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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 케이포룬
작성
15.05.23 00:32
조회
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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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게임, 판타지

유료 완결

카이첼
연재수 :
515 회
조회수 :
1,144,415
추천수 :
48,124

0. ‘에르나크’는 (오크, 엘프, 드워프 등의 종족과 마법이 있는) 톨킨룰을 기본으로 삼은 게임 판타지물이다. 그런데 작가가 카이첼이라면 조금 의아함이 생기지 않는가. 여지껏 (‘희망을 위한 찬가’부터 ‘세계의 권좌’까지 이어지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영웅일대기적 서사를 선호하던 카이첼이 여지까지의 이력을 뒤로한 채 갑작스레 나름의 정통 판타지에 기반한 게임 판타지물을 쓰다니, 왜? 본 추천은 이 의문의 답을 찾아보고자 함에서 연유한다.



1. ‘게임’ 판타지가 아닌 게임 ‘판타지’


1-1. 사실, 에르나크의 장르는 ‘게임’이라는 점에 크게 방점을 찍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게임 판타지는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개정판 ’팔란티어‘)’ 이래, 여러 질곡을 걸치며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게임’ 판타지만의 매력은 가상 세계와 현실 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에 기반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곧 게임 판타지가 꼭 ‘게임’ 판타지여야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 볼 수도 있겠다.


1-2. 그러나 에르나크에서 순수 판타지가 아닌 ‘게임’ 판타지의 장르를 차용한 이유는 상기의 그것보다는 주인공에 개연적 이점을 주기 위한 장치로 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본문에서 글이 시작된 이래로 주인공이 ‘왜’ 게임세계로 들어왔는지, 현실세계에서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인지 나오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단지 주인공은 세계 내의 역사 흐름을 알고 몇몇 이스터 에그를 꿰고 있으며, 매우 긴급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을 법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캐쉬를 지님으로써 개연적으로 어색하지 않은 몇몇 절대력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1-3. 때문에 에르나크를 보는데에 방점은 ‘게임’ 판타지가 아닌 게임 ‘판타지’에 찍혀야 할 것이다. 그럼 질문은 이제, 왜 여태 어렵사리 구축한 작가의 세계관을 버리고 톨킨룰을 차용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2. 새로운 시도를 위한 발판으로서의 톨킨룰


2-1. 톨킨룰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익숙함이다. 판타지를 읽는 사람들에게 굳이 새로 ‘오크’의 호전성이나 ‘엘프’의 온화함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판타지 독자들에게 일종의 공리로 작용한다. 때문에 톨킨룰을 구사함에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우리들, 판타지 독자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익숙함의 또 다른 이름은 지겨움이기도 하다.


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첼이 왜 톨킨룰을 차용했는가에 대한 큰 의문은 글을 읽으면서 해소할 수 있었다. 영웅서사에서 이룩한 작가 세계관은 영웅서사라는 낮설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을 주인공의 눈으로 주변을 살핌으로써 낯선 세계를 친숙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잃어버린 이름’에서 ‘세계의 권좌’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의 성립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작가가 시도하고자 하는 바는 ‘개인(주인공)’의 관점에서는 쉽사리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2-3. 세계관의 기본은 톨킨룰이었으나, 그것으로는 에르나크를 모두 설명할 순 없다. 에르나크에는 ‘사회’가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사람들이 무리로 집단을 이루고 이 집단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생기는 수많은 결합과 그 효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영웅서사의 면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하소설로서의 목적이 더 뚜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삼국지연의처럼. 아직은 도원결의와 삼고초려로 세력의 기반을 다져가는 수순이지만, 주인공의 목적이나 향방을 보자면 이 소설이 닿고자 하는 야망이 어디쯤일지를 가늠할 수 있다.


2-4. 그래서, 하고픈 이야기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그 뼈대에 가장 중요한 익숙함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 이제 카이첼표 대하소설은 어떠한 면모를 띄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3. 판타지와 ‘현대 사회’의 결합


3-1. 혹시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는가. 왜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 이학, 공학, 의학 등의 발전은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을 본문에서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원의 저주’로 가볍게 설명해보고자 한다. 자원의 저주는 한 국가에서 일정 자원이 풍부할 때에, 그것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됨으로써 제조업이나 산업의 발전을 되레 저해하게 되어 경제성장을 할 수 없는 현상을 지칭한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마법’이라는 특수한 자원이 있기 때문에 여타 산업이 발전하기 힘들다는 답을 할 수 있게 된다.


