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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파멸이 도래했다!

작성자
Lv.28 카타냑
작성
20.12.29 17:22
조회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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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유료

냐메
연재수 :
218 회
조회수 :
408,497
추천수 :
23,423





헥센야크트 Hexenjagd

뜻만 풀이하면 마녀(Hexe), 사냥(Jagd)을 합친 합성어로 독일어입니다.

여기서 마녀(Hexe)라는 단어는 지금까지도 독일어의 각 단어에 합쳐져 쓰이고 있는데 그 단어는 하나같이 고통이나 좋지 않은 상황을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말에 주로 사용됩니다.

유럽에서 마녀란 이들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으며 그것과 비슷한 배경을 지닌 이 소설도 그런 유럽의 마녀에 대한 인식을 계승한 듯 그들을 굉장히 좋지 않게 바라봅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구식 화약 병기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중세기 이후 이며 산업혁명 시대의 묘사는 딱히 없으므로 정확한 추정은 안되지만 16~18세기쯤으로 생각됩니다.

중세의 끝물이자 새로운 지성의 세대가 오고 있을 때 이지만 아직까진 사람들의 인식안에서는 미신과 주술적인 저주, 악마와 같은 존재를 맹신하며 신에 대한 기도를 올리고 있을 때입니다.

특히 소설의 초반부 배경이 되는 마을은 변방에 위치한 만큼 그런 미신이나 신앙에 굉장히 예민하게 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을에서 이상한 징조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동물들이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 사람들마저 정신의 결함이 발생하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가며 마을은 미신의 소용돌이에 훱싸여 갑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의 주인공 빅터는 이 모든 주술적으로 여겨지는 악재 속에서 본능적인 불안감을 이겨내며 마을에 퍼져나가는 광기에 맞서 싸울려 합니다.

빅터는 중년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아내 그레이스와 귀여운 딸 아델라이드를 지켜야 한다는 가정적인 사명감과 마을 제일의 사냥꾼이자 그에 따른 높은 직책을 가진 구성원으로의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절친 한 벗이자 존경하는 ‘붉은 머리’의 여인 클라리스가 가진 해박한 지식에서부터 나오는 조언을 들으며 이 상황을 규명하려 애씁니다.

모든 마을 사람들이 광기에 젖을 와중에도 자신의 아버지가 말해준 ‘모든 것에서는 그에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말과 언제나 원리의 이해와 사건의 이치를 찾으려고 하는 ‘똑똑한’ 그의 벗 클라리스 덕에 빅터는 마지막 순간까지 실낱 같은 이성을 붙들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땅에 파멸이 도래했습니다. 사람들의 광기는 전염병처럼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고 정신을 파괴하며 그것에 만족한 끔찍한 재앙이 깨어나 마을 집어삼켜버렸습니다.

과거 몸을 부수는 전염병에는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이 결국 정신을 부수는 전염병에는 패배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홀로 살아남은 빅터는 이 모든 상황에 절망합니다. 이 재앙 속에서 마을 그 누구보다 강건했던 그의 육체는 바닥에서 꿈틀 되는 개미만 도 못했으며 중세기에서 보기 드문 깨어 있는 지성은 파괴적인 혼란 앞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슬픔과 증오에 휩싸여 있던 그에게 어느 일행이 나타납니다.

자신을 대스승이라 칭하는 노인과 그의 제자인 동방에서 온 소녀. 빅터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말미암아 그에게 선택의 기회를 줍니다.

이대로 조용히 살아갈지 아니면 자신들과 함께 할지.

물론 증오와 살아갈 희망 마저 잃은 빅터에게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가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다크 판타지 소설이 나왔네요.


저는 이 소설에서 이어지는 흐름의 방식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상한 징조의 발생-그에 대해 미신적인 의심-현상을 규명해 냄- 다시 이상한 징조- 사람들의 정신이 한계로 몰림-빅터와 마을 사람들 간의 갈등-결국 파국으로 치달아 버림.

이런 순으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전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전형적인 고구마 패턴이긴 하지만 다크 판타지에 이런 고구마가 빠지면 다크가 아니죠.

본인이 중세기의 유럽, 복수물, 코즈믹 호러, 어둡고 축축한 내용, 긴 호흡을 좋아하신 다면 아마 잘 맞을 겁니다.

아! 참고로 제 글만 보면 마녀가 뭔 상관이야 할 수 있지만 이거 너무 강스포라 독자분들 스스로 판단하길 바래서 언급은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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