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가 좋아하는 소설들부터 말씀드리는 게 순서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양판형 소설도 좋아합니다. 그저 인물들의 대화로 점철되어 있는 소설도 킬링 타임용으로 읽곤 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인물들간의 갈등이 자연스럽고 억지스러운 인물이 없으며, 상황 설정이 기가막히고 세계관이 잘 정립된 소설입니다. 그러면서도 설정이 구체적이어서 머릿속에 그 상황을 그려볼 수 있는 소설을 특히나 좋아합니다.
또한 개연성이 두텁게 쌓여 인물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저와 같은 독자분들께 이 메이지 슬레이어를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소설은 7개의 마법 학파 전체를 죽이고자 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얼개가 짜여 있습니다. 주인공이 이와 같은 목표를 가지게 된 동기가 세밀하게 한칸 한칸 쌓여 올려져 있고, 성장 과정도 큰 고구마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인물들간의 대화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고 맹목적인 캐릭터는 없다시피합니다. 캐릭터들이 소설 내에서 자연스럽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법이 세계관 내에서 다채롭게 활용된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무작정 불과 물, 얼음으로만 이루어져 현상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현상 너머에 있는 실존적 체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학파들이 나오는 것이 글을 다채롭게 만들어 줍니다. 각 학파마다 장단점이 뚜렷하여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저들과 싸워갈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을 둘러싼 전개가 처연하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소설입니다. 특히 주인공 옆에 항상 붙어다니는 림이라는 존재가 독자를 대변하는 듯해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답답하지 않게 흘러갑니다.
극도로 사이다패스인 분들께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뭐든지 주인공이 다 때려부수는 것만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맞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사이다를 좋아하더라도, 그 전에 충분한 개연이 쌓여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풀어지면서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메이지 슬레이어를 좋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정통적인 판타지의 냄새를 풍기는 소설입니다. 저는 기껏해야 이십대 중반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과거 정통 판타지 세대 독자분들이라면 특유의 향수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메이지 슬레이어를 보면서 느끼는 건, 다른 소설보다 천천히 읽게 된다는 점입니다. 상황 설명이 과하지 않은 선에서 풍부하고, 세계관이 독특하되 얼개가 잘 짜여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글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성장기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성장형 소설이면서도 그 과정이 너무 지루하거나 질질 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좋은 글을 써주시는 작가님께도 감사드리며 저는 완결까지 쭉 따라갈 예정입니다, 저와 함께 따라가실 분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추천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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