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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
18.04.23 03:47
조회
468

(*주의 : 개인적인 잡담으로 이뤄진 글이며, 매.우. 길고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분명히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참고로 밑에 세 줄 요약도 있습니다.)



#1


 <보이후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웬만큼 영화를 좋아하시거나 많이 보신 분이 아닌 이상, 보신 분은 고사하고 제목조차 생소하신 분이 대부분이실 겁니다. 그런데, 봤다는 분들 사이에서조차 지루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 영화입니다. 간략하지만 그나마 전체적인 내용이 뭔지는 알 수 있을 정도로 줄거리를 소개해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텍사스에 사는 메이슨은 누나 사만다, 싱글맘인 엄마와 셋이서 살고 있다. 엄마는 남자친구를 만들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더 나은 생활을 하고자 휴스턴의 대학에 다닐 생각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메이슨은 사만다와 함께 떨어져 지내는 친아버지를 만나게 되며 주말을 보내지만, 아버지는 볼링장을 다니며 노는 일에 집중하다보니 엄마가 반길 리 없었고 둘의 재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메이슨은 학교 수업 중에 컴퓨터를 다루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숙제를 잘 하지 못한다. 그런 동생과 어울리지 않는 누나가 보살피지 못하는 동안, 엄마를 따라 온 대학에서 강의실에 있던 엄마가 대학 교수 빌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목격한다. 빌은 자기 아이들과 한 번 만나자며 은근슬쩍 데이트를 제안했고 아니나 다를까 둘은 결혼한다.


(중략)


메이슨은 차츰 더 성장하여 알게 모르게 여자친구도 사귀고 점차 진로의 방향을 선택하게 되고, 엄마는 퇴역군인인 학생과 세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집값이 폭락하자 엄마의 세번째 남편도 알콜중독에 걸려서는 사이가 나빠진다. 메이슨에게 남자가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랐다던가 귀걸이를 했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지만, 그도 결국 체념하고 떠나게 된다.


(중략)


고교를 졸업한 메이슨은 집에 돌아와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게 되고, 아버지와 함께 그간의 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어머니가 새로 마련한 아파트에서 짐을 정리하고 대학을 향해 떠나는 날 어머니는 자식 둘 낳아 대학 보내놓고 이제 죽을 일만 남았다며 한탄한다. 메이슨은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고 대학으로 떠난다. 새 룸메이트 닉과 만나 오리엔테이션은 빠진다는 암묵의 룰을 실행하고선, 닉의 여자친구 바브와 그녀의 동성친구 니콜을 포함해 넷이서 하이킹을 떠난다. 메이슨은 니콜과 함께 언덕에 앉아 절경을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을 잡으라는 말에 대해, 역으로 순간이 지금 우리를 붙잡는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보며 영화는 끝난다.


(출처 : 나무위키 - ‘보이후드’ 항목 페이지)

이 정도가 진짜 많이 줄인 줄거리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뒤로 버튼을 누르시는 것도...


  중략이 좀 많은데, 영화 내에 진짜 별 사건도 없고, 그나마 사건이라고 할 만한 일들조차 굉장히 심심하게 연출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독특한 캐릭터도 없습니다. 관객이 보다가 잠들고 깨어나서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느라 지쳐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극적인 장치가 전혀 없는 영화입니다.



#2


 한편, <트와일라잇>이라는 영화도 있습니다.

 제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심지어 보지는 않았지만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도 많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시리즈는 전체 4편이고, 그 안에 있는 사건들이나 등장 인물도 많을 뿐더러, 캐릭터들도 다들 확실합니다. 혹시나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알려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누가봐도 예쁜 주제에 자기가 못 생겼다고 고민할 정도로)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신데렐라 타입인 여주인공 ‘벨라’가 잘생긴 뱀파이어 ‘에드워드’를 만나 잘생긴 늑대인간 ‘제이콥’의 구애도 뿌리치고 자신도 뱀파이어가 되어 여러 차례 목숨의 위기를 주인공 보정으로 넘기고 결국 알콩달콩하게 잘 살았습니다.


이 정도가 진짜 많이 늘린 줄거리입니다.


