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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10.31 00:35
조회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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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6월 15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 스테판 커리가 래리 오브라이언 챕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있다.
ⓒ 연합뉴스/EPA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 NBA(미 프로농구)는 오랜 역사와 전통만큼이나 걸출한 포인트 가드가 많았다. 1번 포인트 가드는 팀원 모두를 아우르는 포지션답게 많은 볼 소유 시간을 가져가며 팀컬러를 전체적으로 진두지휘한다. 그런 만큼 좋은 성적을 원하는 팀에는 언제나 유능한 포인트 가드가 필수적이다.

유타 재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존 스탁턴(56·185cm)은 포인트 가드의 교과서로 불린다. 키가 큰 것도, 그렇다고 운동 능력이 탁월하게 좋았던 것도 아니었으나 빼어난 센스와 승부 근성 거기에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NBA에서 롱런하며 엄청난 통산 기록을 남겼다.

데뷔 초만 해도 동시대 흑인 가드들과 비교해 과소평가를 받는 경향이 많았으나 모든 것을 성적으로 이겨냈다. 영혼의 파트너로 불렸던 '우편배달부' 칼 말론(55·206cm)과의 '픽 앤 롤(Pick & Roll)' 플레이는 은퇴한 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NBA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투맨게임 옵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쇼타임(showtime)' LA 레이커스의 리더 매직 존슨(59·206cm)은 어지간한 포워드보다도 큰 신장을 갖춘 장신 가드였다. 거기에 순수한 기량 자체에서도 단신 테크니션 1번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매직을 돋보이게 하는 최대 무기는 '노룩패스(no look pass)'로 대표되는 환상적인 패스 센스였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하게 코트를 오가며 광각렌즈 같은 시야로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길고 짧은 패스를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반 박자 빠르게 전해주는지라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상대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언제 어디서 허를 찌르는 어시스트가 터질지 몰랐다. 거기에 어지간한 2~3번을 맞아서도 자유자재로 포스트업 공격을 성공시키고, 상황에 따라 센터나 파워포워드 역할까지도 가능했다.

데니스 로드맨, 조 듀마스, 비니 존슨, 릭 마흔, 빌 레임비어 등 거칠기로 소문난 '배드 보이즈'의 리더로 소속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에 두 번의 우승을 안긴 '동안의 암살자' 아이제이아 토마스(57·186cm)는 전형적인 캡틴형 1번이었다. '글러브' 게리 페이튼(50·193cm)은 무시무시한 수비 실력을 앞세워 매치업 상대를 앞 선에서부터 압살시켜버리는 최고의 디펜더 스타일 포인트 가드였다.

NBA는 시대별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걸출한 포인트 가드를 배출하고 있고 현재는 'CP3' 크리스 폴(33·182.8cm), 카이리 어빙(26·191cm), 데미안 릴라드(28·190cm), 존 월(28·193cm) 등이 그러한 자리를 잇고자 제각기 자신만의 스타일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현역 최고 1번을 논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다름 아닌 왕조의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는 골든스테이트의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30·190.5cm)다.
 
뉴타입 포인트 가드... 3점슛으로 시작해 3점슛으로 끝
 
커리는 클레이 탐슨(28·201cm), 드레이먼드 그린(28·201cm), 케빈 듀란트(30·206cm), 드마커스 커즌스(28·211cm) 등 쟁쟁한 빅네임이 가득한 팀 내에서도 부동의 간판이다. 이미 커리의 존재감은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마이클 조던 은퇴 이후 싸늘하게 식었던 NBA 열기가 다시금 되살아난 배경에는 커리라는 '판타지 스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조던 시대 이후 트레이시 맥그레디,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 쟁쟁한 거물들이 등장했으나 국내에서의 반응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랬던 것이 사실이다. 샤킬 오닐, 앨런 아이버슨 등이 잠깐 주목을 끌었을 뿐이다. 하지만 커리의 등장 이후 국내에서의 NBA 인기는 몰라보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커리의 골든스테이트뿐 아니라 경쟁 팀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만약 포인트 가드가 전문 슈터보다도 더 많은 3점슛을 던지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마치 난사에 가깝듯 마구 슛을 쏘아대면 일반적으로는 비난을 받을게 뻔하다. 누구도 포인트 가드가 그렇게 3점 위주로 플레이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리가 하면 다르다. '커친놈(커리+미친놈)'으로 불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공률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저 타이밍, 저 거리에서 그렇게 던지면 안 될 텐데...'라는 말이 나올 만큼 거리, 타이밍을 무시한 채 겁 없이 슛을 던지기 일쑤지만 거침없이 림을 가를 때가 많다. 상대 팀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마저 헛웃음을 짓게 한다.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팀원들은 믿음을 가지게 되고,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이른바 멘탈 붕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한 시즌 최다 3점 슛, 최소 경기 누적 3점 슛 등 3점 슛 관련 기록 역시 차근차근 깨어져 나가고 있다.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통산 3점슛 기록 역시 커리의 손에 의해 다시 써질 것이 유력하다. 더욱이 그가 이끄는 팀은 역대급 왕조를 만들어가며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3점 슛이라는 엄청난 무기로 상대에게 공포를 안겨주다 보니 커리가 돌파를 시도하면 상대의 머릿속은 어지러워진다. 3점 슛이 워낙 괴물 같아서 그렇지, 다른 능력치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 전천후로 데미지를 입을 수 있기때문이다.

커리는 공격형 1번답게 이른바 주는 척하면서 수비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분산시키고 찰나의 틈을 이용해 공격을 성공시킨다. 포인트 가드가 골 밑으로 돌파해서 들어가면 수비진 입장에서는 패스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상당수 1번들이 돌파 중 동료를 찾아 골 밑 혹은 외곽으로 어시스트를 건네는 경우가 많다. 커리는 이같은 허점을 잘 찌른다.

패스를 줄 듯하다가 그대로 돌파해 드라이브인을 성공시키거나 미들 라인에서 점프 슛을 작렬시킨다. 혹은 미들 슛을 쏠듯하다가 다시 가속을 붙여 성공률 높은 플루터 슛을 던진다. 워낙 높이 올려놓는지라 대다수 수비수는 이른바 '눈 뜨고 당하기' 일쑤다.

그렇다고 커리의 공격에만 수비를 집중하다 보면 이번에는 주는 척이 아니라 진짜로 준다. 공격할 듯하다가 질 좋은 패스를 여기저기 뿌려댄다. 더욱이 패스를 받는 선수가 무려 탐슨 듀란트, 그린이다.

리그 최고의 공수겹장 포워드 중 한 명인 듀란트는 카와이 레너드(27·200.6cm)와 더불어 르브론 제임스를 위협할 유이한 대형 3번으로 꼽힌다. 탐슨은 슛감이 좋을 때는 커리 이상 가는 득점력을 과시한다. 그린은 득점뿐 아니라 패싱게임에도 일가견이 있는 전천후 포인트 포워드다. 누구한테 공이 가든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커리가 직접 공격하든 찬스를 봐주든 공격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야말로 역대로 '이런 포인트 가드는 없었다'는 평가가 딱 어울리는 현재의 커리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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