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눈 오니까 황당한 일이 많네요.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
18.12.08 10:43
조회
433

1.


제가 사는 지역이 어제 첫 눈이 내렸는데

오늘 일어나보니 눈이 약간 쌓였더라구요.

(많이 쌓인 건 아니지만 대부분 눈이 얼어 있어서 이동 중에 불편했던.)


어디 갈 일이 있어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9시까지 도착해야 되는 약속...)

8시에 오는 차를 타고 가는 도중이었는데 

얼마 가지도 못하고 바로 정체상황이 발생하더군요.

차량들이 앞에 정체하니까 처음엔 저를 포함한 승객 전원과 버스기사분이 

앞에서 사고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2차선 도로인데

다른 버스 한 대가 엔진 고장인지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인지

차선을 막고 있더군요.

가로막는 상태가 주변엔 불법 주차 차량들이 있었고

한 차선을 가로막았다고 표현하기엔... 

사실상 차선을 넘어서 2차선을 다 막고 있는 상황.

(이것도 어찌 보면 사고는 사고겠죠.)


5분 경과... 10분 경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분명 8시에 차를 탔는데 휴대폰 시계를 보니

8시 20분이 넘어가고 있네요...?


승객분들 다들 짜증이 올라가는 중이었고,

그 와중에 버스 기사분은 앞으로 나갔다 와서 

상황을 보고 온다던지 하는 게 아니라

천하태평하게~ 응, 나는 안 바쁘니까~ 하는 식으로 그냥 부동자세고...

보다 못해서 제일 앞에 노약좌석에 앉아 계셨던

어르신 한 분이

“거, 문 좀 열어보소. 앞에 갔다올테니까 좀 이따 태워주쇼.”

하니까 버스 기사분이 앞 문을 열어주시더군요.

그 길로 막힌 도로쪽으로 걸어가셔서 교통정리(?)를 대신 해주시고는

다른 차선으로 우회해서 버스가 나아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시더군요.


승객분들의 투덜거림은 누그러졌고, 

버스는 무사히 빠져나왔으며

당당하게 들어와서 자리에 앉으신 해결사 어르신... ㄷㄷ...


승객분들, 말은 없어도 분명 그 어르신 분에게 감사함을 느꼈을 겁니다.

교통 경찰도 해결하지 않은 일을 대신 해결해주셨으니...

게다가 다른 분들도 쉽게 나서지 않은 일을 대신 나서주셨으니...

(이런 궃은 날에 교통 경찰은 어디서 꿀 빨고 있는 것인지...)

(저는 제일 뒷자석에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어서 죄송스럽네요 ㅜㅜ)


그 분 덕분에 약속 장소에 무사히 늦지 않았어서

뭐랄까... 그 어르신이 마블에 나오는 슈퍼히어로보다 더 존경스럽고

고귀하신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와닿았습니다...


보통 우리는 수많은 매체에서 ‘히어로’ 들을 보곤 합니다만...

진정 세상에 필요한 ‘히어로’는 바로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히어로의 희생정신에도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대한민국 현실이 참 씁쓸하긴 합니다.)



2.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약속 장소에 거의 다다랐습니다.

마침 앞에 있는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지길래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옆에 96가? 마?에 36XX? 빨간 마티즈처럼 생긴 차량이

멈춰있었다가 횡단보도 신호등을 분명 봤음에도 

입을 쩍- 벌리면서 2단 기어 넣은 듯한 속도로 천천히 다가오더군요.

(신호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목적이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차량이 신호 무시하고 지나가려기에 

괘씸해서 ’이걸 그냥 지나칠까, 보내줄까?‘

아니면 그 차량에 다가가서 유리창을 툭툭 건드리며

‘아니, 사람 지나가는 거 안 보여요? 뭐하는 짓이죠?’

라고 따질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냥 보내줬습니다.

