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구성요소는 사람마다 다르죠. 누군가에겐 가정이, 누군가에겐 자신의 꿈이, 어떤 사람에겐 종교가 행복의 가장 큰 구성 요소가 될 겁니다.
이 행복이라는 최고 목표를 지키는 와중에 나오는 부산물 감정이 카타르시스, 흔히 말하는 사이다입니다. 이해가 잘 안가시죠?
행복을 침해햐는 요소가 생깁니다. 저는 그걸 '악'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자기를 괴롭히는 일진, 계속 갈구시는 부장님, 혹은 자기 자신의 능력부족에 대한 자괴감 등이 있겠네요.
당연히 뇌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문제해결절차를 실행합니다. 우선 문제 인식. 반에 자신한테 시비를 거는 새끼가 있다. 그다음 상상을 통한 해결시뮬레이션. 얘를 때려서 나를 두려워하게 만들면, 건들지 못한다.
근데 얘가 나보다 피지컬이 좋다. 그래서 맞으면 진다. 이러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흔히 말하는 '고구마'의 정체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요? 샤프 들고 찍어요. 고간을 차요. 눈깔을 찔러요. 이정도 깡을 보여주면 더이상 시비걸지 않겠지. 문제 해결입니다. 이게 '사이다'죠.
다시 돌아와서, 이 문제해결시뮬레이션은 행복을 위해 꼭 돌려야 하는 겁니다. 그걸 돌리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가 카타르시스이고, 사이다, 라는 거죠.
그리고 소설은 그거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겁니다. 완전히 똑같은 과정을 돌려, 우리의 뇌가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아, 지금 문제해결 시뮬 돌리는 중이었어?(이제부턴 시뮬이라 할께요)그럼 아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죠. 행복을 침해한 갈등이 풀리고, 문제 해결! 그러면 뇌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대리'만족이라 부르는 거에요. 실제를 대신해서 비슷한 흉내를 내고, 원래 절차를 대신하니까. 그게 소설의 근본이에요. 마치 눈속임철럼, 뇌를 속이는 흉내.
아직 이해가 가지 않으셨나요? 그럼 소설 '신의 마법사'를 생각하면 쉬워요. 작가는 마법사, 독자는 마나. 작가는 현실에서의 인간이 하는 시뮬을 흉내내고, 그러면 독자는 집중합니다. 신의 마법사에서의 마법이 소설과 꽤나 비슷해요.
또한 소설에서 빨간 마나, 초록 마나, 검은 마나가 있었듯이 독자들도 천차만별입니다. 로멘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장르가 나뉩니다. 특정 종류의 흉내내기에 훨씬 더 깊게 몰입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참고로 저는 아포칼립스물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걸 건드려야 독자님들이 가장 좋아할까요?
잘 모르겠으면 우선 자신을 분석해 보세요. 뭘 좋아하는지. 참고로 저는 아포칼ㄹ...
주변 사람들을 분석하다 보면, 아니 사실 분석하지 않아도, 여러 교집합들이 보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그게 장르에요.
아까 설명한 걸 조금 응용해 볼까요? 아래가 플롯 만드는 원리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행복요소가 있어요. 1. 3대욕구. 2. 인간관계. 3. 꿈(하면서 재밌다 느끼는 거, 작가지망생들에겐 글쓰기, 뉴턴에겐 물리학, 저희에겐 소설보기-굳이 대단한 게 아니여도, 몰입할 수 있는게 있으면 행복해집니다. 몰아일체, 무아지경 등의 묘사가 나올 때 흔히 신비롭고 뭔가 좋아보이게 묘사하는 이유가 그거에요. 행복에 영향을 끼치니까.) 4.성취감.
그리고 0순위, 살아있을 것. 행복이 존재하기 위해선 살아야 해요.
이제 행복을 부수면 됩니다. 행복함에 있어 문제되는 것. 생명의 위협, 먹을 것의 부재,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프로게이머가 꿈인 아이와 반대하는 부모, [열심히 글 썼는데 날아감] 등...사건은 행복을 부수면서 시작됩니다. 근데 이걸 너무 길게 잡으면 독자 다 빠져나갑니다. (아까 말했듯이 이 과정은 스트레스입니다. 이건 한번에 딱, 강렬하고 짧게 가야 해요) 거기다 흉내가 어설퍼도 하차해요.
마지막으로, 문제의 해결. 이때가 최고봉, 사실상 이거 보려고 소설 보는 겁니다. 근데 더 쓰기 힘드네요, 알아서 연구하시길...
제가 본 독자분들은 대부분 주인공의 행복 곡선(롤러코스터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겠죠?)이 격렬할수록 좋아했어요. 당장 저도 그렇고요. 경사 낮은 롤러코스터는 재미 없잖아요?
어느정도 이해가 가셨나요? 사실 저도 이거 적으면서 생각 정리했어요.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길 바래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여기부터 푸념글
하아...끝. 어깨가 아파요. 엎드려서 썼더니...
정담글 처음 봤을때가 12시 무렵이었고 지금이 2:05니까 2시간을 넘었네요.
댓글 쓴거 자동저장 기능이 필요해요. 저번에도 이렇게 많이 썼다가 실수로 나갔더니 지워짐:: 4번에 성취감을 추가해야겠네요.
뭐랄까, 쓰고나니 소설에 대한 전체적 설명문이 되버렸네요...그래도 대리만족에 대한 나름의 답은 내렸으니 인정인 거죠? 그리고 이쪽을 조금 더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아, 참고로 위 글은 '제가 생각하는' 소설이에요! 당연히 사람이기에 잘못 판단한 것도 있을 수 있고, 문장선택에 어색함이 있을 수 있어요. 전자는 지적해 주시고, 후자는 조용히 타일러 주셨으면 해요. 악플이나 예의없는 댓글이 없으면 좋겠네요.
...5만골드 받으면 좋겠다.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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