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작가님들을 위한 여행입니다.
과거로의 여행, 그걸 회귀라 표현하든, 환생이라고 표현하든, 혹은 말그대로 타임머신을 통한 여행이든,
과거로 간다는 것은 현재 장르소설계에서도 상당히 핵심적 포지션을 차지하는 소장르입니다.
그렇게 인기가 많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인생 역전이 쉽기 때문이겠죠.
미래에는 패배자였던 한 인간이 다시 성공한 승리자가 될 기회를 단지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만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부여 받을 수 있기에 장르소설의 소재로 각광을 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과거로의 여행은 소재나 시간 설정 등에 세세한 차이점들이 존재합니다.
일단 헌터물, 혹은 던전물, 세상이 망해가는 시기이기에 과거의 세세한 설정들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아무개인 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세상이 망해간다는데,
아예 과거의 시간대를 지금- 즉 독자들이 읽고 있는 현 시점보다 - 더 멀리 미래로 보내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2050년에서 2020년으로 간다고 하면 독자들이 태클 걸 일은 훨씬 줄어들겠죠.
왜? 독자들은 아직 2020년을 안 살아봤으니까 말이죠.
문제는 미래에서 혹은 현재의 시간대에서 과거, 1980년대, 또는 이 장르의 황금 시간대인 1990년 후반으로 보내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이 소장르는 재벌물, 벤처물, 인생성공물 등인 경우가 많죠.
아, 연예물도 빼놓을 수는 없겠죠.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지간히 역사에 밝지 않으면 태클 걸기 어려운, (그래서 반대로 어지간한 일반인들의 지식으로도 태클이 걸리는 대체 역사 소설은 절대로 쓰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고려, 조선 시대와는 달리,
이 1980-1990년대는 실제로 그 시절을 겪어봤거나 많은 자료 등을 통해서 문제가 될 부분들을 실제 알고 있는 독자분들이 무지 많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지적하고 싶은 게 뭔지 짐작이 가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네, 자료 조사 좀 하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해당 직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쓰기 어려운 정도의 직업물 정도의 세밀한 자료 조사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과거의 시간대를 바탕으로 글을 쓰려면, 그 시간대에 대충 이런 일이 있었구나, 내가 재료로 쓸 이런 일은 가능했던가? 정도의 간단한 사전조사는 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주장입니다.
(인터넷의 시대니, 그리 어렵지도 않죠.)
그래서 몇 년도에 주인공이 무슨 대 무슨 학과 미달 사태로 입학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시대에 그런 미달 사태는 없었더라든지,
주인공이 로또에 당첨됐는데, 그 시절에 로또는 아직 없었더라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기본 사실관계도 안맞는 글은 좀 심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뭐, 여기에 전가의 보도인 다른 차원의 지구,,,운운도 있겠지만 헌터물이나 sf 물도 아닌데, 이런 장르에서 이걸 들이미는 건 조금 비겁한 변명일 테고요.
네, 결론을 내자면,
과거로의 여행, 참 좋은 소재입니다. 독자들이 몰입하기도 쉽고, 작가가 일단 시작하기에도 좋고,
하지만 최소한의 사전 조사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몰입감이 깨지기도 쉬운 장르란 점을 작가분들이 외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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