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11. 10. 27화 기준 리뷰)
1. 개요
필자는 사실 선협물이라곤 별로 읽어본 게 없다.
학사신공, 일념영원, 선역.
그리고 삼촌인간인가 하는 선협(이건 100화까지 보고 주인공이 너무 비호감이라 하차했다)
이 정도가 끝이다.
그래서 필자의 '정통선협'이란 개념은 사실 학사신공이라는 작품 하나에만 치중되어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학사신공은 나름 선협계의 거두 중 하나이고 학사신공만의 훌륭한 재미를 보증한다.
그리고, 필자가 읽어본 선협 <소요수선전>은 그러한 학사신공에서 느꼈던 재미를 1권 분량동안 흥미롭게 이끌어간다.
사실 웹소설의 본질은 주인공의 성장, 흥미로운 퀘스트와 세계관, 주변인물들의 찬사.
이 셋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필자의 눈으로 보기에 이 소요수선전은 그런 세 가지 필수품을 다 갖췄다.
주인공이 꾸준히, 한국인에게 거슬리지 않는 속도로 성장하며 흥미로운 배경과 퀘스트를 보여주고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주변인물들로 하여금 찬탄을 자아낸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 독자로 하여금 세계관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무슨 내용이길래 이런 설명을 이어하는가.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2. 줄거리
선협 세계관에 환생하게 된 진현.
처음에는 아무 재능도 없는 줄 알았으나, 수도자로서의 자질이 있던 것으로 밝혀져 수도문파에 입문하게 된다.
그리고 수도자로서 수도공법을 익히며, 자신의 영혼 깊숙한 곳에 어떤 신비한 물질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주인공 진현이 이 신비한 물질을 통해 수행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며, 천천히 선협이라는 세계관 내에서 경지를 올리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현 시점까지 진행된 소요수선전의 줄거리라 할 수 있겠다.
줄거리를 알아봤으니, 장단점을 나열해 보겠다.
3. 장단점
장점)
'소요'라는 이름처럼 산책하듯이 평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내용이다.
현 시점까지의 진행사항은 주인공이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가고 선협 세계관 수도문파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살아가는' 내용 자체가 우리를 선협 세계관에 빠지게 만들고, 정통 선협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다.
또한,
문파아에도 이전과는 달리 선협 작품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기에, 그런 선협작품들을 통해서 선협에 대한 기초적인 골자가 생긴 독자님들이 많다.
그렇기에 그런 골자를 알고 보는 독자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보는 진입장벽은 낮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골자를 모르더라도 해당 작품에서는 선협에 대한 기초 골자를 설명해주면서 넘어가기에 선협을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선협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잘 알게 해줄 것이다.
단점)
주말에 연재를 안한다. 선협세계관의 방대함을 풀어가려면 주 8일 연재를 이어나가야 한다 생각하는데 주 5일 연재라니.
'소요'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만큼, 주인공의 현 시점 목표는 '장생대도' 내지는 '영생 및 수행 단계 증진'이다.
그것 외에 뚜렷한 목표가 없기에, 뚜렷한 목표를 원하는 독자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작가님이 보시고 영향받을까봐 하는 말이지만 그건 절대 잘못하는 게 아니다.
단지 뚜렷한 목표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뿐.
애초에 필자가 생각하는 정통선협인 학사신공은 뭐 달랐는가?
그것도 주인공의 목적이 장생대도였다.
테드 창의 소설 '바빌로니아의 탑'이 네뷸러상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냥 성경 창세기의 내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살을 덧붙이고 결말을 뒤튼 것뿐인 바빌로니아의 탑이 호평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작가가 '바벨탑'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세하고도 안정적인 세계관에 대한 묘사.
그런 것들만으로도 소설은 굴러간다.
그렇기에 소요수선전의 단점인 주인공의 목표의식은 큰 단점이라기보단 호오의 문제라 생각된다.
소요수선전의 장단점은 대략 이렇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점: 안정적인 세계관과 전개 구축, 그리고 보는 내내 마음이 평안한 '소요스러움' 부여.
단점: 주인공의 목표의식의 미약함.
이 정도라 생각하면 되겠다.
4. 총평
소요수선전은 꼭 완벽한 소설은 아니다.
목표의식도 미약하고, 주제의식이라 할만한 것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껏 필자가 본 선협소설 중 가장 정통선협에 가까운 소설이며, 웹소설의 기본기를 굉장히 잘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
회 어쩌구 하는 선협소설의 경우.
주인공의 목표야 있다지만 그걸 위해서 피똥싸는 주인공과 전개를 위해서 뇌절을 하는 작가를 보느라 독자들도 피곤해지고 숨에 찬다.
독자들을 피로하게 한단 점에서 웹소설의 기본기 중 몇 가지는 놓친 것이다.
하지만 소요수선전의 경우, 독자들에게 큰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어느 분야를 가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고, 뇌절과 설정과다, 주인공의 고통을 통한 피로감을 주지 않는단 점에서는 소요수선전은 확실하게 기본기를 잡고가는 소설이라 생각된다.
총평하자면,
부족한 점이 있을지언정 작가의 기본기를 통해서 안정적인 전개를 구축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따라갈 수 있는 소설.
그것이 소요수선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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