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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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4 은머리
작성
21.04.02 05:12
조회
1,165

소년만화와 소녀만화에서 주는 감성의 차이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남성/여성이라고 딱 구분할 것 까진 아니지만 그렇게 불리는 매체를 기준으로 보자면  둘 다 상대를 ‘구원’해 준다는 개념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엄연한 차이가 보여지죠.


소년은 용사가 되어 용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합니다. 이는 환경과 외부적인 갈등에서의 해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녀는 괴물로 하여금 자신이 놓친 행복을 개닫게 해 줍니다. 괴물은 완성된 존재로 놀라운 힘을 가지지만 동시에 마음에 틈이 있고 이를 소녀가 구원해 줍니다. 이는 내면적 갈등의 해소입니다. 


둘 다 상대가 자신의 이상적인 짝으로 여기는 상대를 구합니다만 구원의 방식이 내가 캐리하느냐, 상대를 서폿팅하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따라서 소년만화에서는 ‘나’가 완벽해야 합니다.

소녀만화에서는 ‘상대’가 ‘주변으로부터 완벽’해야 합니다. 정확히는 그렇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소년은 자신이 빛이 되어 히로인을 음지에서 끌어올리며

소녀는 남주의 심장이 되어 남주에게 삶을 줘야 합니다.

* 이럴 때 남주를 ‘히로인’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좀 아닌것도 해서 남주로 명명합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면 이 ‘집사물’이라는 것은 그 히로인을 내손으로 만들어 간다는 성장의 개념까지 넣은 오래된 소년만화의 클리셰라는 것입니다. 갈라테이아. 완벽한 나의 히로인을 만들고자 한 남성의 오랜 욕망도 이러한 흐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히로인이 ‘구원받는다’는 개념인가 하면 조금 아리송하지만 남성의 욕구에 대한 감성적인 측면의 유사함으로 봐주세요)


동시에 ‘집사물’은 여성의 니즈또한 충족시킵니다. 애초에 집사가 있다는 것은 ‘나’가 어느정도 이상의 허영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위치라는 뜻도 되며 동시에 그런 나를 완성시켜 줄 정도로 집사의 완벽함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집사는 나의 소유물이죠. 


그렇기에 집사물이란 남녀노소를 떠나 가장 호불호없이 먹힐 수 있는 대중적인 소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비서와는 다르다 비서와는!


서문으로만 1000자가 넘었네요. 하지만 전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 ‘집사물’이라는 장르는 그런 이유로 예전부터 꽤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집사물로서 가져야 할 미묘한 경계를 살리지 못해 ‘이것이 집사물이다!’라고 할만한 글을 찾기는 어렵기도 했죠. 당장 남성과 여성이 원하는 집사상이 다르기도 합니다. [흑집사]나 [집사님 마음대로]같은 만화에서 부르는 집사와 [헬싱]의 월터가 말하는 집사의 차이라고 보면... 그만하겠습니다 끝이 없네요 ㅠㅠ.


남성쪽은 대체물로 키다리아저씨 같은 소재만을 꺼내들어 찾기도 합니다. 옛날 무협소설 중 [천하제일 이인자]같은 소설이 이쪽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 ‘만능 집사가 아가씨를 키움’이 ‘악역 영애 매니지먼트’에서 이름을 바꾼 것은 올드한 취향을 가진 분들의 눈을 끌기에 훌륭한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주인공은 게임 속 세계로 들어와 뜬금없이 단역으로 사망할 악역 엑스트라의 집사가 됩니다. 처음에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던 아가씨는 그 순수함과 자신의 옛 과오(글에서 아직 공개되지는 않은)의 그림자가 겹치며 수단에서 목적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내 삶을 아가씨에게. 그리고 그 아가씨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그녀의 수호령과 함께 기존의 부조리를 하났기 타파해 나가기 시작하고 무대는 어느새 제국의 황실까지 흘러가게 된다는 부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장르 외의 특징을 보자면 우선 이야기의 전개가 시원시원합니다. 보통 이런 소재에서는 힘순찐으로 역사이다를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흐름이지만 주인공은 과감하게 깨부숩니다. ’그런 거 할시간에 아가씨 띄워줘야 한다고 아 ㅋㅋ‘ 같은 느낌입니다.


