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돈, 뇌> 제목도 이상하다. 문명의 발전을 다룬 유명한 도서 <총, 균,쇠>를 연상 시킨다. 분명 그것의 패러디일 것이다.
총, 돈, 뇌 라는 제목은 아마도 인간의 폭력성, 욕심, 잔머리를 뜻하는 것이리라. 이 소설을 읽어 내려가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위선과 욕심과 거짓으로 비틀어진 인간의 심층 심리가 판타지 형식으로 글 곳곳에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각 챕터를 지나다 보면 꽁꽁 감춰졌던 우리의 마음이 하나씩 언박싱 되는 듯하다. 요즘 유행하는 MBTI 속의 나를 탐험하는 느낌이다.
<총, 돈, 뇌>는 단편이다. 매 편 독특한 소재로 구성되어 막힘 없이 쭉쭉 읽힌다. 미지의 심리 세계를 기상천외하게 풀어가니 심리 판타지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기존의 장편 판타지와는 결이 다르다.
첫 편의 제목은 <네 소원을 말해 봐>이다. 유명인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능력? 행운? 아니면, 대중 심리 조작? 그정체는? 현대인의 맹목성을 여지없이 찔러댄다.
두째 편은 <차원의 경계>. 이차원으로 떨어진 전함이 다시 우리 차원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인간은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존재인가? 소설은 심도있게 우리의 양심을 묻는다.
세째 편은 <돈을 주는 악마>, 네째 편은 <불여우>, 다섯째 편은 <목 매다는 나무>다. 현재 여기까지 연재되었다. 제목부터가 다 괴이하다. 독자가 스스로 캐내야 할 재미를 위해 각 편의 내용은 적지 않는다. 직접 읽어 보면 알 것이다.
매 편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 다르다. 각 편마다 형식도 다르다. 현대물에서 SF로 그리고, 중세 판타지로 자유자재로 시대와 소재를 워프하며 인간 세상의 비틀린 불합리와 모순을 그리고 있다.
<극한 심리 판타지 총, 돈, 뇌> 제목이 하도 괴상해서 들어와 봤다. 단순한 호기심이다. 그러나, 호기심은 강렬한 몰입으로 변해갔다. 단숨에 읽어내렸다. 문장도 좋지만 굉장히 재미있다.
회귀물이나 헌터물, 재벌물이 범람하고 있는 요즘 <총, 돈, 뇌>는 새로운 방향성을 가진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일반 연재란'의 늪 속에 너무 깊이 파묻혀 있다. 조회수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이대로 썩어가기엔 너무 아깝다. 숨겨진 보물을 직접 찾아 보시기 바란다. 물론, 호불호는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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