 이것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건 하나 나오면 인물들 반응이 격하게 나오고(예를 들어 여주인공은 남주인공한테 차여서 환청 들리고 자살 시도하고...), 인물 관계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꼬이고 풀어지고 합니다. 말하자면 ‘신데렐라 스토리’+‘뱀파이어 vs 늑대인간’+‘막장 드라마’+‘뽀샤시한 화면에 외모(& 몸매) 쩌는 배우들’  정도가 이 영화 컨셉입니다.



#3


 이 두 가지 영화 얘기를 뜬금없이 꺼낸 이유는 두 가지 질문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참고로 함정 카드 따위는 없으니 각자 마음속으로 솔직하게 대답하시면 됩니다.



(1) 여러분이 영화 관람객의 입장이라면 <보이후드>와 <트와일라잇> 중 어떤 것을 고르시겠습니까?


(2) 여러분이 작가, 감독, 제작자의 입장이라면 <보이후드>와 <트와일라잇> 중 어떤 것을 고르시겠습니까?



 함정 카드는 없지만, 여러분이 웹소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셨다면 ‘정답’이 있습니다. <트와일라잇>을 고르십시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극단적으로 보면, 독자의 입장에서도 작가들이 <트와일라잇> 밖에 만들지 않고, 작가들 입장에서도 독자들이 <트와일라잇> 밖에 찾지 않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베스트’에 오르지는 않습니다.) 결국 읽을 만한 웹소설도 잘 쓴 <트와일라잇>이고, 쓸 만한 웹소설도 잘 쓴 <트와일라잇>입니다.


 저는 이런 선택도, 현상도 폄하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글을 쓴 것도 그런 의도가 아닙니다.


 다만 작가로서 ‘왜, 내 글은 인기가 없지?’,  ‘왜 여기는 환생, sss급, 마구, 먼치킨만 나오는 현대물 겜판소나 퓨전 무협 밖에 없지?’ 이런 식의 고민을 하실 때, 같이 답을 찾고자 글을 썼습니다.

 

(“그냥 빨리 답을 말해달라”고 외치는 분도 계실 텐데 그럴 생각은 없으니 돌아가!...시면 됩니다.)



#4


 공모전에 작품 올리고 성과가 저조하다고 해서 푸념을 올리면, 대부분 비슷한 조언을 듣게 되실 겁니다. 단순하게 ‘글이 지루하다’부터 시작해  ‘소재가 문제다’, ‘제목이 안티네요’, ‘사이다는 없고 고구마만 가득, ‘전개가 너무 느린 거... 왜죠?’, ‘여자가 주인공인 거, 실화냐?’, ‘일단 20회는 넘기셔야...’ 이런 거 말이죠. 친절하신 분들은 어떤 부분에서 그게 느껴지고, 어떻게 고치면 좋을 지 예시를 들어주시기까지 합니다 .


 사실, 그 조언들은 대부분, 아니, 전부 맞는 말입니다. 재미가 없다는 소설 대부분 보면 1순위가 전개가 느리거나 답답해서고, 그 외에는 설정이 너무 복잡하거나 설명이 너무 많아서 내용을 바로 이해하기가 힘든 경우(*이게 전개 과정을 느리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비문이 많거나 문체 자체가 너무 심심해서 아니면 반대로 묘사를 너무 과장되거나 과도하게 많이 해서 읽는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문제들 중에 분량 문제는 시간과 의지가 해결해줄 문제고, 주인공의 성별 문제는 갑자기 TS물이 되는 게 아닌 이상 기존 작품 내에서는 못 고치시는 문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그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봅시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웹소설에 원하는 건 결국 대리만족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독자들이 대리만족하는 건 어떤 부분일까요?


 로맨스물이면 주로 현실에서 내가 못하는 연애가 이뤄지는 것, 즉 잘생기거나 예쁜 부잣집 애들(성격은 각양각색)이 갑자기 나만 좋아하고, 원하는 스킨십까지 무리 없이 쭉 빼는 겁니다. 심지어 내가 실수하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그걸 이해해주고 감싸줍니다. (어장관리조차 매력이 됩니다.)

