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물은 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소설화한 장르입니다.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원시문명으로부터 출발하여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켜나가며 위대한 문명을 만들어냄으로써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문명물에서 주인공은 보이지 않는 신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문명을 이끕니다. 다만 단순히 플레이어의 명령에 따라 문명 전체가 행동한다라는 구조는 독자가 집중하기 힘듭니다. 그건 정말 역사책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문명물은 독자들에게 몰입할 존재인 영웅을 제시합니다. 이 영웅이 얼마나 존재감이 있고 매력이 있느냐에 따라 문명물의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슬기로운 문명생활에서는 이러한 영웅들의 무게가 다른 소설의 단독주인공 못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플레이어에 대한 서술을 최소화하여, 오롯이 영웅에게 집중하게 합니다.
문명물의 특성상 소설 내의 시간흐름이 수백~수천년에 달하므로, 필멸자들인 영웅들은 일반적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영웅들을 내보내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양날의 검이 됩니다. 이러한 구조의 장점으로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캐릭터와 배경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있으나, 새로운 캐릭터들이 이전의 캐릭터들에 비해 매력이 부족하게 되면 독자들의 실망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슬기로운 문명생활은 다양한 종족들이 있는 판타지 세계관을 가져와서 이러한 문명물의 장점을 가져오고 약점을 최소화시켰습니다. 판타지가 없는 세계관이라면 불가능하지만, 판타지 세계관에서는 영웅이 오래 살아도 이상한 건 아닙니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소개시키면서 과거의 캐릭터들도 등장시킬 수 있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죠.
다만 이러한 점은 독자들의 기억력에 과부하를 걸게 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캐릭터들은 계속 나오는데 옛날 캐릭터들도 계속 나오니까, 점점 기억해야할 인물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엑스트라라면 그냥 기억속에서 지워도 상관없겠지만, 그 캐릭터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캐릭터들이 지워지기보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상대적으로 덜 기억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슬기로운 문명생활은 제가 본 문명물 중에 가장 모범적인 작품입니다. 문명물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현재 작품 진행은 산업시대에 왔는데 문명이라는 게임의 흐름에 따르면 현대시대와 미래시대 정도가 남았군요. 작품이 아름답게 끝나길 빌고 있습니다.
2줄요약
1. 판타지 세계관의 문명물임
2. 캐릭터들이 매력있다
찬성: 
반대: 
[탈퇴계정]
문피아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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