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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ml짜리 캔에 담긴 세상 이야기

작성자
Lv.83 40075km
작성
21.06.19 16:57
조회
841
표지

유료웹소설 > 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유료 완결

꽁씨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378,417
추천수 :
64,683

대기업의 재무이사 천강률.


회장의 딸과 결혼했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망나니 회장 아들은 제품 만들어 돈 버는 본업에는 관심없고 선물옵션으로 한 탕 하려다 역대급 손실을 입는다.


유일하게 자신을 아끼고 믿어주었던 회장님의 장례식이 끝나고, 자신에게 맡긴 비자금을 이용해 회사를 살려내려고 하지만 그 돈을 찾기도 전에 열쇠를 빼앗기고 살인청부업자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당연히 회귀.


2000년, 신입사원 교육을 받던 당시로 회귀한 주인공은 회장에게 은혜를 갚고 성공을 거머쥐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다.


재무이사까지 올랐던 입장이니 회사의 내부 사정에도 훤하고, 주요 인물들의 성격이나 장래도 꿰고 있으며, 음료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장래의 히트작도 머릿속에 가득하다.


심지어 몇몇 대박 상품은 원래의 역사와는 다르게 탄생하지도 않은 상황.


신입사원 강률은 시골 구석 마북공장에 발령받으며 폐쇄될 예정이었던 공장을 살려내는 것으로 천재 신입사원의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


판타지 소설, 특히 현대 판타지 소설을 즐겨보는 독자라면 여기까지만 봐도 앞으로의 전개를 예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초반에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입사원 답지 않은 노련한 면모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후반에는 재무이사였던 전생의 관록과 이미 알고 있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바탕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이 벌써부터 보인다.


그렇다고 '이미 결말을 알고 있으니 안 봐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기엔 대다수의 판타지 소설이 이미 정형화된 전개를 따르고 있다. 주인공은 회귀, 빙의, 환생해서 미래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무쌍을 찍으며 성공을 거둔다. 이 틀에서 벗어나는 소설이 얼마나 될까?


잘난 주인공 성공담은 기원전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의 산물. 결국 중요한 것은 뻔한 소설이지만 그 과정을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내느냐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째는 다른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나름 참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듯한 '음료 회사'라는 배경이다.


--------------------------------


"조두찬 과장, 네가 설명해 봐."


"감귤 주스가 히트를 치자, 경쟁사에서 우후죽순 카피제품을 내놓는 바람에 농축액이 귀해졌습니다."


"부족한데 왜 팔아먹었어?"


"감귤 농축액의 가격이 다섯 배나 뛰었어요. 제품 만들어 파는 것보다 원재료 파는 게 더 이득이라고요. 제품은 쉽게 가격을 못 올리지만 원재료는 사정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대신 싸구려 농축액을 구입했다?"


"C급이지만 첨가제 잘 섞으면 될 줄 알았죠."


--------------------------------


망나니 아들은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쉽게 돈 벌 생각에 B급 제품에 싸구려 농축액을 섞는 삽질을 벌인다. 그리고 이를 알아채는 것이 바로 주인공의 절대미각.


흔히 말하는 '회사물'은 커다란 사건 - 9/11테러나 금융대란 -을 기회로 돈을 버는 금융회사나, 미래의 지식을 써먹으며 물건 팔기 쉬운 상사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편이 소재도 많고,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쉽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가 '내가 몰랐던 세상의 일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여러번 접해서 흔한 이야기 대신 음료회사를 무대로 벌어지는 독특한 이야기는 꽤나 매력적이다.


둘째로 꽤나 현실적으로 들리는 세부 묘사다. 


--------------------------------


대구공장에선 혼합음료는 물론이고 분유, 백색우유, 가공우유,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을 모두 생산한다. 반면 작년에 가동을 시작한 마북공장은 여름철 음료 수요가 넘쳐날 때 병/캔 음료 위주로 생산한다. 그래서 조대리는 마북공장에 의제매입세액 공제가 없는 줄 알았다.


"마북공장에서 잘못 작성했네. 전화해서 고치라고 해."


"근데 침장님. 생각해보니 커피에도 우유가..."


커피에도 우유. 그 말에 유 차장은 아차 싶었다.


마북공장에서 생산하는 캔 커피 제품. 커피가 어디 아메리카노만 있나? 마일드, 라떼도 있다. 다 우유가 들어간다.


1차 농산물이 원재료로 쓰이면 마북공장도 의제매입세액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환습 받을 공제 가능한 금액은?"


"올해 1기에만 오십만원 정돕니다."


"그럼 작년에 얼추 백만원 정도 덜 받은거네?"


"다시 계산해봐야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겠지만 대충 그 정도..."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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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소소하게 돈 나가는 부분을 귀신같이 잡아내서 세액공제를 신청하는 부분.


물론 이게 '현실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회사 재무팀에서 돈 한푼이라도 원가절감하려고 벌벌 떠는 마당에 이렇게 절세 혜택을 놓칠 일이 많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들린다.' 왜냐하면 이 소설을 읽는 독자중에 음료 공장의 우유 매입에 따른 절세 혜택에 관심을 갖고 살았던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


현실적인 것과 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은 다르다. 영화 '인터스텔라'도 천문학자들이 보면 구멍 숭숭 뚫린 헛점투성이 우주물이다. 하지만 영화의 목적이 천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오락 영화이니 상관없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 역시 음료 업계 현황 분석 백서가 아니다. 대다수 독자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리는 수준의 현실성과 허구성이면 족하다는 것.


아직 1권 분량밖에 연재되지 않았지만, 이 두 가지 무기를 휘두르며 이어지는 이야기가 꽤나 흡입력 있다.


다만 문제라면 독특한 배경이니만큼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흔하디 흔한 회사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음료 개발도 한두번이지 평행세계의 히트작 훔쳐오기가 반복되면 질리기 마련이다.


작가가 풀지 않은 보따리에 음료 업계의 다양한 뒷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지 않다면, 결국 다른 회사물이 그렇듯 어디서 본듯한 뻔한 소재를 끌어와서 땜질하는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의 한 명으로 부디 작가의 이야기 보따리에 든 소재가 아직도 가득 남아있기를 바랄 수밖에.


그렇게 다채로운 업계 이야기를 이어가며 주인공이 중견 간부 정도로 올라서서 중, 후반부로 접어들면 그 때는 또 그때까지 깔아놓은 인간관계를 통해 두번째 페이즈로 접어들겠지만 그건 또 지금 걱정하기에는 너무 나중의 이야기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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