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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con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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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3 15:31
조회
738
김동현 라이트급.jpg
 '마에스트로' 김동현은 과연 지옥의 라이트급 전선에서 생존할수 있을까?
ⓒ UFC 아시아 제공


UFC 라이트급은 대대로 강자들의 격전장이었다. 페더급·밴텀급·플라이급이 신설되기 전 UFC에서 가장 낮은 체급이었던지라 많은 선수들이 바늘구멍 경쟁을 펼쳤다. 

그간의 라이트급에는 한시기를 꽉 잡는 강력한 챔피언이 꾸준히 존재했다. 극강의 챔피언이 체급을 평정하다시피하면 또 다른 강자가 잡아먹고 자리를 이어받는 구도였다. 한창 라이트급이 발전하던 시기인 2007년까지는 '머슬 샤크(Muscle shark)' 션 셔크(43·미국)가 맹위를 떨쳤다.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완력을 바탕으로 '묻지마 레슬링'을 펼쳤는데 대부분 상대가 알고도 당했다. 총알 같은 태클로 상대를 넘겨뜨리고 상위에서 눌러주는 파워는 다른 선수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옥타곤 전체를 집어삼킬 듯 기세등등했던 근육상어의 기세를 꺾어버린 것은 다름 아닌 '약물파동'이라는 그물이었다. 셔크는 헤르메스 프랑카(42·브라질)와의 타이틀방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 약물사용 혐의가 드러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어렵사리 복귀한 그는 '천재´ 비제이 펜(38·미국)과의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한다.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빈틈이 없었던 펜에게 셔크는 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일한 무기인 태클과 클린치가 통하지 않자 스탠딩 타격 위주로 경기가 흐를 수밖에 없었고 기가 막힌 타이밍에서 터진 플라잉니킥에 '상어의 시대'를 마감하고 만다.

펜이 셔크의 약점을 완벽하게 격파한 것처럼 이후 펜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전투 호빗' 프랭크 에드가(36·미국)에게 왕좌를 넘겨주게 된다. 펜의 천재성은 격투 역사에 남을 정도로 엄청난 수준이지만 그는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반면 에드가는 '다섯 쌍둥이'로 불릴만큼 불가사의한 수준의 체력을 자랑한다. 경기 내내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를 공략하는게 가능했던 에드가는 펜에게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오랜 시간 라이트급을 지배했던 에드가는 한국계 혼혈 파이터 '스무스' 벤 헨더슨(33·미국)에게 권력을 빼앗긴다. 헨더슨은 이전의 극강파이터들과 비교해 임팩트는 적었지만 에드가에게는 '상성'에서 매우 좋지 않았다. 에드가 못지않게 좋은 체력을 자랑하면서 사이즈는 더 컷다.

이렇듯 라이트급은 어떤 체급보다도 자연스러운 수순을 밟아가며 왕좌가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뀐 상태다. 여러 가지 사정과 흐름으로 인해 '왕좌교체의 시대'에서 '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맥그리거의 외도, 붕 떠버린 상위권 경쟁구도

사실 라이트급은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왕좌교체가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럴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태다. 현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가 페더급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라이트급 타이틀을 차지하기 무섭게 잠정 휴업 후 이벤트 매치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현재 맥그리거는 복싱계 무패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복싱시합이라는 엄청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복싱경력이 없는 맥그리거가 레전드 복서 메이웨더와 시합을 가지는 것은 어찌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영업력이 뛰어난 그는 메이웨더와 서로가 추구하는 바가 잘 들어맞았고 전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시합을 만들어냈다.

맥그리거 메이웨더.jpg
 현 챔피언 맥그리거(오른쪽)는 타이틀을 따기 무섭게 장점휴업에 들어가더니 이후 메이웨더와의 복싱매치를 들고나왔다.
ⓒ UFC 아시아 제공


맥그리거와 메이웨더의 시합에 대한 안팎의 관심은 엄청나다. 격투기, 복싱 팬은 물론 일반팬까지도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액의 티켓이 매진되다시피 했으며 12일 LA를 시작으로 토론토, 뉴욕, 런던 3개국 4개 도시로 이어지는 기자회견에도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라이트급 경쟁자들에게 맥그리거의 이러한 행보는 '민폐'에 가깝다. 복싱시합을 펼치는 것은 본인의 자유지만 특별한 부상도 없이 개인적 이유로 오랜 시간 방어전을 치르지 않는다면 챔피언 벨트를 내어 놓는게 맞다. 하지만 흥행메이커인 그의 입김은 주최측에서도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지라 타이틀도전자후보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마저 맥그리거 한사람으로 인해 좋은 구도를 써먹지 못하고 망가져버렸다.

