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눈 오니까 황당한 일이 많네요.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
18.12.08 10:43
조회
437

1.


제가 사는 지역이 어제 첫 눈이 내렸는데

오늘 일어나보니 눈이 약간 쌓였더라구요.

(많이 쌓인 건 아니지만 대부분 눈이 얼어 있어서 이동 중에 불편했던.)


어디 갈 일이 있어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9시까지 도착해야 되는 약속...)

8시에 오는 차를 타고 가는 도중이었는데 

얼마 가지도 못하고 바로 정체상황이 발생하더군요.

차량들이 앞에 정체하니까 처음엔 저를 포함한 승객 전원과 버스기사분이 

앞에서 사고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2차선 도로인데

다른 버스 한 대가 엔진 고장인지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인지

차선을 막고 있더군요.

가로막는 상태가 주변엔 불법 주차 차량들이 있었고

한 차선을 가로막았다고 표현하기엔... 

사실상 차선을 넘어서 2차선을 다 막고 있는 상황.

(이것도 어찌 보면 사고는 사고겠죠.)


5분 경과... 10분 경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분명 8시에 차를 탔는데 휴대폰 시계를 보니

8시 20분이 넘어가고 있네요...?


승객분들 다들 짜증이 올라가는 중이었고,

그 와중에 버스 기사분은 앞으로 나갔다 와서 

상황을 보고 온다던지 하는 게 아니라

천하태평하게~ 응, 나는 안 바쁘니까~ 하는 식으로 그냥 부동자세고...

보다 못해서 제일 앞에 노약좌석에 앉아 계셨던

어르신 한 분이

“거, 문 좀 열어보소. 앞에 갔다올테니까 좀 이따 태워주쇼.”

하니까 버스 기사분이 앞 문을 열어주시더군요.

그 길로 막힌 도로쪽으로 걸어가셔서 교통정리(?)를 대신 해주시고는

다른 차선으로 우회해서 버스가 나아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시더군요.


승객분들의 투덜거림은 누그러졌고, 

버스는 무사히 빠져나왔으며

당당하게 들어와서 자리에 앉으신 해결사 어르신... ㄷㄷ...


승객분들, 말은 없어도 분명 그 어르신 분에게 감사함을 느꼈을 겁니다.

교통 경찰도 해결하지 않은 일을 대신 해결해주셨으니...

게다가 다른 분들도 쉽게 나서지 않은 일을 대신 나서주셨으니...

(이런 궃은 날에 교통 경찰은 어디서 꿀 빨고 있는 것인지...)

(저는 제일 뒷자석에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어서 죄송스럽네요 ㅜㅜ)


그 분 덕분에 약속 장소에 무사히 늦지 않았어서

뭐랄까... 그 어르신이 마블에 나오는 슈퍼히어로보다 더 존경스럽고

고귀하신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와닿았습니다...


보통 우리는 수많은 매체에서 ‘히어로’ 들을 보곤 합니다만...

진정 세상에 필요한 ‘히어로’는 바로 이런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히어로의 희생정신에도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대한민국 현실이 참 씁쓸하긴 합니다.)



2.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약속 장소에 거의 다다랐습니다.

마침 앞에 있는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지길래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옆에 96가? 마?에 36XX? 빨간 마티즈처럼 생긴 차량이

멈춰있었다가 횡단보도 신호등을 분명 봤음에도 

입을 쩍- 벌리면서 2단 기어 넣은 듯한 속도로 천천히 다가오더군요.

(신호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목적이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차량이 신호 무시하고 지나가려기에 

괘씸해서 ’이걸 그냥 지나칠까, 보내줄까?‘

아니면 그 차량에 다가가서 유리창을 툭툭 건드리며

‘아니, 사람 지나가는 거 안 보여요? 뭐하는 짓이죠?’

라고 따질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냥 보내줬습니다.

지나가면서까지도 자신이 신호 위반한 건 일말의 양심에 가책이라도 느꼈는지 벌린 입이 닫혀지진 않더군요. 


저는 장롱면허긴 합니다만...

