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어그로를 조금 의식해서 써 봤습니다.
추천 게시판에서 이미 여러 번 추천글을 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드넓은 영광’, ‘역대급 축구천재의 탄생’ 그 소설입니다.
자존심과 조회수라는 현실 사이에서의 깔끔하지만은 못한 타협이 드러나는 제목 변경의 여정이죠.
간략한 줄거리부터 설명하자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16살 한국인이고 라리가 2부 라스팔마스 선수로, 회귀 빙의 환생 상태창 스킬 같은 거 없는 그냥 평범한 축구천재입니다.
대충 입지는 이강인인데 재능은 메시 정도겠네요.
주인공은 축구는 잘하는데 성격이 별로입니다. 편치 않은 성장 과정을 거쳐 끈 하나 없는 서유럽 섬마을에서 자기 실력만으로 모든 걸 증명해야 하는 사춘기 소년이고, 연약한 자아를 방어하기 위해 가시를 세우는 조숙한 어린애죠.
이런 주인공이 축구 내외적으로 점차 성장해나가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을 처음 보는 분이시라면, 추천글 더 읽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빨리 가서 보세요! 이 소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만약 예전에 추천을 받았지만 안 읽은 분이시라면, 안 읽으신 데는 이유가 있겠죠.
제목 때문이라면 다시 한 번 고려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소설은 제목이 ‘역축탄’이더라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소설의 성향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역시 다시 한 번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취향을 초월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분들이 이 소설을 맘에 들어할 거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 어떤 명작소설도 열 명 중 세 명은 재미없다는 사람이 나올 거니까요. 게다가 이 소설은 취향이 갈릴 만한 요소가 꽤 있습니다.
미리 단점부터 이실직고하고 넘어가자면, 기존 스포츠물의 간략화된 장면 묘사에 익숙한 분들께는 슬로우 모션으로 편집한 축구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는 듯한 세밀한 묘사가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결하게 완성된 정신을 갖춘 초인 스타일의 주인공이 좋은 분들은 사춘기 소년의 불안정한 심리를 들여다보듯이 서술한, 주인공의 정서적 성장을 불필요한 부분으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3화까지는 한 번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이 소설은 그간 너무나도 최첨단화되어가는 웹소설에서 우리가 오래 전에 누락시켜버렸던 가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퇴고를 거듭하며 공들여 빚어 내는 문장의 아름다움이고, 모 작가의 말처럼 ‘캐릭터성이 아니라 인물성’으로 이해해야 할, 정형화를 거부하는 인물들의 입체성이며, 기울이는 노력만큼 따라 주지 않는 성적에 고민을 거듭하면서도 작품성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입니다.
장르소설판에서 작품성이란 단어는 이제 웃음거리나, 사토에 묻혀버린 왕자들의 석비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가는 굳이 사막을 걸어보려는 한 남자 정도는 될 겁니다. 저는 꼭 문피아 베스트 1위 정도까진 못 되더라도, 이 무모한 도전자가 실망스럽지 않은 성적을 거둘 만큼의 토양이 아직 문피아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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