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을 통해 처음 문피아 입성해 본 늙은 신인입니다.
꼴통 도박왕
# 숲 속의 초옥
울창한 산을 원경으로 잡고
-- 신시( 申時)예요 신시!
계곡 사이 흐르는 계곡 물을 배경으로
-- 어허! 유시라니까 그러네!
숲 속 나무 사이로 보이는 조그만 초옥 배경으로
-- 아니라구요! 얄짤 없는 신시예요!
초옥 창틀로 앵글 들어가면서
-- 이놈아! 유시라면 유시인줄 알아!!!
(초옥 안쪽 나무 침상에 노인 누워있고 / 그 앞에 유세옥이 나무의자 놓고 앉아 있다)
(유세옥 : 애꾸다. 한쪽 눈은 해적 안대를 매고 있다. 이 안대를 벗으면 천안통을 발휘한다)
사부 : (침상에 반쯤 누워 상체 세우고 벽에다 검정숮으로 무엇인가를 파파팍 계산한다) 베러머글 놈아.!!
: (벽에 낙서처럼 써내려 가면서) 내 사주와 팔자를 놓고 천문과 팔괘를 짚은후
: (벽의 아래쪽까지 써내려 간다) 역술과 관상, 수상에 족상까지 더해봐도!!!!
: (필기구로 사용하던 숮을 던지며 침상에 큰대 자로 나자빠지면서 / 고함) 내가 죽을 시간은 유시란 말이다!!!
유세옥 : (느긋하게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사부님이 숫총각이라는 뻥은 믿어 줄 수 있어도 유시에 죽는다는건 못믿겠수다.
사부 : (숨이 헐떡헐떡 넘어가면서) 이... 이놈! 사부가 죽어가는 이 순간까지도 도박의 묘리를 깨우치지 못했단 말이냐?
: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콜록콜록!!! 이놈시키! 내가 만약 네 말대로 신시에 죽는다면 내 손을 장을 지지마!
유세옥 : (한쪽 다리 벅벅 긁으면서) 쳇! 죽은 사람 손에 장을 지져 뭘해? 그런거 말고 좀 맛깔난 조건 없수?
사부 : 이런 영악한 놈! 끝까지 뭔가를 벗겨 먹으려 든다만.... 명심해라!
: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제고 너의 그 영악한 잔머리 때문에 호되게 당할 날이 올 것이다!
유세옥 : 내 머리 좋다구 질투하는거유?
사부 : (벌떡 상체 세우고 유세옥의 멱살을 잡는다) 좋다! 만약 내가 네놈 말처럼 신시에 죽는다면 나를 발가벗겨 강에 던져도 좋다!
: (멱살 놓고 털썩 쓰러지면서) 하지만.... 네놈이 질 때에는....
유세옥 : 사부가 유시까지 버틴다면 황제 같은 무덤에다 100명의 시녀를 순장 시켜 드리지. 이만하면 조건의 저울추가 적당하지 않수?
사부 : 조... 좋다!!!
사부는 풍에서 모래시계를 꺼내 <쾅> 하고 침상의 한쪽에 놓는다.
사부 : (모래시계 cu) 이놈! 내 죽어도 유시까지 살리라! 유시까지 살아서 네놈이 땅을 치고 한탄하는 꼴을 보고 나서야 눈을 감을게다.
유세옥 : .....사부! (씨익 한번 웃는다)
: (안대를 스윽 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유세옥의 안대 벗은 눈에서 섬광이 폭사된다.
유세옥 : (사부의 몸 배꼽 주위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면서) 사부 몸 속에 피어난 검은 기운이
: (손가락을 사부의 배꼽에서 심장쪽으로 옮기면서) 벌써 심장으로 치닫고 있는걸?
사부 : (가슴을 두손으로 콱 잡으면서) 크헉!!!
유세옥 : (안대를 눈 위에다 올리고) 거 봐! 그러니 숨도 막히고 말도 제대로 안나올게요.
사부 : (놀란 눈으로) 너... 너... 그게 보인다는 소리냐???
유세옥 : 어라? 이젠 검은 기운이 가슴도 지나서 목으로 올라오고 있는걸요?
사부 <컥!> 피를 한줌 토해낸다
유세옥 : (안대를 스윽 내려서 눈을 가린다) 쯧쯧. 텃어. 텃어....!
: 사부! 미안하지만 마지막 도박도 사부가 진거 같수.
사부 : (가슴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 내심) -- 끄으끄으... 사... 사실이었구나!!! 서.. 설마 했는데 이놈이 이루어낼줄이야....
유세옥 : (물끄러미 사부 내려다보면서) 평생동안 도박이라는 도박은 다 졌다는 사부님이 막판에 한번 또 진 걸 가지구 눈물까지 보이는게유?
사부 : (조금씩 움직이는 사부의 손 cu / 내심) -- 특이한 잠력을 발견하고 네놈을 키워온지 어언 20여년....
유세옥 : 10초 남았수.
사부 : (세옥의 손을 잡는다. / 내심) -- 세옥이 이놈아! 내 일생 최후, 최대의 도박은....
유세옥 : (담담하게) 5초 남았수.
사부 : (눈을 번쩍 뜨고 세옥을 노려보면서 / 내심) 네놈을 통해 이길 수 있게 되었다!!!
유세옥 : (담담하게) 3초 남았....
사부 고개 <털썩> 떨구며 눈 뜬 채로 죽는다
유세옥 : (죽은 사부가 보는 시점에서 / 고개 갸웃) 엥.....?
: (갸웃갸웃) 흐음... 이상하네.. 2초가 틀렸잖아?
유세옥 : (사부의 시점 / 눈을 감겨주기 위해 다가오는 유세옥의 손) 눈을 뜨고 있다해도 이미 죽었으니 2초 틀린 것 가지고 시비 걸진 마슈.
스윽--- 눈을 가림과 동시에 어두운 장막 한 컷.
-- 장막 위로 타이틀 < 꼴 통 도 박 왕 > 뜨고....
........1권 도입부 중에서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