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작품추천은 문피아의 작품만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Lv.33 la******..
작성
20.11.07 19:18
조회
870
표지

유료웹소설 > 연재 > 판타지

유료 완결

구선달
연재수 :
310 회
조회수 :
697,648
추천수 :
37,922

교부 아우구스티노가 한창 번민하던 시절에 뜬금없이 들린 Tolle Lege(집어들어라, 그리고 읽어라)라는 문구를 들었단 일화는 유명하지요. 


구태여 문피아 추천란에까지 들어와서 이 글을 읽을 정도라면, 슬프게도 흔히 문피아 메인에 뜨는 웹소들에 만족을 못하고 (아마도) 심해탐사 중인 방황자일 겁니다.  


약초꾼이 굳이 남들 안 다니는 길 아닌 산속을 헤치며 값비싼 약초를 찾아 헤매듯이 말입니다. 


아직 메인에 못 뜨는, 하지만 맛있고 무료인 웹소!  마치 근처에 있는 싸고 맛있고 깨끗하며 양은 많은데 안 유명한 맛집을 찾겠다고 검색질하는 점심나절 직장인들처럼 말이죠. 


그런 방랑자들에게 추천합니다. 


<불량기사가 출세하는 법>입니다.  

(이하 약칭 '불기출')


작가의 전작 <인연살해>가 웹소붙박이들 사이에선 나름 알려졌는데, 저는 안 읽어봐서 모릅니다. 


표지가 상반신 탈의하고 얼굴만 투구를 쓴 이상한 남정네라 별로 안 끌릴지도 모릅니다. 소개글의 어그로가 덜 끌릴지도 모르죠.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먹자마자 "캬, 이집 음식 맛 쥑이네~" 하는 소리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부분을 뜯어 먹다 보면...  마치 아침에 신문을 찾아서 읽듯이 불기출 다음 화를 찾아서 읽게 됩니다. 


제가 특히 감탄하는 것은 캐릭터들간 대화의 티키타카죠.  탁구할 때 사람들이 오는 공을 딱딱 쳐주면 공이 탁구대와 탁구채에 부딪혀 딱 - 딱 - 딱 소리를 내면서 묘한 운율을 만듭니다. 보는 사람들은 그 탁구공을 따라 그 가락에 맞춰 눈동자 시선을 돌리고요. 


불기출에서도 비슷합니다. 


캐릭터들이 하는 대화가 탁구에서 공을 제대로 공을 맞추줠 때처럼 묘한 운율과 통통 튕기는 경쾌함이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개성도 또렷하죠. 


불기출의 세계는 현실 중세의 서유럽스럽지만 실제 서유럽은 아니고, 매우 가톨릭스럽지만 현실의 가톨릭은 아닌 종교가 지배하는 마법의 땅입니다. 악마와 사교도들은 교회의 눈을 피해 암약하고, 악마가 창조해낸 어둠의 피조물들이 인간/엘프/드워프 등과 싸우는 곳입니다. 


교회 성직자가 집전한 정식 장례식 없이 그냥 시체를 묻으면 언제 언데드가 되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시체 처리에 매우 민감한 세계기도 하죠. 


주인공 에드워드는 이런 곳에 환생해서 기사로서 유명해집니다. 그러던 친구들과 함께 성인(聖人)을 조롱했다가 괴력의 저주를 받습니다. 흔히 고서에 '장정 서른 명과 맞먹는 힘' 운운하는 장사가 나오죠.  그런데 에드워드는 괴력이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저주가 되었습니다.  원래 딱 한량이라 술과 맛있는 음식과 여자와 가오를 좋아하는데, 그만 여자를 안지 못하게 됐죠. 


괴력이 왜 저주냐. 통제가 안 되는 괴력이기 때문입니다. 여자를 잘못 안았다간 '여자였던 것'으로 바뀌어요.  주인공은 원래 잘나가던 기사인데 그만 무기도 쓸 수 없게 됩니다. 괴력이 너무 쎄서 어지간한 쇠붙이는 그냥 깨져버리거든요. 무기를 못 쓰게 된 것은 기사로서는 치명적이죠.


그래서 에드워드는 저주를 풀고자 성지로 속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고위귀족가문의 혈통이자 전도유망한 성직자인 교황청 이단심문관 '베로니카'는 에드워드 속죄여행의 감시자로서 따라가게 되고요.