3-2. 그러나 카이첼의 모든 세계관은 이런 관점을 부정한다. 에르나크를 포함한 카이첼의 세계관은 마법을 순수한 마법으로 보지 않고, 마법을 하나의 학문, 즉 마학(魔學)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해석해 여타의 학문들과 조화를 이뤄 발전하는 분야로 본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제조업을 위시한 산업(실물경제)과, 금융학(금융경제) 또한 발전한 세계관일 것이고, 사회 제반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이것들을 묘사하고 표현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3. 그렇기에 카이첼의 세계관은 본질적으로 칼과 마법의 봉건 사회보다 오늘날, 즉 현대 사회과 더욱 닮아있다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사실 산업(실물경제)의 경우는 ‘잃어버린 이름’ 삼부작에서부터 꽤나 관심을 보여 왔지만, 이번 글에서는 광공업(채산)부터 시작해 공정(공장)까지 한번 다뤄보고자 하는 욕심이 벌써부터 보이고, 이것보다도 중요하게 은행과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금융경제 측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이 정말 색다르고 신선한 시도라 보인다.


3-4. 또한 이런 사회 제반적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경제 뿐 아니라,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현대적인 기법들이 도입된 정치를 표현하는 등, 정말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고, 그것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잘 이끌어 가고 있음에서 작가 카이첼의 역량이 확실히 진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4. 그래도 판타지


4-1. 그럼 이제 처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어느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다양한 시도들을 위해 에르나크는 그 베이스에 모두에게 익숙한 톨킨룰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저것 많이 주절거리긴 했는데, 사실 이 소설의 주된 요소로 경제니 정치니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색다르고 참신하다는 점일 뿐, 역시나 성장물로서의 요소 또한 이것들에 지지 않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그래도 판타지! 라는 느낌으로.


4-2. 장르소설에서 다루는 소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클리셰는 독자들에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때문에 독자들은 항상 새로움을 갈망한다. 그러나 장르소설이 너무도 익숙해지고 지겨워진 당신이라면, 이 소설과 저 소설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쯤은 알고 있을 터다. 에르나크의 시도가 마지막까지 성공적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나, 여태 그 개성을 확실히 살리고 있고, 또 새로움이라는 관점에서 에르나크는 확실한 개성이 존재한다. 그러니 클리셰에 질린 당신이라면, 에르나크를 한번 읽어봄이 어떨까 싶다.



Comment ' 7

  • 작성자
    Lv.46 흉갑기병
    작성일
    15.05.23 01:40
    No. 1

    좋은 작품에 좋은 추천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Fountain
    작성일
    15.05.23 03:34
    No. 2

    이것은 논문?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fnlshsk
    작성일
    15.05.23 06:24
    No. 3

    재밌고 읽을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돈에 쪼들리는 고등학생이죠.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우소유
    작성일
    15.05.31 00:56
    No. 4

    음... 그런데 톨킨의 글에서 엘프가 온화하던가요... 전사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어둠의 무리에는 진짜 무자비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책읽는독자
    작성일
    15.06.02 14:52
    No. 5

    카이첼 작가님 글이 취향을 타는 편이시던데
    이 추천글을 보니 안볼 수 없네요.
    추천글 쓰신분이 글을 쓰셨다면 보고 싶네요.
    괜찮으시면 쪽지로 선작목록좀 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8 No.하늘
    작성일
    15.06.10 04:41
    No. 6

    많은분들이 좋아하는 작가분이라 기대하고 글을 읽었지만, 무료분량을 다읽고 하차결정했습니다.
    캐릭터들이 너무 단순하고 스토리를 따라가기위한 에피소드와 행동이보인다라고 해야하나요
    입체적이고 능동적인 느낌없이 당연히 그렇게 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 좀 아쉬웠습니다.

    글을 읽을때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떤행동을 했을지, 어떤 말을 했을것인지, 이런말을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생각해보는 경향이 있는데, 주인공한두마디에 끔뻑넘어오고 상황이 원하는대로 풀리는데 어느부분에서 이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가 좀 의문이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 mmgie
    작성일
    15.10.10 23:40
    No. 7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이드레브 이후로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 할때도 참 좋아했는데 오랜만에 카이첼 작품 읽어봤는데 글쎄 같은작가가 쓴 글이 맞나싶을정도였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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