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망나니 1왕자가 되었다>의 글럼프입니다.
저번에도 표절 관련 글로 여러 독자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렸는데, 또 이렇게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자 글을 씁니다.
어느 독자분께서 제 작품의 저작권이 침해받은 정황이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하여 제보받은 작품을 확인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다시 정담에 글을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1. 망니니에 빙의하는 글은 흔합니다.
2. 기사가 마나하트를 쓰는 것도 흔합니다.
3. 무훈시라는 개념을 통해 옛 영웅들의 업적과 힘을 빌리는 개념은 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단어로 다르게 표현된 적은 있지만요.
4. 또 귀족가의 자제가 북부로 몬스터 잡으러 가는 것도 흔한 내용입니다.
5. 북부로 간 귀족가의 자제가 만난 병종이 하필 레인저들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흔한 내용이지만, 이처럼 1~5의 사항이 하나의 작품에 동시에 배열되는 글은 본 적이 없습니다.
저로서는 저작권의 심각한 침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유난 떤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흔해 빠진 클리셰에 무훈시는 이미 있는 단어고, 비슷한 설정도 이미 있는데 자의식 과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클리셰와 유사성은 엄연하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문피아가 사랑하는 <전지적 독자시점>입니다.
1. 성좌 설정은 흔합니다. 전독시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2. 비제이 설정은 흔합니다. 전독시 이전에도 이후에도 많았습니다.
3. 설화라는 개념을 통해 이야기의 당위성과 그 업적의 힘을 빌리는 개념은 흔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적은 있습니다.
4. 현실과 비현실적 세계과 합치하여 생존하는 소설들은 많습니다.
5. 지하철에서 탈출하여 한강의 다리를 빠져나가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이 흔해 빠진 클리셰를 모두 한꺼번에 하나의 글에서 쓴다면, 그건 과연 전독시와 무관한 글일까요. 설화란 단어가 이미 있기 때문에 작가가 더한 개념적 설정을 유사하게 하여 해당 단어를 써도 괜찮은 걸까요.
네. 압니다. 장르시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자체로 우습다 말씀하실 수도 있죠. 어떤 이야기든 처음에 도입한 작가님들도 있고, 그럼 현재의 웹소작가들은 그 작가들의 설정을 도용한 거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또 들어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초코파이의 최초는 오리온입니다. 이후 타사에서 경쟁하듯 유사제품을 초코파이라는 단어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리온은 이유야 어찌됐건 간에 대응하지 않다 뒤늦게 수십년이 지나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오리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수십년 동안 오리온은 상표권을 방어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현재에 이르러서는 초코파이가 일반 명사나 다름없이 되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소설의 저작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지금 제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만든 이야기가 하나의 포맷이 되어 클리셰라는 이름으로 공공재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저작권자의 의무를 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악몽도 꾸고, 온갖 스트레스 속에서 이틀을 기다린 끝에 해당 작품 작가님께서 댓글을 주셨습니다.
‘주말입니다. 며칠만 기다리시죠? 곧 입장 내겠습니다.’
끙끙 앓으면서 기다렸던 제가 바보 같아지는 답입니다.
표절 의심 제보를 수십 번 받았습니다. 그중에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낸 건 딱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첫 번째는 해당 작가님께서 인정하시고 바로 글을 삭제하셨습니다.
결코 쉽게 꺼낸 이야기가 아닐뿐더러, 이러한 논란이 생겼을 때 잘잘못 여부를 떠나 양쪽 다 구설수에 올라 비난을 감수하게 되는 현재 시장의 특이성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작가 삼공자로 사는 법>의 이그니엠 작가님께 답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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