운전면허 따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제발 좀 신호 지키고 운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면 바쁜대로 피곤해도 좀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던가...

또, 차량 운전할 때 항상 ‘보행자 우선’이라고 배우지 않던가요...?




참 불편하고 부조리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계시는 여러분, 힘내십시오!



에필로그.


차선 가로 막은 그 버스. 제가 그 길목 지나간 이후에도

무려 30분 동안 막아섰나봅니다. 

우연히 시간대만 다르고 같은 번호 버스 타신 지인분께서 

제보한 말을 들었을 때가 9시가 넘었던...

이 정도면 국가대표급 막자...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1455 글적기는 처음이 제일 어렵다. +4 Lv.9 꿈의별 18.12.17 318
241454 소설보는데 제일 짜증날때 +4 Lv.60 식인다람쥐 18.12.17 413
241453 글 잘 쓰는 법 좀 알려주이소.... +4 Lv.40 티폰 18.12.17 646
241452 필력 향상 연습방법으로 이런 거 괜찮을까요? +2 Lv.15 독특하안 18.12.16 462
241451 요즘 피시방 단점 +10 Lv.41 제멋 18.12.16 540
241450 옛날 비행기 사고 영화 제목 아시는 분? Lv.35 초아재 18.12.16 363
241449 오늘 눈버렸네요 +7 Lv.88 닥터토템 18.12.16 590
241448 마법의 100화는 진리인가봐요 +5 Lv.88 드토리 18.12.16 483
241447 비비고 왕교자. +13 Lv.52 사마택 18.12.15 491
241446 리뉴얼되고나서 저만 더불편한가요? +13 Lv.99 골드버그 18.12.15 347
241445 ㅋㅋㅋㅋ 망나니도 트랜드가되는 문피아 +7 Lv.41 제멋 18.12.15 655
241444 '고대 괴물' 케인 벨라스케즈, 이번에는 UFC 복귀할까 +2 Personacon 윈드윙 18.12.15 164
241443 무료작품은 인기순 정렬 안됩니까? +3 Lv.63 올렘 18.12.14 536
241442 '할로웨이 천하'된 UFC 페더급, 맥그리거와 다시 붙으면? Personacon 윈드윙 18.12.14 236
241441 리뉴얼 감상 +1 Lv.68 장과장02 18.12.14 321
241440 별산 작가의 독자 우롱과 기만 +6 Lv.89 트스 18.12.14 802
241439 업뎃 참 거지같이 바뀐듯 +4 Lv.38 [탈퇴계정] 18.12.14 403
241438 베스트에 들려면 어떤 조건이나 기준 같은 게 있나요? +9 Lv.15 독특하안 18.12.13 420
241437 UFC서 거침 없이 연승 달리는 할로웨이, 다음 상대는 누굴까 Personacon 윈드윙 18.12.13 214
241436 프롤로그 하니 떠오르는 소설 +2 Lv.60 식인다람쥐 18.12.13 448
241435 골드 결제하는것도 개편좀 해주시지... +2 Lv.19 칼카 18.12.13 383
241434 요즘에 신비소설 무 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4 Lv.73 구름먹기 18.12.13 443
241433 보통 프롤로그는 몇 천자 정도 써야 무난할까요? +13 Lv.30 굉장해엄청 18.12.13 302
241432 일자별로 자신이 올린 소설 조회수 확인하는 방법은 없나요? +2 Lv.15 독특하안 18.12.13 286
241431 최악의 업데이트 +2 Lv.75 아델라이오 18.12.13 544
241430 닭들이 떼 죽음을 했네요. +4 Lv.73 트래픽가이 18.12.13 390
241429 무얼 위한 앱 업데이트였나.. +1 Lv.99 엔쥬인 18.12.13 324
241428 무료작 랭킹을 보고 있으면 +6 Lv.1 [탈퇴계정] 18.12.13 560
241427 야구에 대해서 자세히 아시는분 계신가요? +7 Lv.41 제멋 18.12.13 427
241426 무기한 연중작에 대한 환불 문제 +5 Lv.80 와이카카 18.12.12 434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