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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 래몽래인
작성
23.05.29 12:32
조회
86

공모전을 통해 처음 문피아 입성해 본 늙은 신인입니다.


멀쩡한 직장 생활 사표 내고 만화판에 뛰어 든 게 지난 세기말입니다.
죽을 고생 끝에 하승남 화실에서 첫 작품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 별로 없으시겠지만 그게 하승남의 ‘골통’시리즈였는데 

제가 처음 쓴 작품은 ‘골통 도박왕’이란 제목이었습니다.
짧게 도입부 한 번 보실래요?
~~~~~~~~~~~~~~~~~~~~~~~~~~~~~~~
도박왕-dibdib82.jpg


꼴통 도박왕


 

# 숲 속의 초옥


 

울창한 산을 원경으로 잡고 

-- 신시( 申時)예요 신시!


계곡 사이 흐르는 계곡 물을 배경으로 

-- 어허! 유시라니까 그러네!


숲 속 나무 사이로 보이는 조그만 초옥 배경으로 

-- 아니라구요! 얄짤 없는 신시예요!

초옥 창틀로 앵글 들어가면서 

-- 이놈아! 유시라면 유시인줄 알아!!!

(초옥 안쪽 나무 침상에 노인 누워있고 / 그 앞에 유세옥이 나무의자 놓고 앉아 있다)
(유세옥 : 애꾸다. 한쪽 눈은 해적 안대를 매고 있다. 이 안대를 벗으면 천안통을 발휘한다)

 

사부   : (침상에 반쯤 누워 상체 세우고 벽에다 검정숮으로 무엇인가를 파파팍 계산한다) 베러머글 놈아.!!

       : (벽에 낙서처럼 써내려 가면서) 내 사주와 팔자를 놓고 천문과 팔괘를 짚은후 

       : (벽의 아래쪽까지 써내려 간다) 역술과 관상, 수상에 족상까지 더해봐도!!!!
       : (필기구로 사용하던 숮을 던지며 침상에 큰대 자로 나자빠지면서 / 고함) 내가 죽을 시간은 유시란 말이다!!!

 

유세옥 : (느긋하게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사부님이 숫총각이라는 뻥은 믿어 줄 수 있어도 유시에 죽는다는건 못믿겠수다.

사부   : (숨이 헐떡헐떡 넘어가면서) 이... 이놈! 사부가 죽어가는 이 순간까지도 도박의 묘리를 깨우치지 못했단 말이냐? 

        :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콜록콜록!!! 이놈시키! 내가 만약 네 말대로 신시에 죽는다면 내 손을 장을 지지마!

 

유세옥 : (한쪽 다리 벅벅 긁으면서) 쳇! 죽은 사람 손에 장을 지져 뭘해? 그런거 말고 좀 맛깔난 조건 없수?

사부   : 이런 영악한 놈!  끝까지 뭔가를 벗겨 먹으려 든다만.... 명심해라! 

       :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제고 너의 그 영악한 잔머리 때문에 호되게 당할 날이 올 것이다!

 

유세옥 : 내 머리 좋다구 질투하는거유?

사부   : (벌떡 상체 세우고 유세옥의 멱살을 잡는다) 좋다! 만약 내가 네놈 말처럼 신시에 죽는다면 나를 발가벗겨 강에 던져도 좋다!

       : (멱살 놓고 털썩 쓰러지면서) 하지만.... 네놈이 질 때에는....

 

유세옥 : 사부가 유시까지 버틴다면 황제 같은 무덤에다 100명의 시녀를 순장 시켜 드리지.  이만하면 조건의 저울추가 적당하지 않수?

사부   : 조... 좋다!!!


사부는 풍에서 모래시계를 꺼내 <쾅> 하고 침상의 한쪽에 놓는다.


사부   : (모래시계 cu) 이놈! 내 죽어도 유시까지 살리라! 유시까지 살아서 네놈이 땅을 치고 한탄하는 꼴을 보고 나서야 눈을 감을게다.

유세옥 : .....사부! (씨익 한번 웃는다)
           : (안대를 스윽 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유세옥의 안대 벗은 눈에서 섬광이 폭사된다.
 

유세옥      : (사부의 몸 배꼽 주위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면서) 사부 몸 속에 피어난 검은 기운이
           : (손가락을 사부의 배꼽에서 심장쪽으로 옮기면서) 벌써 심장으로 치닫고 있는걸?

 

사부   : (가슴을 두손으로 콱 잡으면서) 크헉!!!

유세옥 : (안대를 눈 위에다 올리고) 거 봐! 그러니 숨도 막히고 말도 제대로 안나올게요.

 

사부   : (놀란 눈으로) 너... 너... 그게 보인다는 소리냐???

유세옥 : 어라? 이젠 검은 기운이 가슴도 지나서 목으로 올라오고 있는걸요?

 

사부 <컥!> 피를 한줌 토해낸다


유세옥   : (안대를 스윽 내려서 눈을 가린다) 쯧쯧. 텃어. 텃어....!

          : 사부! 미안하지만 마지막 도박도 사부가 진거 같수.

 

사부 : (가슴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 내심) -- 끄으끄으... 사... 사실이었구나!!! 서.. 설마 했는데 이놈이 이루어낼줄이야....

유세옥 : (물끄러미 사부 내려다보면서) 평생동안 도박이라는 도박은 다 졌다는 사부님이 막판에 한번 또 진 걸 가지구 눈물까지 보이는게유?

 

사부   : (조금씩 움직이는 사부의 손 cu / 내심) -- 특이한 잠력을 발견하고 네놈을 키워온지 어언 20여년....

유세옥 : 10초 남았수.

 

사부   : (세옥의 손을 잡는다. / 내심) -- 세옥이 이놈아! 내 일생 최후, 최대의 도박은....

유세옥 : (담담하게) 5초 남았수.

사부   : (눈을 번쩍 뜨고 세옥을 노려보면서 / 내심) 네놈을 통해 이길 수 있게 되었다!!!

 

유세옥 : (담담하게) 3초 남았....


사부 고개 <털썩> 떨구며  눈 뜬 채로 죽는다


유세옥  : (죽은 사부가 보는 시점에서 / 고개 갸웃) 엥.....?
         : (갸웃갸웃) 흐음... 이상하네.. 2초가 틀렸잖아?

 

유세옥  : (사부의 시점 / 눈을 감겨주기 위해 다가오는 유세옥의 손) 눈을 뜨고 있다해도 이미 죽었으니 2초 틀린 것 가지고 시비 걸진 마슈.
스윽--- 눈을 가림과 동시에 어두운 장막 한 컷.

 

-- 장막 위로 타이틀 < 꼴 통   도   박   왕 > 뜨고....

 

........1권 도입부 중에서


 