지나가면서까지도 자신이 신호 위반한 건 일말의 양심에 가책이라도 느꼈는지 벌린 입이 닫혀지진 않더군요. 


저는 장롱면허긴 합니다만...

운전면허 따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제발 좀 신호 지키고 운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면 바쁜대로 피곤해도 좀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던가...

또, 차량 운전할 때 항상 ‘보행자 우선’이라고 배우지 않던가요...?




참 불편하고 부조리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계시는 여러분, 힘내십시오!



에필로그.


차선 가로 막은 그 버스. 제가 그 길목 지나간 이후에도

무려 30분 동안 막아섰나봅니다. 

우연히 시간대만 다르고 같은 번호 버스 타신 지인분께서 

제보한 말을 들었을 때가 9시가 넘었던...

이 정도면 국가대표급 막자...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4447 뭐지 이젠 공지도 구라로 하나? +3 Lv.34 트수 24.04.16 243
254446 무협은 죽었다 제목찾습니다 Lv.94 일단한대 24.04.16 67
254445 이벤트 당첨됬는더. +4 Lv.80 아랫분 24.04.15 104
254444 멀티프로필같은 소리 하고있네 Lv.34 트수 24.04.15 196
254443 알림 표시 에러난거 좀 고쳐주세요 +1 Lv.99 산속다람쥐 24.04.15 78
254442 소설 제목 아시는분? +3 Lv.76 天上飛 24.04.15 159
254441 벌써 주말이 끝났네요. 공모전 전까지 조용할듯 Lv.18 치맥세잔 24.04.14 117
254440 제목을 찾습니다...ㅜㅜ +2 Lv.53 가다마 24.04.14 78
254439 옛날에 본 현판인데 제목이 뭘까요 ㅜ +4 Lv.35 그리곤 24.04.13 110
254438 소설 맞추기 퀴즈 +4 Lv.76 mw***** 24.04.13 83
254437 동방 동대륙 등등 이런 단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7 Lv.66 ck***** 24.04.13 126
254436 와 얼탱이 없네.. +2 Lv.75 파귀극마 24.04.13 175
254435 이만두작가 정도되면 탑급아닌가요? +11 Lv.18 치맥세잔 24.04.13 205
254434 추천글 못지우게 하면 좋겠다 +12 Lv.34 트수 24.04.12 153
254433 오 이블라인 복귀 예고.. +5 Lv.63 아오십 24.04.11 175
254432 내가 쓴 댓글이 왜 삭제 버튼이 사라지고 안 보이죠? +3 Lv.42 유유천천 24.04.11 85
254431 느림 현상 뭔가요? +2 Lv.82 삶의망각 24.04.11 83
254430 볼만한 글이 없는 가장 큰 이유 +9 Lv.66 ck***** 24.04.10 229
254429 도동파 작가님 작품 추천 좀 해주실분 +5 Lv.32 뚤기 24.04.10 110
254428 강자에 대한 믿음과 지지 +1 Lv.99 만리독행 24.04.10 80
254427 나도 밑에분처럼 +2 Lv.99 루나갈매기 24.04.10 112
254426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4 Lv.46 불편충 24.04.09 154
254425 내 눈이 잘못된건가..? 문피아에 무협이 없네 +8 Lv.18 치맥세잔 24.04.09 208
254424 연예계 회귀물에 복수 설정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5 Personacon 맨닢 24.04.08 140
254423 볼거 없는데 더 없을듯 +1 Lv.84 샤옹 24.04.08 85
254422 신작탭이 있으면 좋을텐데 +1 Lv.20 푸켓 24.04.08 62
254421 문피아 최대 단점 +4 Lv.39 ajgksk 24.04.08 148
254420 문피아 +5 Lv.96 Asyih309.. 24.04.08 114
254419 탑매 +3 Lv.94 dlfrrl 24.04.07 127
254418 예전 문피아 +7 Lv.34 트수 24.04.07 15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