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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7 비인살
작성
22.05.23 06:29
조회
511
표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쵸니죠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967
추천수 :
1,062


문피아의 많은 독자분들 한 번쯤 겪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실보다 픽션의 세계가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경험을요.


여기 고려 말기, 서유기에 푹 빠진 한 영감님이 계십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서유기를 읽고 또 읽다가 어느날 자신이 손오공이라고 믿기 시작하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말할것도 없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같은 형식을 빌려오셨는데

다만 차이점을 짚어보면

돈키호테는 원래 일생이 고독했고 기사도 문학이란 큰 장르를 섭렵한 관종으로 각성하기 이전엔 현실에선 큰 존재감이 없는 인간이었다면

왕영감 님은 오직 한 우물 서유기의 팬이었고 (곧 망할 왕조지만) 왕족이기도 하고 가까운 지인들은 인간적인 면모를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존경받는 전쟁 영웅입니다.

이러한 설정으로 왕 영감님의 엉뚱한 착각 뿐만 아니라 그런 왕영감님의 기행을 주변인들과 마을 사람들을 비롯해서 산적들, 이웃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선선합니다.

여러 설정으로 말미암아 고려 말기라는 혼란스러운 시대가 드러나는 한편 시대적 배경이 ‘역사’로 딱딱하게 다가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이야기가 지극히 공동체 단위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매번 국가를 이끄는 시점에서, 기술이며 정치 경제 등등 전문 지식적으로다가 대국적으로 빽뺵하게 돌아가기 마련인 대역물을 평소 즐겨보다 공동체 단위로 이뤄지는 이야기를 보니 신선하더라고요.

현대인이 얼마나 익숙한 지와는 상관없이, 전화도 인터넷도 없는 지역 사회에선 정말 사람 입으로 말이 전해지고 무슨 일이 생기면 다 같이 찾고 정감이 느껴지면서도 해학적인 글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이 소설이 훈훈하기만 한 건 아니고요 오히려 전쟁으로 부모를 잃었고 손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챙겨야 하는 알싸한 장면에, 이 영감이 어디까지 사고를 칠까 조마조마 지켜보는 재미가 더 큽니다.



또 만만찮은 호감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왕 영감님의 시원시원한 성격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주인공들은 적당히 이기적이어야 하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아니면 운이라도 억수로 좋아서 치트키 상태창이든 코인대박이 나든 트렌드를 맞춰야 하는데 왕 영감님은 대단한 면모를 갖추셨으면서도 또 완벽하지 않은, 있을 법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명백한 픽션을 따라가는 엉뚱한 왕영감 님의 일탈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다 보면, 삶 자체보다 때때로 내가 이대로 괜찮은 건지, 괜찮게 잘 살고 있는 건지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 더 괴롭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으니까요.

하지만 걱정 없이 호쾌한 왕영감님을 보고 있자면 그런 자잘한 걱정은 접어 두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신승리면 어떻습니까.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인걸요.


생의 마지막 시기 노년, 왕 노인이 결국 손오공의 여정을 마무리 짓고 어떤 결론을 낼 지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결말까지 따라갈 수 있으면 무척 좋겠네요.





여담이지만 노인의 탈출을 담은 활극이라는 점에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외국 소설이 떠오르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세부적으론 아주 많이 다르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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