얄미운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경쟁자들을 대부분 잡아내며 실력적으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메이웨더에 비해 맥그리거는 영악한 기회주의자에 가깝다. 페더급 시절에도 상성에서 좋지 않은 에드가를 대놓고 피하며 타이틀방어전 자체를 치르지 않은 것을 비롯 라이트급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그리거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는 과정은 기가 막혔다. 페더급시절 타이틀방어전을 치르지 않고 네이트 디아즈와 2차례나 이벤트 매치를 벌이는 등 미꾸라지 행보를 보이던 그는 라이트급 챔피언에 에디 알바레즈가 오르자 즉시 도전을 했다. 말만 상위체급이지 자신보다 월등히 작은 알바레즈가 정상에 있을 때가 기회였기 때문이다.

불성실한 페더급 타이틀방어전 행위로 인해 명분은 없었지만 흥행파워가 넘치는 선수인지라 주최측에서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맥그리거가 타이틀 방어전만 제대로 치렀어도 메이웨더전은 UFC 전체 동료들의 응원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부담이 큰 것을 맥그리거는 잘 알고 있었다. 현재 맥그리거를 노리고 있는 두명의 타이틀 후보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5·미국)과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는 외려 챔피언보다 더 강한 파이터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그들에게 패하기라도한다면 메이웨더와의 경기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맥그리거 개인적인 입장이다. 맥그리거의 이기심으로 인해 라이트급은 뛰어난 선수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현재 라이트급은 퍼거슨, 누르마고메도프 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마이클 존슨, 에디 알바레즈, 에드손 바르보자, 마이클 키에사, 더스틴 포이리에, 알 이아퀸타, 짐 밀러, 앤써니 페티스 등 기량과 캐릭터를 갖춘 파이터들의 격전장이다. 얼마전 데뷔전을 가진 타 단체 출신 거물 '하이라이트' 저스틴 게이치(28·미국)도 UFC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밴텀급이 그렇듯 라이트급에서의 코리안파이터 기상도 역시 좋은 편은 아니다. '코리안 카우보이' 방태현(34·코리안탑팀)은 성적을 떠나 좋지 못한 일에 휘말리고 말았으며 '마에스트로' 김동현(27·부산 팀매드) 역시 랭킹 경쟁보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굴어온 돌' 게이치, 어디까지 박힐까?

포탈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웹툰 '신의탑'을 보면 다양한 능력과 캐릭터들을 갖춘 강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탑세계는 '탑의 왕' 자하드(랭킹 4위)와 '화이트 오어' 아리에 혼, '고고한 파도' 포 비더 구스트앙 등 10대가문을 이끄는 10가주가 지배한다. 탑 초창기 관리자와의 계약을 통해 엄청난 힘을 얻은 이들은 탑 세계에서는 마치 살아있는 신같은 존재로 엄청난 권력을 휘두른다.

흥미로운 것은 절대자에 가까운 이들과 맞먹는 적수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단 탑세계의 인물은 불가능하다. 왕과 10가주는 탑세계 인물이 가질 수 있는 최정점의 힘을 보유한지라 그 이상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들과 필적 혹은 능가하는 존재인 펜타미넘, 엔류, 우렉 마지노는 이른바 외부세력이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주인공 역시 외부에서 들어온 혈통으로 추측되고 있다. 탑세계의 힘과는 색깔이 다른 능력을 갖춘 외부세력은 존재만으로도 기존 권력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외부세력의 강자를 UFC 라이트급에 빗대어보면 현재 상황에서는 저스틴 게이치가 그런 인물이다. 물론 옥타곤에 발을 들여놓고 경기를 가진 것 자체만으로 이제는 엄연히 똑같은 UFC선수다. 하지만 WSOF 챔피언 출신으로 UFC 데뷔전에서 꾸준한 상위랭커 마이클 존슨(31·미국)을 격파하는 모습은 기존 강자들에게 상당한 경계심을 심어줬다.

존슨이 누구인가. 비록 중요한 순간 미끄러지며 챔피언 타이틀구도와는 거리가 생겼지만 흑인특유의 탄력에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앞세워 체급 내에서 가장 위협적인 펀처중 한명으로 꼽히는 선수다. 게이치가 아무리 타 단체에서 맹위를 떨쳤다고 하지만 옥타곤 데뷔전에서 존슨을 무려 넉아웃으로 옥타곤 바닥에 때려눕혔다는 것은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데뷔전 임팩트가 워낙 강했던지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토니 퍼거슨 '양강체제'로 굴러가던 타이틀후보 전선이 '빅3'구도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하드 왕과 10가주 체제에 우렉 마지노가 덤벼든 모습이 연상된다. '굴러온 돌' 게이치가 쟁쟁한 랭커들 사이에 얼마나 깊숙이 박힐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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