죽택을 골랐겠습니다만,
멘탈도 튼튼한 우리 주인공,
아니, 포키온의 아들 포코스는 난죽택 대신 목표를 달성해보기로 합니다.
그래도 마침 아테네 팩션을 골라서인지
귀엽고 섹시하게 생긴 올빼미도 곁에 있으니
뭐 문제라도 있을까요?
... 눈을 뜨자마자 스파르타 아쎄이 군사훈련소로 보내지지만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포코스는 과연 튜토리얼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부터는 잡담 + 약스포>
저는 대역물에도 주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 세계대전, 조선 개화기, 중국 삼국시대 정도가 대표적이겠군요.
이유는 아무래도 해당 시기가 가장 흥미를 끄니까,
‘재미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당 내용을 잘 알아야 합니다.
앞서 든 대표적 사례에는 유비, 고종, 콧수염 등 역사의 주연뿐만 아니라
뒷받침이 되는 흥선군, 여포, 롬멜 등 대역물의 친숙한 인물이 등장하며
폴란드 침공, 반동탁연합, (주로 리버스)조일수호조규 등의 배경지식이 포함되어 있죠.
많이 접했고, 또 그래서 많이 다뤄지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수학도 우리가 잘 알고만 있었다면 재밌었을 겁니다.
반면 고대 그리스는 어떤가요?
솔직히 이 글 읽기 전에 알렉산더 빼고 아는 사람 없었던 분?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
글을 읽어도 등장하는 고대 인물들의 이름은 사실 다 거기서 거기 같아 보입니다.
주인공만 알고 활용하는 역사적 배경지식은 저에게는 죄다 처음 접해보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건,
그래도 재밌습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듯 한 주인공이 보이는 수려한 정치질을 보며
오히려 자연스레 더한 재미를 위해 등장하는 인물들을 위키에 검색해 볼 정도로요.
주인공은 고대 인물들을 상대로 (현대인 기준이지만) 기레기짓에 보험사기까지 아주 제대로 망나니짓을 벌이며 고군분투합니다.
이게 가장 대단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대개 대체역사물의 재미는 본인이 알고 있던 역사가
현대인의 개입으로 어떻게 변하는 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고대시대 역사를 몰라도 재미를 느끼게 해 줍니다.
매 화 말미에 쓰인 작가님이 첨부한 조사에 쓰인 역사적 내용은 덤이고요.
함부로 타 작가와 비교하는 건 지양해야겠지만,
글을 읽으며 전 명원(命元)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와 비슷한 재미를 자주 느꼈습니다.
문장 사이마다 들어간 코미디 코드와 전개 스타일 등에서요.
다른 분들도 관심이 가시면 읽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아무쪼록 명원 작가님처럼 좋은 글 쓰면서,
대신 그분처럼 허리 나가는 일은ㅠㅜ 없도록
꾸준히 운동하며 좋은 글 써주시길 바랍니다.
첫 추천글인 주제에 장황하게도 썼네요.
유료화 기념으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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