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깁군주는 환생물이면서 기갑물이다.
요즘 환생은 기본적 요소가 되어 버렸으니 이에 대한 평은 하지 않겠다.
기갑물 또한 아주 흔하진 않으나 아주 드물지도 않으니 지금정도의 작품수라면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다.
먼저, 기갑물을 기준으로 먼저 말해보자면 특별히 신기한 설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설정자체가 어긋나 있다거나 거슬리거나 하는 부분이 많지 않으니 읽으면서도 이건 아니다 싶은 얕은 설정의 작품은 아니어서 이 부분으로 인해 읽기 싫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디지털전파수신기가 50%를 넘으면 티비와 화면이 나오고 못넘으면 아예 나오지 않듯이 일단 합격점이어서 계속 보게 되었다.
판타지는 이 세계관이나 여러 설정이 상당히 중요한데, 특히 작품수가 너무나 많아지면서 이부분만 특별하거나 참신하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아니면 자기만의 세계관이 정립이 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있고 그 가운데 적지만 핵심적이며 독특한 일부 설정을 곁들인 정도로도 충분하기도 한다.
판타지계이 최대 히트작이면 단연 드래곤라자와 달빛조각사를 들 수 있을 것인데, 오래전 작품인 드래곤라자외에 달빛조각사는 처음 등장했을 때는 게임소설 로서 그리고 여러 신기한 느낌의 설정들로서 주목받았으나 점차 종합선물세트로 변해갔다.
기갑군주 역시 다르지 않은데, 여러 설정들이 모이고 모여 기갑군주만의 종합세트가 만들어져 있다. 이점 역시 합격점이다.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 역시 합격점에 가깝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신기한 것은 달빛조각사의 경우 문장이 늘어뜨리는 방식이 아님에도 분량이 굉장해서 어떤 변명을 해도 분량늘리기라는 말을 피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다른 작품들은 고의적으로 분량 늘리기를 시도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풍운고월의 생각에는 달빛조각사가 만일 20권 분량으로 끝났다해도 분량늘리기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전개와 서렁과 적절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갑군주의 경우 고의적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스토리가 단 몇권에 끝날 정도도 아니며 상당히 긴 분량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의 짜임새가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아쉽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까지 11권 분량이 나왔는데 약간은 늘어뜨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으며, 글이 문장에서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풍운고월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문장 구성은 일단 같은 말이라도 이해가 쉬워야 된다. 달리 말해서 제아무리 뛰어난 문장 구성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점수를 주지 않는다. 어려운 말을 써도 이해가 쉬우면 되고, 길어도 되고 아니어도 되고 어찌 되었든 읽는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가능하면 문장이 길지 않으면 더더욱 좋다. 글의 종류에 따라 조금 짧은건 상관 없지만 너무 긴것은 더욱 좋지 않다. 그러니까 이해하기 쉬운 문장이 최우선이며 비교적 짧은 문장이면 조금 더 좋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해가 어려우면 짧건 길건 다 무소용이라 생각한다. 그럼 요즘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은 어디에 속할까?
이해가 쉬워야 인기가 많고 인기가 많은 판타지소설들은 장황하게 늘어뜨리는 문장을 구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선은 아니고 차선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드물지만 강약중강약으로 문장을 탄력적으로 쓰는 작가분들이 없는건 아니다. 드물뿐...
아무튼 기갑군주는 살짝 늘어뜨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 점이 아쉽다. 11권까지 읽은 지금 이 분량이 8권정도 분량이었고 앞으로 7권정도 더 나오면 좋겠구나 싶다.
즉, 11권이나 읽었는데도 만족감이 가득 차오른다기 보다는 끓다 만 라면 같은 느낌이랄까? 8권 분량을 9권분량으로 슬쩍 늘리는건 뭐라 할 순 없지만 문장구사 자체가 조금 늘어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작가들의 훈련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요즘 작가들은 쉽게 써야 좋다는건 알면서 점검하는데는 약하다. 10줄의 문장을 9줄 정도로 살짝 압축하는 방법은 어려운게 아니다. 그건 되짚고 또 되짚는 수 밖에 없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면 이런 과정이 필요 없을지 모르나 대부분의 경우 글을 점검학 또 점검하면 더욱 더 이해가 잘되고 조금은 간결하게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을 훈련하지 않은 작가들이 많기에 고의적이든 아니든 분량 늘리기로 보이는 모습이 아주 자주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기갑군주는 만일 읽을 책이 없으니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추천해 줄만한 작품이다. 풍운고월은 괜찮은 작품일시에 아쉬운점을 적지 괜찮지 않는다면 아예 길게 글을 쓰지 않고 비추천 해버린다.
한마마디면 충분하다. 다음 12권이 나왔을 때 볼것인가 이닐것인가. 풍운고월은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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