~~~~~~~~~~~~~~~~~~~~~~~~~~~~~~~~~~~~~~~~~~
당시 만화방, 흔히 일판만화라고 부르던 것입니다.
보통 10권 이상, 길게는 30권 정도로 한 편이 되었습니다.

일판 만화를 하면서 만화스토리에 대한 공부를 한 셈입니다.
그때는 이야기를 쌓아가는 구조라 요즘의 웹툰이나 웹소설과는 좀 다르죠.
대신 이야기를 끝까지 힘있게 끌고 가는 건 당시에 익힌 게 큰 셈입니다.

각설,

지금 공모전 중인 무협물입니다.
낙장불입- 눈 떠 보니 무림

한 작품 더 하고 있어요. 
근미래 좀비물입니다.
5월22일 인류 멸망이 날

초짜다 보니 유입이 바닥이고요...... 털썩!
쌓아가는 스타일이다 보니 초반에 포기하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먼산 훌쩍!

선호작 추천 해주시면 감사~
공모전이야 바닥권이겠지만 끝까지 달려 볼랍니다.

여기도 옛 글 꾸준히 올릴게요~

래몽래인 총총



Comment ' 4

  • 작성자
    Lv.71 천극V
    작성일
    23.05.29 14:09
    No. 1

    조회수가 저렇다는 건 거의 제목탓이죠. 여기는 제목빨이 한 80%는 되는듯.
    일단 문피아는 노출되는게 제목만 노출됩니다. 그래서 제목에서 흥미를 느끼게 만들어야하죠. 제목에서 이게 어떤 소설이다라는 걸 알려줘야한다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래몽래인
    작성일
    23.05.29 15:28
    No. 2

    감사합니다. 제목 정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좋은 제목 좀 추천해 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백수마적
    작성일
    23.05.30 01:07
    No. 3

    와 하승남 작가님 사자의 검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래몽래인
    작성일
    23.05.30 09:22
    No. 4

    재미있었죠.^^ 골통시리즈엔 제 지분도 꽤 된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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