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회귀물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미래의 정보를 알고 현재를 바꿔간다는 점에서 회귀, 빙의, 환생물들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귀물들 가운데서 재미있게 봤지만 지금은 손이 안가는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게임제작물입니다.
미래에서 히트친 게임들을 과거에 와서 제작한다는 이야기였죠.
근데, 뭐랄까요. 게임의 역사 때문일까요. 생각보다 자유롭지가 않은 겁니다.
그래서 회귀자의 게임디렉팅은 특별합니다!라는 소설을 제목만 보고 걸렀습니다.
베스트에서 재미있을 것 같은 제목들을 확인하고 훑어보면서...
게임 제작 회귀물? 왠지 뻔해 보인다...라는 생각으로 거르다가...
작가 이름을 봤습니다.
글리세롤님이더군요. 카드 아카데미 1타강사를 재미있게 봤던 저로서는...
내가 왜 이 소설을 제목만 보고 걸렀던 거지? 라고 생각하고...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덮어놓고 거른 덕분에 읽을 편수가 넉넉했습니다.
게임 디렉팅 소설로서 재미있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한 감상을 여기다 좀 쓰려고 합니다.
스포를 꺼리시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보시고 작품 읽어보기로 가시길 바랍니다.
예. 게임 제작 소설을 거르게 만든 요소는 이 작품에도 똑같이 등장합니다.
게임 제작 소설에서 다룰만한 획기적인 작품은 몇개 없거든요.
온라인 게임이 메인인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이라든가 리그 오브 레전드, 하스스톤, 오버워치 같은 게임들은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작 기간, 초기 투자비용, 유지 비용 문제도 있고, 서비스기간도 엄청 깁니다.
그러면 나올 만한 게임들은 한정되어 있죠. 마인 크래프트, 로그라이크 서바이벌, 뱀파이어 서바이버, 프롬의 다크 소울을 비롯한 소울라이크, 포탈 같은 게임.
전 리듬 게임은 관심이 없어서, 리듬 게임은 잘 모르겠습니다. 봐도 잘 모르고요.
이 소설에서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작품들이 나옵니다. 마인 크래프트, 리듬 게임, 다크 소울 같은 소울라이크류 게임이었습니다.
진부하고 식상한 그런 소재였습니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기존 여러 작품에 있는 그런 평이한 줄거리입니다.
3N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게임 대기업에서 혹사당하던 주인공이 회귀해서...
그 대기업들 걷어차고, 세상에서 큰 히트를 친 싱글 게임 위주의 게임 개발로 성공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재능있는 개발자들을 모아들인다.
하지만 같은 재료로 음식을 해도 요리사가 뛰어나면 좋은 맛이 나오고, 같은 이야기라도 재능있는 이야기꾼이 이야기하면 저절로 몰입되는 맛깔나는 이야기가 됩니다.
등장인물들을 매력적으로 묘사해서 이야기에 재미를 주고...
등장하는 게임에 서사를 부여해서, 이 소설만의 독특한 게임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감자 배터리의 AI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사를 마인 크래프트에 결합시킨 것은 참신함과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다크 소울을 모티브로 한 중세 기사 이야기는 정신병이 의심되는 키호테 노인의 이야기와 결합하면서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로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고인물 룩과 진엔딩을 결합시키는 것은 꽤 참신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소설도 아마 끝까지 쫓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리세롤님의 소설도 나오는데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이 글도 누적되고 유료화도 그리 멀지 않아보이는...
읽어보기 딱 좋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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