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계의 ts 마스터, 강 건너는 장면을 누구보다 잘 쓰는 비운의 과학자, 3개의 주머니가 없이는 소설을 쓰지 못하는, 수상할 정도로 북벌을 사랑하는 남자 간절히가 그의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드디어 기어 나온 간절히)
북벌을 사랑하다 못해 아침저녁으로 밥 비벼 먹고 사는 사람답게 이번에 들고나온 작품 또한 대충 북벌에 관련된 소재이다.
이 소설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며 다들 잘 아는 강감찬의 테라피를 받은 거란군이 즐거움에 못 이겨 자신도 모르게 따봉을 누르게 만들었다는 귀주대첩을 주제로 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으로 유명해진 바로 그 시대가 맞다.
주인공 또한 마찬가지로 강감찬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놀랍게도 이번 작품에는 회빙환이 없다!
뭐지 간절히? 망하고 싶은 건가?
기본적으로 회빙환이 없는 대체역사물은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 그 이유는 회빙환을 통해 얻어지는 역사의 비틀림이 대체역사 소설의 재미 중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소설 ‘강감찬 국사시간 마지막 사이다’는 그러한 지점을 아주 훌륭하게 극복한 소설이다. (근데 제목이 대체 이게 뭐니 간절히야)
간절히가 회빙환으로 인한 장점들을 모두 버리고서 얻은 것은 바로 긴장감이다.
앞서도 말했듯 이 작품의 주인공인 강감찬은 회빙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덕분에 작품 내부의 처절함은 배가 되고, 긴장감 또한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조금 더 날것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이것은 간절히가 가장 잘 다룬다고 자부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가 언제나 강 건너는 장면에서 명장면을 뽑아내는 이유가 뭐겠는가.
간절히라는 작가는 위기감을 누구보다 잘 살리는 작가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강감찬이 산에 올라 허장성세로 적들을 물러가게 하는 장면에서 강감찬이 내지른 내면의 절규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처절하게 독자들에게 와닿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이 소설은 강감찬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전쟁 이전에는 힘숨찐으로 살다 전쟁으로 인해 날아올라 영웅이 되어가는 강감찬의 모습을 통해 장르소설 특유의 상승 욕구를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간절히의 큰 장점 중 하나인 주인공의 소시민적인 캐릭터성을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로 인해 장르소설적인 쾌감을 잘 살렸으며 작품의 훌륭한 완성도는 덤이다.
그리고 전쟁씬을 누구보다 잘 쓰는 작가인 만큼 후반부 귀주대첩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여담이지만 간절히는 실험적인 것을 좋아한다.
소설마다 간절히 특유의 과학 실험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현실에서조차 ts 대체 역사 소설이라는 놀라운 실험을 성공시킨 위대한 과학자 간절히.
솔직히 간절히가 아니면 ts 대체 역사 소설이라는 실험을 대체 누가 집도하겠는가?
그리고 간절히는 또다시 회빙환 없는, 대체역사 없는 대체역사 소설로써 또 한 번 장르 소설계의 금기에 도전하고 있다.
역시 검미성이 감동받아 스스로 ts 미소녀의 길을 선택하게 만든 마성의 남자 간절히.
그가 써낸 걸작 고려거란전··· 아니 ‘강감찬 국사시간 마지막 사이다’를 한 번 읽어주길 바란다.
(제발! 니가 안 읽어주면 이 소설 망해!)
(제발! 간절히 소설 재미있으니까 유기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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