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씨받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죠. 그 뒤로 도올선생이 쓴 글에서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영화이고 어떤 스토리인가 관심이 생겼지요. 1995년 경에 시나리오를 써 보겠다고 한국영화와 시나리오를 빌려 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보았는데, 재미가 영 없어서 졸기만 하다가 말았습니다. 적당히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영화의 소재가 될 만합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중국소설 번역된 것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학사신공 이후로 재미난 소설들이 참 많이 번역되어 ‘행복합니다.’ 선협소설도 재미있지만, 언정소설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언정소설은, 제 추측으로는, 로맨스소설이라든가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 정도로 이해해야 할 듯합니다. 천월소설도 있는데, 이것은 회귀/빙의/환생에 해당하는 소설인 듯합니다. 언정+천월인 소설도 여럿 있습니다.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에는 처와 첩 이야기가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습니다. 우리네 인생을 소설로 쓴다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야기가 빠질 수 없고, 남자의 경우는 군대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성의 삶에서 처와 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됩니다.
처와 첩은 가질 수 있는 지위와 권력에 차이가 있고, 수시로 투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어느 언정소설을 봐도 처와 첩이 다투는 부분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투쟁은 당연히 음모와 계략이 등장하고, 시원한 사이다 같은 싸움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투쟁 과정에서 유탄을 맞고 전사하는 하녀와 시종, 처의 자녀와 첩의 자녀가 등장하지요. 생명과 재산을 걸고 투쟁을 해야 하다가 겪는 비극인데, 이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저는 언정소설도 무척 재미있게 읽습니다. 그 중에서 [천산기]에는 주인공 사막여(여성)가 첩을 4명 들여서 서자와 서녀를 낳게 하고, 사막여 자신과 남편에게 효도하는 자녀로 기르는 이야기가 제일 통쾌했습니다. ^ ^ 이 아이들의 엉뚱함을 글로 잘 표현해서 가끔 복습을 할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기들의 귀여움을 느끼는 데에는 유투브 동영상이 제일 좋을 듯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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