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건달에서 황제가 되었으나...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
23.04.28 01:04
조회
128

 아ㅃㅏ에게 무시 받는 유방.

 힘 꽤나 쓸 줄 알았지만 늘 빈둥거리고 곡식만 축내는 유방을 가족들은 돌아가며 잔소리를 해댔다.


 “야, 이놈아. 성실한 네 형을 좀 본받아라 저리 열심히 사니 재산이 늘어나지 않던.”


 특히 유방의 아버지가 항상 그의 형과 비교하여 유방을 허구헌날 혼냈는데도 유방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방은 여전히 일을 안한 채 배가 고프고 술이 고프면 형네 집에가서 해결을 하는데 본인도 모잘라 자기를 형, 형 하고 따르는 동네 백수들도 데려갔다.

 이를 보다 못한 형수가 부엌으로 가 솥을 주걱으로 긁는 박박 긁었다.

 유방은 형네 집에 곡식이 떨어졌구나, 하고 생각해 동생들을 돌려보냈는데...

 알고 보니 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핀 밥이 그득한기라.

 이에 충격을 받은 유방은 제 가슴을 두들기고 울분을 한껏 토해내며 두 번 다시 형네 집을 찾지 않았다.

 항우가 유방이 아버지를 잡아와 팽성을 포위하고 유방에게 말했다.


 “배신자 놈아! 네놈 애비가 삶아 죽는 꼴 보지 않으려거든 성문을 열고 나와라!”


 기둥에 꽁꽁 묶힌 처참한 몰골의 아버지를 본 내려다 본 유방은 고개를 돌려 항우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너와 나는 한때 의형제를 맺었으니 내 아빠가 곧 니 아빠! 패륜을 저지르거든 어디 맘대로 해보렴. 낄낄.  거, 남은 고깃국이 있으면 내게 한 대접 말아봐. 껄껄.”

 

 이에 열받은 항우가 진짜로 유방의 아버지를 삶아 버리려고 하니, 그의 참모들이 말린다.

 

 “천하만민의 비웃만 살 뿐 아무런 득이 없습니다. 분을 거두소서.”


 훗날 항우를 발라버리고 결국 천하를 먹어 황제가 된 유방이 크게 잔치를 벌였는데 그 자리에는 유방의 아버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기름진 귀한 음식들을 이것저것 맛보던 아버지를 물끄러미 보던 유방이 말했다.

 

 “아버님. 이제 저와 형님 중에 누가 더 부자입니까? 껄껄. 허구헌날 천하에 쓸모 없는 밥버리지라 혼내던 당신의 아들이 천하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음악과 떠들던 소리가 순간 끊겼다.

 대소신료들은 손에 쥔 술잔과 젓가락을 내려놓고 싸한 분위기 속에 침묵만을 지켰다.

 거들먹 거리던 황제의 모습에 불쾌해지다가 못해 화가 난 아버지는 얼굴이 씨벌개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급기야.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젓가락을  확, 집어 던졌다. 노려보며 콧방귀를 크게 끼고는 자리를 벌떡 일어나 나가버렸다.

 무거운 침묵 속에 유방 혼자만 낄낄 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곧 잔치는 파했다.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3342 이번공모전역대급이다 +4 Lv.85 23.05.16 354
253341 여름이었다...이거 유행어 인가? +9 Lv.80 크라카차차 23.05.15 236
253340 요즘 '에'와 '의' 혼동 외 눈에 걸리는 표현 +3 Lv.99 희미한너 23.05.15 107
253339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끼어들어 얻는 이득이 뭔가여? +11 Lv.68 고지라가 23.05.15 176
253338 공모전 베스트 순위는 대체 기준이 뭘까... +19 Lv.96 청늪 23.05.14 364
253337 축구소설들 보면... Lv.71 릿터 23.05.14 82
253336 소설 제목 알려주세요 Lv.99 大範 23.05.14 62
253335 소설을 제목좀 알려주세요 +4 Lv.27 n4******.. 23.05.14 84
253334 1980년12월1일 컬러TV 방송 축하쇼!!! Lv.99 만리독행 23.05.14 61
253333 공모전 기간만이라도 추천게시판 주말에도 관리해야된다... Lv.97 트와일라잇 23.05.13 146
253332 주인공이 착하면 +5 Lv.23 검은둔덕 23.05.13 176
253331 공모전 현대물 글막히실때 추천방법 +2 Lv.76 우와와왕 23.05.12 228
253330 소설 페이지 질문 +2 Lv.73 마에라드 23.05.12 97
253329 신화,설화,성좌(?)물 추천부탁드립니다. +4 Lv.15 비죤트 23.05.12 90
253328 chatGPT로 만든 프로그램들 Lv.99 만리독행 23.05.11 111
253327 무협은 망한게 맞군요 +4 Lv.31 째즈러브 23.05.11 317
253326 자동차 번호판 봉인 재발급을 하려는데 Lv.17 moontray 23.05.11 67
253325 촉매의 경제학인가 그거 어디감? +1 Lv.72 풍운비 23.05.11 167
253324 가끔은 멀웨어 제거를 해 봐야 합니다 +4 Lv.99 만리독행 23.05.11 683
253323 이제 소설도 마케팅이다 +2 Lv.85 23.05.11 180
253322 근대 아무대나 먼치킨 붙여놓내 ...? ㅋㅋ Lv.85 23.05.11 114
253321 공모전엔 역시 전략이 필수군요. +4 Lv.18 생계형작가 23.05.11 331
253320 삼 년을 떠나있다 복귀했습니다. Lv.17 프로매니아 23.05.11 91
253319 추구소설.바로셀로나. 무료 연중하다 삭제된 소설은? +4 Lv.99 나주발 23.05.10 102
253318 chatGPT로 프로그램을 몇 개 만들어 봤습니다..ㅎㅎㅎ Lv.99 만리독행 23.05.10 119
253317 공모전이 시작되었네요 ㅎㅎ Lv.99 솔리온 23.05.10 145
253316 2천만 우리민족이 45백만 중국인을 동화시킬수 있을까요? +9 Lv.99 바람계곡 23.05.10 158
253315 갈수록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네요 +3 Lv.94 밝은미래 23.05.10 314
253314 정정 : 어떤 프로그램은 설치가 안 되기도 하는군요... Lv.99 만리독행 23.05.09 77
253313 남기자가 장악한 언론 현실 +4 Lv.8 남협男俠 23.05.09 13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