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인들의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일반 백성의 이야기는 가난과 고생으로 뒤덮인 이야기일 것이므로 재미가 덜합니다. 황제의 자리와 얽힌 이야기들은 권력과 부를 다투는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에 여러 모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판타지소설들은 황권 다툼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귀족 또는 관리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남자든 여자든 말입니다.
저는 그동안 재미난 판타지소설들을 몇 가지 읽었습니다. [교랑의경]도 참 재미있었고, [서녀명란전]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치밀한 것이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천산기]와 [서녀공략]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 외에도 현대인이 고대 중국으로 천월(타임슬립)한 [초련전-**] 같은 작품도 재미있게 읽었지요. 제 취향과 잘 맞아서 그런지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가 않네요... 하하하 ^ ^
그런데 어제 문피아에서 우연히 [후문의비] 이 작품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159화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추천해야 되겠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고구인데, 현대에서 20년을 살다가 고대 중국으로 천월한 소녀입니다. 고위 관리인 아버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계략을 꾸미고 주인공을 미워하는 계모 사 씨, 주인공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이복 자매들과 같이 살아갑니다. 계모와 이복자매는 주인공을 괴롭히고 죽이려고 애를 씁니다.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주인공은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를 해야 합니다. 게다가 황후가 병으로 죽어가고, 태자의 자리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득실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 세력들의 쟁투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집안 안팎으로 온갖 음모와 계략이 횡행합니다. 그동안 읽었던 여러 중국소설에도 음모와 계략이 나오지만, 이 작품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끝판왕입니다... 음모와 계략을 주인공이 헤쳐 나가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런 취향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정말 안성맞춤인 작품입니다.
이렇게 음모와 계략이 난무하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저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하곤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 낼 수 있는지 도저히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IQ가 높아서 어려운 수학이나 물리학을 척척 이해하고 풀어나가는 천재들도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 천재’입니다만, 이렇게 복잡하고 다채로운 음모와 계략을 창조해 내는 작가도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 천재’로 보고 있습니다.... 더 좋은 건, 수학 천재 물리학 천재는 제게 아무 도움이 안 되지만, 소설 천재는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로 제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물론 저는 회당 100원을 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 작품의 또 한 가지 장점이라면, [후문의비]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는 [홍루몽]이라는 작품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앞에서 몇 페이지 읽다가 집어던졌습니다. 너무나 복잡하고 상세한 스토리 때문에 읽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홍루몽]에 나오는 온갖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다 기억을 할 수가 없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각 잡고 읽어야 할 것입니다.
스토리의 배경은 고대 중국이지만, 실제의 고대 중국 역사와는 무관합니다. 그냥 황제가 있고, 권력 다툼이 있다는 설정만 차용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 식의 차용은 천의무봉하여 어색한 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판타지소설 작가가 조선시대나 고려시대를 타임슬립한 소설을 쓴다면, 우리는 읽을 때마다 매우 어색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왜 이렇게 어색함을 못 느끼는지, 왜 이렇게 어색함을 느끼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학교에서 국사 교육을 너무 잘 받은 탓일 수도 있겠죠... 먼저 머리에 들어온 지식이 마치 종교의 교리처럼 ‘진리’가 되어, 판타지소설의 배경 차용이 ‘거짓’처럼 느껴져서 어색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권선징악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권력을 다투고 이권을 다투게 되면, 필연적으로 은혜와 원한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하여 원한을 갚는 스토리가 생겨나고, 특히 악행을 하는 등장인물을 처절하게 괴롭히는 스토리도 생기게 되지요. 이 작품에도 이런 권선징악 스토리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다 맛이라고나 할까요? ^ ^
아무튼 읽는 데에 돈은 좀 많이 들겠지만, 여러분의 취향에 잘 맞는다면,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겁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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