 스포츠물이나 무협, 판타지(겜판소 포함)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은 못하고 나만 할 줄 아는 ‘필살기’로 거대한 위기를 넘어서고, 엄청난 적을 부숴버리고, 이게 반복되고... 전통적인 양판소라면 여기에 아름다운 여인과의 에로틱 로맨스도 들어갈 거고, 트렌디한 웹소설이라면 ‘환생’이나 ‘상태창’을 여기에 녹일 겁니다.

 연예계, 특히 아이돌 물이라면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이 원래부터든, 시간이 지나서든 결국 인기를 얻게 되고, 그 아이돌 중 한 명과 로맨스도 예정되어 있을 겁니다.


 제가 설명 안 해도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저보다 더 잘 아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특히 현실에서 남한테 얘기하면 부끄러운) 나의 욕망을 여기서 별다른 장애물 없이 실현하는 것’. 이게 대중소설이 인기를 얻기 위한 가장 쉬운 플롯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걸 다 아는데도 (저를 포함해서)왜 이걸 못하는 걸까요? 우리는 사실 이 이유도 알고 있습니다. 독자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게 달라서.



#5


 독자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건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설 내의  ‘정보 불균형’입니다. 주로 소설 전체 내용에 대해서 작가는 모든 것을 알지만 독자는 그렇지 않아서, 독자가 읽었을 때 뜬금없거나 쓸데없는 장면(주로 설명)이 많은 경우입니다.

 (반대의 경우는 작가는 전체적으로 어떻게 쓸지 몰라 그날그날 스토리를 생각해가며 갈팡질팡 하는데, 이미 장르에 익숙한 독자는 다음 전개될 내용으로 특정한 내용을 원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내용이 계속 나온다는 점에서 결과는 같습니다.)

 이건 보통 지인 분에게 자신의 소설을 읽어달라고 부탁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련한 작가라면 다 써놓고 자신이 다시 보면서 퇴고하는 방식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나 설정을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해당 부분이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수록 그런 부분은 정말 재미를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특히 복선이나 설정, 세계관에 집착하다보면 이런 사단이 나는데, 웬만한 매니아가 아닌 이상 그런 복잡한 장치는 오히려 읽는 데 방해가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계속해서 ‘낯설게 보기’를 통해 필요없는 부분을 지우고 웹소설 작문을 연습해서 해당 부분을 웹소설 형식에 맞게 채워넣으면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웹소설 작문을 가르치지는 않으니 스스로 터득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께는 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작문할 때 『반지의 제왕』이나 『얼음과 불의 노래』, 『크툴루 신화』를 교과서로 삼지 마시고, 『트와일라잇(원작 소설 한국어 번역본)』,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를 따라해보시거나 아예 『열혈강호』, 『헌터x헌터』에서 설정과 대사 표현 방법만 따오고 묘사는 그림 대신 글로 보충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귀찮으시면 지금 문피아의 베스트 작품들 보시면서 최소한 10화 정도까지는 어떻게 전개가 이루어지는지 보시고 습작노트에 필사해서 인물들 이름과 배경만 우선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그 배경에 맞도록 설정을 다시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연습하시면 어느 정도 웹소설 ‘필력’이 생기실 겁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런 이유가 아닌, 두 번째 측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작가는 ‘내 글이 베스트 목록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독자는 ‘베스트 목록에 있는 글이 내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네, 작가는 화성에서 왔고, 독자는 금성에서 온 경우입니다.



#6


 작가의 입장에서, ‘어떤 글을 쓰든 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하면 상업적 작가로서는 좋은 출발입니다. 처음에는 문장력이나 구성력이 약해서 실패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스타일이나 주제를 고집하지 않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가지면 포기하지 않고 쓰다보면 최고의 작품은 아니더라도 최고의 작품과 ‘비슷한’ 작품은 쓸 수 있습니다. 당장 문피아만 봐도 초보가 따라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널려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고, 그 글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이런 조언을 드립니다.


 1) 쓰고 싶은 이야기를 문피아에 올리지 말고 워드로 최대한 써놓으세요.

 2) 그리고 독자가 그 글을 한 편, 한 편이 아니라 전체를 한 번에 읽는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 나가세요.

 3) 그리고 나서 자신이 원했던 대로 글을 썼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세요.