악역들 또한 매력적이며 입체감을 보여주려 합니다. 바토리라는 아가씨는 처음에 바삭바삭 쪼개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이야기가 전개되며 매력적인 팜무파탈로서의 면모와 허당을 동시에 갖춘 훌륭한 캐릭터로 인식을 바꿔줍니다. 다른 인물들도 뭔가 있겠구나.. 하는 이후의 전개를 기대하게 합니다.


또한 캐릭터들이 완전하지 않은 것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아가씨의 수호령이자 아버지였던 자는 무려 세상을 구한 영웅이었음에도 자신의 배려가 딸을 힘들게 만들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멘탈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각 캐릭터는 고유의 색깔과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성격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 따른 부분 또한 포함하기에 인간적이며 현실적인 면모를 동시에 돋보이게 합니다.


미션이 존재는 최근의 소재를 살리면서도 주인공이 험난한 선택을 할 때 ‘아 왜 그래야 하는데’하는 독자의 갑갑함을 해소해주는 당위성을 제공합니다. 너무 잦아지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까지는 적절한 조절을 하며 동시에 향후 이야기 전개에 대한 미리니름적 성격까지 띄고 있어 나쁘지 않네요.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장르적 특성상 주인공은 모든 사건을 해결해야 할 먼치킨적 성격을 띄기 쉬우며, 이는 동시에 집사라는 한계를 애매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또한 ‘아가씨 사단’의 인물들은 집사빼고 다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하렘물의 그것또한 느껴지는데, 그 외 주요인물들이 (아직까지는)여성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한 특징은 더더욱 두드러질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아가씨의 심리적인 부분을 묘사하며 동시에 그 성장을 보여주면서 주도적인 주인님이자 히로인적인 포지션을 아직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될 요소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인공의 밸붕적 요소도 있겠네요. 최소한 전투적인 부분에서는 ‘수호령 강!림!’을 하면 너무 쉽게 넘어간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글이 초반부에 해당하고 아직 ‘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점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래된 소재임에도 현대적인 소재를 잘 버무려 살려낸 잘 쓴 글이라는 느낌입니다. 이 글이 처음이 아니실 거 같다는 인상을 주네요. 지금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 충분한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래된 판타지의 로망과 현대적 소재를 잘 섞은, 간만에 즐거운 집사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의 비중이 갈수록 적어진다는 것은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왜 안 아가씨요?




Comment ' 6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21.04.02 09:41
    No. 1

    하지만 전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에서 빵 터졌네요;;
    무슨 작품인가 했더니 얼마전에 잠깐 읽었던 작품이군요. 제목이 바뀌었나보군요..

    집사물 치고는 포커스가 남주에게 많이 맞추어져 있고, 남주가 너무 잘난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게 저에겐 단점으로 보이던 기억이 나네요. 초반부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요.

    취향을 좀 타는 작품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찬성: 1 | 반대: 3

  • 작성자
    Lv.99 채영랑
    작성일
    21.04.03 09:32
    No. 2

    이분이 쓴 소설이 보고 싶군요!!

    찬성: 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64 은머리
    작성일
    21.04.04 03:54
    No. 3

    줗게 봐주셔서 강사합니다. 다만 쩌리가 기초부터 연습하려 시작하는 추천글이다보니 갈길이 멀지 싶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장문충나가
    작성일
    21.04.04 00:43
    No. 4

    재밌게 읽는중인데 연중...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왕콩알
    작성일
    21.04.04 01:27
    No. 5

    휴재 공지 뜸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4 은머리
    작성일
    21.04.04 03:53
    No. 6

    벌써 두번째네요... 작가님 사정이라 어쩔 수안 없다지만

    이제 누가 집사해주나... ㅠ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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