에드워드는 저주받은(?) 한량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윤리를 지키는 놈입니다. 물론 옆에서 보기에는 '저놈이 또...' 내지는 '제 버릇 개 못 주지...' 싶지만, 그래도 기사로서, 또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인간성과 윤리를 버리지는 않습니다. 


이것에 에드워드란 캐릭터의 매력이죠. 욕망을 이루지 못해 몸부림치면서도 선은 넘지 않고, (드물게) 보여주는 진퉁 기사 같은 면모... 


불기출을 읽는 사람들은 전부 '밴시'를 이야기합니다. 


작중에서 주인공이 베로니카와 여행을 떠나서 처음으로 만난 노예(!)가 '리안나'라는 밴시입니다.  


주인공의 묘사에 따르면


물가에 살고

상대적으로 흔하고

겉보기에는 귀엽고

소름끼치게 운다는 점에서


.....고라니랑 닮았다고 합니다. 


은발적안의 귀여운 인간 소녀 모습이죠.  단지 물질계와 영계에 걸쳐저 있는 정령이라, 심지어 에드워드의 괴력으로 뒤통수를 후려 맞았는데도 기절만 할 뿐 죽거나 다치진 않습니다.  


이 와중에 베로니카의 주문에 걸려 그대로 강제 노예가 되었는데...


원래 밴시 소녀 리안나는 감정기복이 굉장히 적은 소녀(?)였던 것 같습니다만, 에드워드에게 이런저런 험한 일을 겪으면서 감정표현의 기복이 무지하게 커집니다.  


물론 그런 험한 일이라는 게 19금적인 것은 아닙니다. 


밴시가 울면 옷을 입는 종족은 공황에 빠지거나 기절하거나 하는데,  이걸 노려서 적에게 던지거나,  또는 (나중에 등장하는) 마법 허리띠에 매달려서 울면서 적진 위를 항공공격(?)하는 도구가 된다거나.... 


그래서 리안나가 주인공에게 하는, 그리고 독자들이 잊지 못하는 대사가 한 마디 있습니다. 


"기사님, 지옥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불기출 세계의 설정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주인공의 힘을 버텨내는 유일한 무기가 ‘열쇠검’이라는 것인데, 이 열쇠검에도 뭔가 비밀이 있죠.  여행 중에 만난 어떤 선장은 주인공에게 대놓고 ‘악령들에게 사랑받고, 온갖 사건사고가 뒤를 따라다닐 거요.’ 하고 경고를 해주기도 하죠. 


....성직자이자 이단심문관인 베로니카도 선장이 악마라는 사실은 알아차렸지만, 당장은 감당이 안 된다고 그냥 넘어가죠.  베로니카는 성직자이긴 하지만, 종종 보여주는 모습은 관료제 아래 끼인 중간관리자 같은 면입니다. 기존에 올린 보고가 알고 보니 부정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걸 어쩌지?’ 하고 고민하기도 하고요. 


뭐라고 할까요. 캐릭터들이 살아있습니다. 


이런 세계에서 이런 캐릭터들이 있다면, 그 캐릭터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할까요?  불기출은 개그 농도가 상당히 짙지만, 이런 고민이 은근히 글 속에 배여납니다.  


읽어보세요. 당장 읽어서 어그로가 끌리지는 않지만, 천천히 읽을수록 재미있어서 점점 뒤편을 찾게 되는 중독성 있는 소설입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45 choco하임
    작성일
    20.11.07 21:26
    No. 1

    위쳐3느낌 잼씀

    찬성: 3 | 반대: 2

  • 작성자
    Lv.49 Remisa
    작성일
    20.11.07 21:48
    No. 2

    잼써요 개그성 대화도 작가 짬밥이 느껴짐

    찬성: 4 | 반대: 2

  • 작성자
    Lv.55 푸드리
    작성일
    20.11.08 22:07
    No. 3

    재밌긴한데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는 엑스트라에게 아무사이도 아니라고 했음에도 일단 덮치라는 강간 조언을 하는 등 소설을 보는 중간중간 성과 관련 된 뒤틀어진 역한 조크가 섞여 있음.

