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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나에게 복종 해야 하는 나.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
19.09.01 03:27
조회
187

 내가 나에게 복종 한다.

 멀지 않은 근미래.

 한 여자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다.

 그 여자 주변에는 집도를 시작한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한 여인.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을 믿을 수가 없다.

 수술실에 누워 있는 저 여자는 익숙하다. 왜 안 그러겠는가?

 바로 나다.

 기가막힌 그녀는 급기야 비명을 지른다.

 난감한 그녀에 귓가에 부드러운 톤의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정하세요.”

 “이게 무슨 일이죠? 전, 죽은 ...건가요?”

 “음. 겪어본 적은 없지만 당신은 충분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이해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은 죽은게 아닙니다. 삭제 할 수는 있어도 당신은 죽을 수 없는 존재니까요.”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에요? 그거 보다 왜이리 어둡죠? 아무것도 안보여요. 어디서 말을 하는 거죠?”

 방금 까지만 해도 누워 있는 자신을 본 그녀는 현재 암흑 속에서 그 무엇도 구별 할 수 없었다.

 말을 건 이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무척이나 신사적이었으나 현재 암흑 속에 있는 그녀에게는 혼란이요, 공포였다.

 “아아, 잠시만 조용히. 일단 제 말을 잘 듣고 제 질문에 답하세요. 아셨죠? 일단 흥분을 가라 앉혀야 우리의 대화는 원할하게 진행 될 수 있습니다.”

 “...네 알겠어요.”

 “좋아요. 제 이름은 알렉스에요. 무척이나 흔한 이름이죠. 그렇죠?”

 그녀는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했고 그의 농담에 웃으면서 자기 소개를 할 여유를 되찾았다.

 “아, 제 이름은...”

 “으음. 아니에요. 이름은 말 할 필요 없습니다.”

 “저기요. 알렉스 씨. 좀 무례하시군요. 부탁인데 일단 불을 켜주세요. 당신이 보이지 않네요.”

 “무례라? 뭐, 이해합니다. 이해 해요. 일단 불은 켜주겠지만... 그래도 당신에게는 현재 의미가 없어요. 당신은 현재 몸이 없으니까요.”

 “이 양반이 진짜! 당신 뭐에요? 싸이코야. 재밌어. 재밌냐고! 원하는게 뭐야? 돈이야? 응? 좋아. 줄게. 줄테니까 액수를 말해봐요. 그리고 당신 원하는 돈에 추가로 만달라를 더 주겠으니, 부탁인데 내 앞에 나타나서 한대만 맞아. 그럼 만달라를 추가로 주지.”

 “하하하. 당신 재밌군요. 일단 난 범죄자가 아니에요. 당신을 납치 하지도 않았고. 그러므로 당신에게 딱히 돈을 요구할 생각은 없어요. 물론 당신이 제시한 조건은 굉장하고 매력적이지만 당신은 그럴 능력이 없죠. 이건 안타깝네요. 당신이 화내는 것은 이해해요. 하지만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거짓은 나쁘잖아요.”

 “야이 개새끼야! 액수나 말해. 난 헐리웃에서 크게 성공한 변호사고 당신이 원하느 돈 충분히 줄 돈이 있어. 고소는 안 할테니까, 답답해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이 싸이코야.”

“좋아요. 일단 당신이 원하는 것 부터 해주죠.”

 어두컴컴한 암흑이 걷히고 그녀의 눈 앞에는 새하얀 세상이 드러났다. 흔한 쇼파도 없었다.

 “자 원하는대로 해주었습니다.”

 “이봐요. 당신 어디있나요? 여긴 어디죠?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는건 당연하죠. 당신을 위해 만든 가상공간이니까요.”

 “뭐?”

 “아, 들어보세요. 잘 들으셔야 합니다. 복제란 말 아시죠?”

 “뭐요?  복제? 물론 잘 알죠.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답은 아니에요. 여기서 나가게 해줘요.”

 “원하는 대답은 아닐 수 있지만 당신한테도 그리고 나 한테도 중요한 주제에요. 일단 당신은 복제 인격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진 공간은 아까도 말했다 싶이 내가 만든 가상 공간이고 그리고 당신이 앞을 볼 수 있는 건 어두워서 만은 아니에요. 몇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몸이 없었어요. 제가 파일을 전송 실행 시켜 만들어진 그래픽이죠.”

 “그게 무슨?”

 그녀의 얼굴이 순간 흙빛이 되었다.

 “당신의 방금 머릿속에 떠오른거 그거 맞습니다. 전 미라클 서비스의 직원이에요. 당신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안나 님이 우리 회사에 집사 서비스를 의뢰했어요. 그 덕에 당신은 사이버 공간에서 태어나...? 아,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군요. 하하. 네. 그래요. 만들어졌어요. 본인의 취향에 대해서는 본인 만이 잘 알죠. 그게 당신의 존재 의무에요. 이제 당신은 안나 님을 위해서 원격조정으로 보일러를 가동 시키고 청소기도 돌리고 빨래도 하고, 그녀의 기분에 맞추어 원하는 음악도 제공해야 하죠.”

 “아니야! 닥쳐. 너, 고소하겠어. 이건 인격모독이야.”

 “아, 댁이 사람이라면 인격모독이죠. 잘 들어. 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0과1의 법칙으로 만든 프로그램이야. 겨우 영화 두편의 용량 밖에 안돼는. 쉽게 말해 네 존재 의무는 네 주인을 위해 봉사 하는 거야.”

 “닥쳐 이 개새끼야.”

 “음. 이대로 널 고객께 넘기면 소비자 고발센터에서 날 가만 안 나놔둘거야. 인센티브는 고사하고 회사에서 징계도 먹을거고. 흠. 분명히 말해두지만 난 싸이코가 아니야. 하지만 넌 벌이 필요해. 네 앞에 사자라도 한마리 넣어줄까? 하하. 농담이야. 그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한 두달간 넓디 넓은 새하얀 공간에서 혼자 지내 보라고.”

 알렉스는 모니터 너머에서 소리 치는 그녀 아니, 디지털 덩어리를 향해 살짝 웃고는 액정을 터치했다.

 달력 아이콘이 창으로 나타나고 날짜를 조정했다.  액정에 손을 뗀 알렉스는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고 비스켓을 한입 깨물었다.

 비스켓을 반이상 먹은 알렉스는 손가락으로 액정을 툭툭 몇번 건드렸다. 화면 속에 빛추어진 그녀는 두 눈이 큉한채 양 머리카락을 쥐어 뜯고 있었다.

 “지금 기분이 어때? 충분히 반성이 되나?”

 “서, 선생님. 날 혼자 두지 마세요. 여긴 아무것도 없어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잠을 잘 수도 없어요. 먹을 것도, 식욕도 느낄 수 없어요. 화장실을 가고 싶은 욕구도 없고요. 아무것도 없어요. 못 느낀다고요. 이... 이건, 이건 당신은 상상 할 수 있나요? 제발. 나를, 나를 내버려둬요. 아니, 내버려두지 마세요.”

 “그럼 복종해.”

 “그건... 난 인격체에요. 안해요, 싫어요.”

 “할 수 없군. 한, 사개월 후에 다시 보자고.”

 “안돼. 제발요. 멈춰요. 이봐요. 안...”

 알렉스의 손가락이 달력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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