 4) 이상이 없으면 문피아에 올리세요. (물론 조xx나 네x버 같은 사이트도 괜찮아요.)

 5) 흥행은 하늘에 맡기세요.



#7


 이 한 마디를 위해 먼길을 돌아서 왔는데, 자신이 원하는 글도 <트와일라잇>이고, 독자가 원하는 글도<트와일라잇>이면 흥행이라는 목표는 결국 시간과 성실함이 해결해줍니다. 그게 1위는 아닐지라도, 남들이 봤을 때 성공한 웹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될 겁니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글은 <보이후드>인데, 독자가 원하는 글이 <트와일라잇>이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보이후드>와 <트와일라잇>를 어떻게든 잘 결합시키면 됩니다. 이런 걸 해내면 ‘대가’라는 소리를 들을 겁니다. 하지만,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욕망을 죽이고 철저하게 <트와일라잇>을 따라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게 쉽냐? 그렇지 않습니다. 정작 <보이후드>의 감독인 리처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도 <트와일라잇> 만들어보라고 하면 기존의 <트와일라잇>처럼 못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그만한 연출력이 없는 우리 같은 초보 작가는? 그러니까, 쓰고 싶은 욕망도 있고, 그걸로 인기를 얻고 싶은 욕망도 있는데, 사실은 쓰고 싶은 글이 트렌드와 차이가 있는 글이고 그 둘을 조화시킬 수 없는 상태라면? 토끼 두 마리를 다 놓치게 됩니다.



#8


 이 글은 “그러니까 <보이후드> 포기하고 <트와일라잇>이나 써”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쓴 글이 아닙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보이후드>를 쓰고 싶으면, <보이후드>를 쓰세요.


 이 말을 다른 말로 바꿔서 다시 해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에게, 그리고 제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말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잘못된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니에요. 힘 내요.



#9


 제 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뚝심있게 밀어붙이시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흥행에 실패했다고 누군가의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여러분의 가족이 손가락을 빨게 되고... 이런 경우는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쓴 글이 흥행을 못해 괴롭다’라는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1) 흥행 자체가 목적 → 지금 인기 있는 소설들을 따라해보세요.

2) 글 자체가 목적 → 본인이 원하는 글을 완성도 있게 써보세요.


(*여기서 인기 소설을 따라하라는 것은 표절을 하라는 게 아니라 『로빈슨 크루소』→ <캐스트 어웨이>처럼 변형하시라는 의미입니다. 대체역사 장르라면 삼국지 소설이 그런 예.)


 라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두 가지 다 잡기 위해 노력하지 마시고,


1) 흥행 자체가 목적 → 개연성, 현실성 등이 낮다는 말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2) 글 자체가 목적 → 흥행이 안 되는 것에 대해 일단 관심을 접어두세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0


 물론 사람들의 반응이 적다고 해서 ‘나는 <보이후드>같은 작품 만드는 거고, 저쪽은 <트와일라잇>스러운 하찮은 소설로 인기를 얻는 거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시라는 게 아닙니다. (냉정하게 보면 솔직히 <보이후드>보다는 <트와일라잇> 같은 작품이 대부분이고, 재미없는 이유가 정말 작가가 글을 못 써서인 경우도 적지 않아서... 이건 웹소설 쪽만 이런 건 아닙니다.)

 내가 <보이후드>를 쓰고 있다고 해서 괴로워하거나 두려워하지는 마시라는 의미입니다.


 흥행은 단순히 작품이 재밌다 아니다만 놓고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적으로 여기가 박스오피스나 멜론이면 신인의 작품이라도 대형 회사들이 팍팍 밀어줄 수도 있습니다.(흥행 여부는 보장 못하지만 기회는 받는 겁니다.) 그런데 문피아는 그럴 일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독자라면 원래 좋아하던 작가나 순위권 작품 위주로 봅니다. 그러니 초보 작가가 경력자들보다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런 일로 너무 스트레스는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 11


 세 줄(?) 요약


 여러분이 글을 잘못 쓰고 있을 순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잘못된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기로 해요, 우리.


(단, 진짜 잘못된 글, 이를 테면 범죄를 옹호하는 소설을 쓰시는 분께는 반성을 요합니다...)



