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80년대 초반, 제가 국민학교 4학년 시절에 우리 학교에도 보이스카웃 걸스카웃이 있었습니다. 보이스카웃 대원들은 자기들만의 유니폼을 입었죠. 이런 유니폼만 봐도 돈이 드는 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고, 저희 집도 부자는 아니라서 저는 보이스카웃이 되겠다거나 하는 엄두도 내지 못했죠. 그리고 이 알 수 없는 조직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목적으로 모인 조직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그들이 교통 통제를 한다든가 뭔가 행사에 앞장서는 것은 봤지만, 본래의 활동이나 목적은 여전히 알 수가 없었죠. 지금까지도 이 조직은 제게는 알 수 없는 조직입니다. ^ ^
중학생이 되자 잼버리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건 또 무엇일까 궁금했죠.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대원들이 모이는 대회인 것 같았습니다. 규모는 전국규모인 듯했습니다. 방학 어느 날 어디에 모여서 뭔가를 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대원이 아닌 저는 아무 상관이 없는 행사였습니다. 다만 단어만 머리에 남았죠. 이걸 잼버리라고 불러야 하는지, 잼보리라고 불러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ㅎㅎㅎ
그 뒤에 미국영화나 미국드라마에서 소년소녀들을 모아서 야외 활동을 하거나 단체 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라는 학문의 장에서 떠나서 야외 활동을 하면서 뭔가를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소년소녀들은 단결심을 배우게 되고, 협동하는 것도 알게 되겠죠. 누군가는 잘난 척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봉사심을 발휘할 것입니다. 어린이가 쉽게 접하기 힘든 경험이므로 장차 어른이 되었을 때 뭔가 도움이 되지 싶더라고요.
저는 비관적인 면을 먼저 보는 사람이라서 대형 행사를 할 때만 되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이걸 잘 치를 수 있을까? 예를 들어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라면, ’눈도 잘 안 오는 나라인데 이걸 잘 치를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걱정부터 하게 된단 말입니다. 또 온갖 안전문제와 숙식문제에 대해서도 조바심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반응양식은 아마도 제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듯합니다.
제가 하는 기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행사는 큰 문제 없이 잘 치러졌습니다. 역시 쓸데 없는 걱정만 했던 것이죠. 대형 행사를 주관하는 누군가가 열심히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만 보면 좋아 보이지만, 실제의 과정에는 아마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험 요소가 있었을 겁니다.
여름이면 벌어지는 행사 가운데에는 국토종주 행사가 있습니다. 왜 다들 사서 고생을 하는 건지는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행사를 봄이나 가을에 한다면 저도 걱정을 안 할 텐데, 하필이면 여름 무더운 시간에 한단 말이죠... 모험이다, 도전하자... 이런 마음으로 국토종주 행사에 참여하는 거라면, 한편으로는 그 도전정신이 좋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역시 안전문제가 걱정됩니다. 실제로 열사병 등으로 쓰러진 참가자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국토종주 행사는 안 좋아합니다....
요즘 무더운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로 1주일 정도는 더 계속될 것이고, 열대야가 사라진 뒤에도 한낮에는 뜨거운 태양과 높은 기온이 우리를 괴롭힐 겁니다. 밖에서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든 판국인데, 지금 무슨 야외 행사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이런 더위에 밖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을 저는 감탄합니다....
다른 얘기는 더 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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