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물은 적고, 볼만한 대체역사물은 더욱 적은 탓에 오늘도 무료 웹소설란을 끄적거리다 괜찮은 작품을 만났습니다. 마침 분량도 적절하다 싶어 추천글을 써봅니다.
1. 이 소설은 평범한 대체역사물들과 조금 다릅니다. 수많은 대체역사물들의 도입부가 대충 인생 망한 주인공->으악 죽음->환★생 트리를 타지만, 이 소설은 환생도 없고 빙의도 없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사람들을 시공의 폭풍을 넘어 다른 차원으로 배송시킨 (주)환생트럭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도입부는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 그게 좀 신선합니다.
2. 무려 게임방송입니다. 인방물이죠. 중세 시대 게임의 고인물인 주인공에게 천사가 쨘 하고 나타나서 이미 뼛가루된 노인네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게임방송을 해달라고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시청자라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죽은지 수백년은 넘어간, 생전에 꽤 유우명했던 뼛가루-영령들이라는 점이 또 새롭습니다. 삼국지 토탈워 방송을 하는데 시청자가 유비 조조 손권 이런 친구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3. 바로 그 점이 제가 이 소설을 추천드리고 싶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알 법한 유우머가 글 곳곳에 박혀있어서 아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귀부인(유부녀)가 나오면 조조가 발작한다거나, 라스푸틴이 시도때도없이 도네를 쏘아올리며 남자와 여자의 아름다운 음양합일을 애타게 부르짖기도 합니다. 인방물의 주요 요소인 채팅창을 대체역사물에 접목시킨 재밌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4. 기본적으로 주인공은 바이킹 야만전사를 컨셉으로 잡고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의 최종 목표는 몽골의 침략을 막아내는 것이구요. 처음에 주인공이 오딘을 외칠때 컨셉질 재밌냐고 놀려대던 영령들이 나중에 하나되어 오딘을 열창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중세 유럽답게 쬐끄만 용병단에서 시작해서 점점 입지를 다져가는 성장물스러운 요소도 들어 있습니다.
5. 종합적으로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이 많이 들어 있는 대체역사물입니다. 진지함으로 꽉꽉 채워진 대체역사물도 좋지만, 이렇게 이것저것 섞어놓은 비빔밥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류의 소설은 작가님께서 얼마나 요소들을 잘 버무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초반부인 현재까지는 작가님이 훌륭히 이야기를 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한번 읽어서 후회하지는 않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세역사 좋아하거나, 마운트 앤 블레이드를 해보셨거나, 북유럽 신화 아시는 분은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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