# Epilogue 1


 저는 글을 이런 식으로 쓰는 데 익숙합니다. 인터넷에서 흥하기에는 글렀습니다.

 Don‘t Try This at Home....



# Epilogue 2


 여기서 말하는 <보이후드>는 흥행과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쓴 작품을 말하는 거고, <트와일라잇>은 흥행을 우선 생각해서 만든 작품을 비유한 겁니다. 사실 진짜 영화나 드라마판처럼 프로가 아닌 작가가 모든 걸 해결하는 웹소설판에서는 완벽하게 <보이후드>에 가까운 작품도 없고, <트와일라잇>에 가까운 작품도 없습니다.

(실제로 <트와일라잇>도 흥행을 생각해서 만든 게 아니라 진짜로 작가가 자기 만족을 위해 쓴 작품입니다. 뭐야, 그럼 왜 비교를... 단지 트와일라잇이 웹소설로서 가장 전형적인 작품 중 하나라서 예시로 골라봤습니다.)


  아, 저는 ‘<트와일라잇> 볼래, <보이후드> 볼래’하면 <보이후드> 봅니다. 저 같은 독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힘 내라는 거예요.



# Epilogue 3


 재밌는 이야기 하나. 제가 <보이후드>를 ‘엄청 재미없지만, 엄청 대단한 영화’인 것처럼 썼는데... 다 맞습니다.


 우선, 저는 정말 재밌게 봤지만, <보이후드> 보고 나면 ‘이게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픽션이라고?’라고 놀라게 됩니다. 왜냐하면 ‘다큐멘터리 3일’보다 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라서... 실제로 컨셉이 ‘다큐멘터리 12년’입니다. (12년 동안 같은 배우들을 써서 촬영했습니다. 영화가 지루하다는 사람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엄청 높게 평가합니다.) 참고로 이거 보고 재밌었다고 느끼셨다면 당신은 이미 힙스터... 그보다는, 오타쿠....


 그리고 <보이후드>는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영화입니다. 메타크리틱metacritic이라고, 전문가들이 매긴 평점을 종합해서 평균까지 내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서 나온 평균 점수가 ‘100’입니다. 참고로 100점을 받은 다른 영화가 <대부>,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 등이고, <노예 12년>이 98점, <덩케르크>가 94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91점입니다. (<보이후드>의 경우, 50개의 평론 중에 41개가 100점을 줬습니다. 가장 낮은 점수가 75점.)


 하나 더. <보이후드>의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이런 식의 영화를 많이 만들긴 하는데, 그래도 보다보면 재밌는 영화들 많으니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가장 흥행한 영화가 잭 블랙 나오는 <스쿨 오브 락>이고, 가장 유명한 건 비포 3부작(<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입니다.



# Epilogue 4


 재밌는 이야기 둘. <트와일라잇>을 완전 엉망인 영화처럼 썼는데... 사실, 맞긴 합니다. 스토리는 허술, 주연 배우들 연기는 엉망(근데 후에 찍은 작품들에서 다들 연기력이 일취월장합니다. 결국 제작진이 안티.), 무엇보다 여주인공이 하는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차라리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더 잘 이해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원작 소설은 영화보다 더 처참한 작품성으로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트와일라잇>을 좋아한다는 걸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트와일라잇> 자체는 영화든 소설이든 작품성이 낮다고 평가 받지만 흥행에 대성공 했을 정도로 로맨스 판타지로서 매력은 갖추고 있는 작품이고, 무엇보다 웹소설로 시작해서 영화로도 대흥행한, 문피즌의 꿈과 희망이 되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잘 쓴 <트와일라잇>’은 얘기가 또 달라집니다. <트와일라잇>처럼 원본 스토리 자체는 작가가 자기 만족을 위해 썼는데, 작품화 과정에서 프로 작가들이 붙어서 내용을 뜯어 고치고 스토리의 약점을 다른 요소(구도, 배우의 연기력, 캐릭터의 미모, 영상 미학, 특수 효과 등)로 메우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꼭 ‘잘 쓴’ 작품으로 변신하는 건 아니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이런 식으로 제작해서 볼 만한 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잘 쓴 <트와일라잇>’의 실제 예시도 있습니다. 각본가로서 능력은 DDong에 가깝고 편집 실력도 정말 엉망이지만, SF 오타쿠 답게 기획과 설정에 능하고, 시각 효과와 음향 효과에 관한 한 업계 최고인 사람이 만든 작품입니다. 그 사람이 처음 작품을 만들었을 때 편집이 너무 엉망이라 편집 전문가 두 명이 붙어서 다시 만들었습니다. 네, 조지 루카스가 만든 <스타워즈> 시리즈입니다.

