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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83 40075km
작성
21.07.31 08:55
조회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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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유료 완결

댄킴
연재수 :
265 회
조회수 :
2,356,138
추천수 :
79,055

회귀해서 인생 2회차를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이미 올랐던 산을 다시 올라가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다음 구간의 길이와 경사는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쉼터가 있고 어디에 자갈길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다 알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남은 거리를 재고 머리를 굴려가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참고로 두뇌는 같은 무게의 근육이 소비하는 것보다 열 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초행길보다 두 번째 올라가는 길이 훨씬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얼마나 쉽게 도달했는지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 비트코인이나 선물옵션으로 돈벼락을 맞고 졸부 행세하는 이야기가 쉽게 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주인공이 회사원 2회차 인생을 사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회사원의 삶이라는 게 큰 맥락에서 본다면 그렇게 특별하고 대단할 게 없으니까. 그저 회사 차원에서 주어지는 임무를 완수하고, 사내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사내 정치도 하고, 그러면서 승진에 특진에 인센티브를 두둑히 받아가는 건 똑같다.


그래서 재미있는 인생 2회차 회사원 이야기는 디테일에 집중한다. 이미 올랐던 산길을 30분 먼저 정복하는 것보다, 좀 더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며 만나게 되는 동식물과 지명에 얽힌 옛이야기 등을 풀어나가는 편이 더 재미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인공이 성공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니 그 과정을 얼마나 ‘업계 관계자가 쓴 것 처럼 현실감있고 흥미롭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재미를 추구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을만하다. 이야기의 전개는 특별할 것 없지만 그 과정의 소소한 인간관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당장 드라마화 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대사들이 재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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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다녀오며 짧은 순간이지만 확실하게 봤다. 할머님의 다섯 손가락의 마디 끝 모두가 지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닳아있었고, 굳은 살이 어찌나 커졌는지 뭉툭해져 있었다. 

“말씀해보세요. 제가 뭘 하는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할머님께선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며 물으셨다.

“첼리스트요.” “어머!” (중략)

“첼로는 보통 조수석에 실으셨죠? 이 차엔 편하게 트렁크에 실으시면 되세요. 악기라는 거, 연주자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잖아요? 조수석에 실어서 휘청거리는 것보단 훨씬 안정적일 겁니다.”


----------------------------------------------


“내가 고객이 아니라서 그렇게 싸가지가 없나? 고객이 우선인 사람이 고객들에게 그렇게 하진 않을 거 아냐. 눈치도 보고, 듣고 싶어하는 말해주고, 기분 맞춰주고 그러는 게 영업 아닌가?”

저런 말을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할 수 있는게 홍선학 사장이다. 그걸 내게 하는 걸 실제로 보니 위압감이 있긴 하네. 그래도 내가 홍선학을 잘 알고 있어서 다행히다.

“물건 만들어서 팔고, 수입해서 차익남기고 파는 게 사업인 것처럼요?”

“나도 너한테 차 한 대 사면? 그러면 고객이니까 좀 덜 뻣뻣할 거야?”

“고객도 고객 나름이라서요. 늘 맞춰주진 않습니다.”

내 반응에 흡족한 듯한 표정을 지은 홍선학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감질나서 안되겠네. 이 지점장.”

“아… 네.”

“알아서들 마시고 고기도 마음껏 더 먹고. 계산은 여기 이걸로 해.”

그러곤 구두를 신으며 슬쩍 나를 본다.

“넌 따라와. 한 잔 제대로 해야지.”

(중략)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놈은 날 실망시킨 적이 한번도 없더라고. 이… 건방진 새끼. 건방져서 마음에 드는 아주 X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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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일즈맨의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주인공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는 대다수 소설에 비하면 연예인과 연애하는 러브 라인도 쫄깃하니 재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미래 지식을 전가의 보도처럼 마구 휘둘러가며 성공하는 게 아니라, 단지 좀 더 오래 일했던 사람으로서의 노하우와 대략적인 업계 지식과 인물 정보를 주로 이용해서 성공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원기옥 모아서 적을 물리치기도 하고 (최종보스가 좀 쩌리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제 거의 완결에 가까워졌는데도 글의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아 안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 결말을 즐기는 중.


총평: 회귀 회사원 현대판타지 중에서는 꽤 수위에 꼽을만한 작품.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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