    찬성: 4 | 반대: 11

  • 답글
    작성자
    Lv.43 꽁송
    작성일
    20.11.09 00:00
    No. 4
  • 답글
    작성자
    Lv.57 Kihano
    작성일
    20.11.09 04:04
    No. 5

    배경이 중세판타지에요 님아ㅋㅋㅋㅋㅋ 현실에서 중세유럽 여성인권이 어느정도였는지 알긴함? 현판에서 그런 드립쓰면 작가가 정신이상인건 맞는데 맥락을 좀 고려해야 될듯 ㅋㅋ

    찬성: 7 | 반대: 2

  • 답글
    작성자
    Lv.9 yall
    작성일
    20.11.14 07:34
    No. 6

    중세 ' 판타지' 잖아요. 작가가 어느 정도 수정을 가할 수 있는 부분임. 애초에 쥔공이 여성 사제이자 이단 심문관이랑 여행하는데..ㅋ 중세 유럽 여성 인권을 논하는건 좀.. 웃긴 듯.

    찬성: 2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53 에나스
    작성일
    20.11.09 08:46
    No. 7
  • 작성자
    Lv.69 옆집곰씨
    작성일
    20.11.08 22:09
    No. 8
  • 작성자
    Lv.38 ch******..
    작성일
    20.11.08 23:07
    No. 9

    강추 지난번 추천글로 끝까지 다 달렸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추세추종
    작성일
    20.11.10 06:07
    No. 10

    이거 밴시 너무 불쌍해요. 노예로 만들 이유도 없는데 강제로 노예로 만들고, 엄청나게 부려먹음.
    주인공놈 이랑 베로니카 악당들임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품추천 게시판
추천 : 6 표지
g1******..   등록일 : 23.11.05   조회 : 658   좋아요 : 15
판타지, 퓨전 호콴의 도서관 | 쿠우울
추천 : 3 표지
원샷   등록일 : 23.11.04   조회 : 1,284   좋아요 : 24
|
추천 : 6 표지
김영한   등록일 : 23.11.04   조회 : 831   좋아요 : 14
현대판타지 김복자 할매 (원조) 헌터집 | 백린(白麟)
추천 : 2 표지
wiseinve..   등록일 : 23.11.04   조회 : 741   좋아요 : 5
추천 : 2 표지
유동까마귀   등록일 : 23.11.04   조회 : 703   좋아요 : 19
판타지, 퓨전 석기시대부터 시작하는 판타지 | 뚜근남
추천 : 2 표지
비늘구름   등록일 : 23.11.04   조회 : 525   좋아요 : 16
|
추천 : 2 표지
백수의뱀   등록일 : 23.11.03   조회 : 659   좋아요 : 9
추천 : 3 표지
소백린   등록일 : 23.11.03   조회 : 1,526   좋아요 : 99
판타지 괴물 사냥 도감 | 편곤
추천 : 1 표지
mj*****   등록일 : 23.11.03   조회 : 603   좋아요 : 14
현대판타지, 퓨전 역대급 무역천재가 사업을 잘함 | 르블랑
추천 : 2 표지
김쾌남   등록일 : 23.11.03   조회 : 986   좋아요 : 25
판타지, 퓨전 중세랜드의 전문직이 되었다. | 트럭운전사
추천 : 5 표지
망갈판디   등록일 : 23.11.03   조회 : 647   좋아요 : 43
판타지, 퓨전 이세계 외과의사 허태호 | 경우勁雨
추천 : 1 표지
옭이   등록일 : 23.11.03   조회 : 674   좋아요 : 8
추천 : 2 표지
마도폭풍   등록일 : 23.11.02   조회 : 529   좋아요 : 4
추천 : 1 표지
Arkadas   등록일 : 23.11.02   조회 : 577   좋아요 : 8
추천 : 2 표지
막쥔핑거   등록일 : 23.11.02   조회 : 388   좋아요 : 3
퓨전, 무협 이렇게 월천 작가가 되었다. | 수원불나방
추천 : 5 표지
김멍이   등록일 : 23.11.02   조회 : 1,872   좋아요 : 114
판타지, 퓨전 공물 바치고 대마법사 | 낭선
추천 : 1 표지
마도폭풍   등록일 : 23.11.02   조회 : 303   좋아요 : 5
현대판타지, 퓨전 천만영화들이 내 손을 거쳐간다 | 감자세상
추천 : 2 표지
95스피릿   등록일 : 23.11.01   조회 : 592   좋아요 : 4
추천 : 3 표지
째구   등록일 : 23.11.01   조회 : 517   좋아요 : 28
현대판타지, 판타지 몬스터와 힐링하는 S급 헌터 | 다기205
추천 : 1 표지
가아고1111   등록일 : 23.11.01   조회 : 604   좋아요 : 10
현대판타지 이번 생은 탑배우 | 김추앙
* 본 게시판의 규정에 어긋나는 글은 삭제처리 될 수 있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