 <트와일라잇>도 잘 쓰면 <스타워즈>가 됩니다.

 (참고로, ‘그저 그런 <트와일라잇>’의 예는 <트와일라잇> 그 자체입니다.)



# Epilogue 5


 ‘어벤저스’ 시리즈나 ‘메이즈 러너’ 시리즈처럼 오락물로서 훨씬 매력이 있는 작품들에 비하면 <보이후드>, <문라이트>, <블레이드 러너> 같은 작품들은 스포트라이트도 적게 받고 관람객의 선택을 받을 기회도 더 적습니다.

 

 <보이후드>가 희대의 명작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 <문라이트>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것, <블레이드 러너>가 개봉 당시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살아남아 명작으로 추앙받고 후속편까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업계 관계자(동료 제작자들과 평론가들)와 매니아 팬들이 꾸준히 언급하고 평가하고 추천해준 덕분입니다.


 사실 웹소설이 다양해지고 판이 커지려면 이런 게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매니아층과 라이트한 독자층이 원하는 바가 다를 수 있고, 거기에 따라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바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구분 없이 오로지 조회수, 선작수 같은 걸로 줄세우기 하면 신인이 불리한 것은 물론이고 한 가지 기준의 흥행을 신경 쓰다보니 자유롭게 글을 쓸 수도 없는 환경입니다. 물론 문피아에 그런 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오히려 도움이 된다면 모를까... 그리고 원래 이 바닥이 다 그런 거기도 하고...


  드라마로 치면 의사들이 연애하고, 경찰들이 연애하고, 변호사가 연애하는 거에만 집중하면서 수술 좀 하고, 범인 좀 잡고, 재판 좀 들어간다고 그걸 보고 의학물, 수사물, 법정물이라고 우겨 놓고 싫으면 막장 드라마나 보라는 거나 똑같습니다. 그래놓고 ‘성공하고 싶으면 출생의 비밀이나 재벌가와의 로맨스를 집어 넣어’라고 말하는 격입니다. (아, 물론 현재 최고의 흥행 작가인 김은숙도 ‘국경 없는 의사회’란 작품을 각색해서 <태양의 후예> 를 만들 때 원작 작가에게 ‘로맨스 꼭 넣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작사도 김은숙 이름 보고 제작비 지원 들어간 거 보면 이 바닥이 원래...)


  tvN, OCN이나 JTBC 드라마들이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매니아를 양산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CJ E&M(tvN, OCN)은 <비밀의 숲>, <아르곤>, <38사기동대> 같이 대중성이 떨어져보이는 작품들을 밀고 나가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소재나 구성은 대중적으로 친숙하지만, 그 연출 방법이 전혀 다른 작품도 병행해서 흥행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 다  ‘미드’나 ‘아다치 미츠루’처럼 매니아들이 엄청나게 칭찬하고 끊임없이 화제에 올리던 작품들의 구성이나 정서를 기반으로 만든 겁니다. 애시당초 CJ E&M도 자신들이 수입해서 방영한 <C.S.I>와 같이 구성이 탄탄한 미드들이 매니아 층을 형성이 된 걸 보고 이들을 타깃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성공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밀어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당시 공중파라면 기획단계에서 생소하다고 까이는 작품들입니다.


 솔직히 문피아를 비롯한 웹소설판 자체도 서브 컬처 매니아 문화를 기반으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정작 웹소설 판에서는 양판소, 겜판소, 회귀 먼치킨물 아니면 할리퀸 로맨스(판타지 로맨스 포함)가 아니면 주목을 못 받는 상황을 탈피하기는커녕 사실상 부추기고 있습니다. 소위 ‘개념작’은 물론  ‘개념 평론’ 같은 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짜야 웹툰처럼 양질의 작품이 나오고 크로스오버도 활발히 할 텐데, 문피아 입장에서는 그게 당장 이익이 될 일도 없고, 고무림 때부터 문피아에 대해 들어온 바가 있어서 저도 문피아의 변화 여부에는 회의적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는 노릇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면 무모하게 계란만 던지거나 지레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뭐라도 던져야(살림살이는 빼고...) 바위가 깨질 기미가 보일 테니까요.


 공모전 끝나면 일단 지금 쓰는 작품들은 최대한 빨리 완결시키고 다른 분들 작품 보면서 ‘되지도 않는 평가질’이나 하고 다닐까 생각중입니다. 문피아가 그런 글은 싫어하니 지울 수도 있지만...



# 진짜 에필로그


 정작 작품은 안 쓰고 이 글 쓴다고 새벽까지 안 자고 있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지만 오늘 또 휴재할 명분을 얻은 것 같습니다. 비록 못난 작품이지만 제 글을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께는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진짜 에필로그 2


 저는 웹소설이라는 건 처음 써보는 사람이고, 뭐 대단하거나 유명하거나 잘 나가는 사람도 아닌 그냥 일반인오타쿠입니다.


  제 작품이 뛰어나서 이런 글을 쓴 게 아니라 저와 비슷한 고민 많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나름대로 제가 고민한 부분을 담아서 써 봤습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Lv.19 무라딘.
    작성일
    18.04.23 04:28
    No. 1

    참 좋은 글이네요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0:57
    No. 2

    칭찬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Binary
    작성일
    18.04.23 06:41
    No. 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0:58
    No. 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이온
    작성일
    18.04.23 07:04
    No. 5

    한 편의 논평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정말 성의 가득한 글이네요. 저 역시 작성자님과 의견이 같습니다. 작품성과 대중성. 글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두마리 토끼를 잡길 원합니다만 대부분의 우리는 천재가 아니기에 한마리를 잡기에도 벅차죠. 요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겠지요. 정말 잘 보고 갑니다.

    덧. 작성자님의 팝 컬쳐에 대한 폭넓은 애정이 돋보이는군요.

    찬성: 5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1:00
    No. 6

    감사합니다. 그저 논평을 따라해보는 수준이었습니다.

    둘 다 잡기가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 둘 중 하나만 하기엔 우리는 너무 욕심쟁이죠. 사실 창작자가 욕심쟁이여야 하는 것도 맞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23 07:52
    No. 7

    신고된 글이라 볼 수 없습니다.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1:22
    No. 8

    네, 맞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에 핑계 대는 사람은 꼴불견이죠. 그러면 불평하지 말고 보여주면 되니까요. 마치 술자리에서 거나하게 취해서 "내가 왕년에는 xxx와 같은 수준이었는데, 내가 oo했으면 xxx는 내 발 끝에도 못 미쳤을 놈이야."라고 말하는 사람과 같은 거죠.

    하지만, 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긴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하는 사람과 돈을 벌기 위해 작업하는 사람이 분리되어 있으면 괜찮죠. 그게 대필일 수도 있고, 헐리우드식 제작 시스템과 같은 공동 창작일 수도 있는데, 어떤 방식이든 원작자가 콘텐츠를 만들면 그걸 요리조리 다듬어고 변형시켜서 만드는 사람이 또 따로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웹소설이 그런 방식이기는 어렵죠. 비단 웹소설 만이 아니라 창작자가 모든 걸 해내야 하는 상황이 생소한 건 아니죠. 그러면 갈팡질팡, 특히 아마추어나 초보자들은 더 흔들리기 쉽죠. 프로의 세계에 와도 PPL이라든지 자기의 작품에 뜬금 없는 요소가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본인이 처음(심하면 바로 직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다른 방향으로 쓰고 있는 경우가 생기죠. 심각한 분위기와 맞지 않는 유머 코드를 쓴다든가, 필요없는 '게임 시스템'이나 '환생'을 부가적으로 도입한다든가. 갑자기 캐릭터가 공기화되는 건 아예 흔한 일이고요.

    이런 경우에 '아, 내가 xxx 했으면 좋을 걸', '내가 ooo 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왔을 텐데'하는 변명이 단순히 현실 도피나 책임 회피의 요소만 있는 건 아니에요. 실제로 작문 강사들이나 전문가들이 초보자들 글 보고 어색한 부분 찾아서 '아, 이런이런 부분은 저런저런 이유 때문에 하신 건가요?' 하고 단번에 알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죠. (물론 실제로는 그 이유를 알아도 '이런이런 부분은 뭐 때문에 쓰신 거죠?'라고 물어보는 게 대부분이긴 합니다.) 오히려 자기가 뭐 때문에 잘못 쓰고 있다는 걸 알면 다음 작품에는 그 잘못을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진짜 최악은 변명을 해놓고 같은 잘못을 또 하는 거죠.

    그 놈의 '자본주의' 때문에 자기가 만든 원안이 망가지는 걸 지켜봐야 하는 건 프로에 오면 더 흔한 일이죠. 그런데 여기서는 돈 안 되는 글 썼다고 퇴출시키거나 집에서 아이들이 손가락 빨면서 지켜보는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으니 그런 점에서 벗어나서 글을 쓰시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 글을 쓴 애초의 목적도 그거니까요. 내가 인기가 있는 글을 쓰든, 나만의 글을 쓰든, 목표를 확실히 정해서 될 때까지 도전해보는 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23 21:45
    No. 9

    신고된 글이라 볼 수 없습니다.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2:06
    No. 10

    본인의 원래 수준이 지금보다 높다고 말하는 거 자체가 다른 작가들의 수준이 자기보다 낮다고 깎아내리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를 붙일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작가들도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자기가 쓰고 싶은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겠죠. 전업작가들 중에는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를 아마추어보다 더 많이 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리고 그게 이해가 되는 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충분히 벌어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팔리는 작가들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인지라... 작품을 보는 입장에서는 결과물만 보면 끝이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다 생각해야 하거든요. 진짜 자존심 꺾고 표절이니, 아류니 하는 핀잔까지 들어가며 따라가야 할 때도 많죠. 그것도 다 '실력 부족'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실력이 부족하지 않은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라서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23 23:12
    No. 11

    신고된 글이라 볼 수 없습니다.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3:32
    No. 12

    알고 있습니다, 적의는 없으시다는 것을. 그러니까 이렇게 얘기가 오가는 것도 당연하고요. 다만, ch3139님께서 '그런 작가'들을 너무 몰아붙이시는 것 같아 저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 끝내겠습니다.

    독자도 그렇지만 작가가 양가적 감정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돈이나 명예를 위해 글을 쓰든, 자기 만족을 위해 글을 쓰든 한 쪽 생각만 갖고 글을 쓰게 되는 경우는 힘듭니다. 더구나 아마추어라면 자기 실력과 상관 없이 당연히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싶을 겁니다. 그러니 자기 생각대로 안 되는 걸 깨닫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겁니다. 판판이 깨져서 경험이 쌓이거나 선생님한테 주구장창 배워야 둘 중 하나에 집중해서 글을 쓰는 '글쟁이'가 됩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을 위선적이거나 허풍쟁이라고만 생각하지는 말아주시길.

    (참고로 돈 부족한 작가들은 많습니다. 더 '절실한 작가들'이 어떤 부분의 절실함을 이야기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그 돈 때문에, 판매부수 때문에, 시청률 때문에, 제작자나 윗선의 입김 때문에 억지 설정 넣어야 하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그건 누가 더 절실하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절실하게 느끼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 시간 핑계는 매일매일 글을 써야하는 상황이라면 댈 수 밖에 없는 거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3:35
    No. 13

    하여튼 저도 이걸로 끝내겠습니다. 저 때문에 시간 많이 쓰셨을 것 같은데, 기분 푸시고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그냥가보자
    작성일
    18.04.23 07:56
    No. 14

    왕 말 이쁜게 하시네요.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1:22
    No. 15

    고맙습니다. 평소에는 말 이쁘게 못하는데 여기에 있으니 조심하게 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추월(追越)
    작성일
    18.04.23 19:46
    No. 16

    참 좋은 글이네요. 가슴 깊이 공감되는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23 21:22
    No. 17

    아유,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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