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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7.06.30 00:46
조회
574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 NBA(미프로농구) 최강의 팀으로 꼽힌다. 단순히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거 시카고 불스처럼 완성된 팀 시스템 속에서 스타급 선수들의 조화가 잘되어있기 때문이다. 불스가 마이클 조던의 카리스마 아래 뭉쳤다고 한다면 워리어스는 선수들간 커리어 배분이 디테일하다는 점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워리어스는 얼핏 보면 부조화스럽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스테판 커리(29·190.5cm)와 클레이 톰슨(27·201cm) '쌍포'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지원군은 든든한 빅맨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워리워스는 또 다른 득점머신 케빈 듀란트(30·206cm)를 영입했다. 공격수가 더 이상 간절하지 않은 팀에 공격수가 추가된 것이다.

당초의 우려와 달리 듀란트 영입으로 워리어스는 더욱 강해졌다. 커리는 간판스타라는 자부심을 내려놓은 채 듀란트 살리기에 앞장섰다. 톰슨 역시 자신의 공격룰이 대폭 줄어드는 가운데 불만을 표시하기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 수비에 집중하며 궂은일에 나섰으며 드레이먼드 그린(27·201cm)은 언제나처럼 포인트 포워드 역할을 잘해나갔다.

듀란트 또한 장점인 공격력을 살리면서도 수비와 리바운드에 많은 신경을 쓰며 팀원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선수들간 상호존중 플레이는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며 워리어스는 다른 팀을 크게 압도하는 강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전태풍.jpg
 KCC 베테랑 전태풍은 스스로 자신이 조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 전주 KCC


스타 많아도 조화 안되면 마이너스 효과

반면 핵심 선수들의 충돌로 가지고 있던 전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거나 더 오래갈 수 있었던 정상 유지가 되지 않았던 팀도 허다하다. LA 레이커스에서 3연패를 합작한 샤킬 오닐(45·216cm), 코비 브라이언트(39·198cm) 콤비는 정상급 센터, 슈팅가드라는 환상적인 포지션 조합 속에서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2인자 브라이언트는 욕심이 많았다. 팀이 오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견디지 못했고 둘은 불화 속에서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28·191cm), 제임스 하든(28·196㎝)은 올시즌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다. 웨스트브룩과 하든은 정규리그 MVP를 다퉜으며 듀란트는 파이널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놀랍게도 이들은 한때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함께 뛰었다.

하지만 현재는 웨스트브룩 혼자 남았다. 만약 이들이 워리어스처럼 상생의 조화가 있었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리그 최고를 다툴 수 있는 팀이 되었을지 모른다.

국내 프로농구 SK 또한 창단 초창기부터 강호로 군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골리앗' 서장훈(43·207㎝)을 보유한 상태에서 '하마' 현주엽(42·195cm)까지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았기 때문이다. 당시 전체 1순위로 현주엽을 뽑았던 안준호 감독은 만세를 불렀고 언론에서는 'SK, 하마 잡다'라는 타이틀로 빅이슈를 다뤘다. 당시 국가대표 4,5번으로 활약하던 그들은 말 그대로 '괴수조합'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둘은 1인자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둘 다 없었다. 아마시절부터 자신 위주로 플레이하는 경향이 많았던지라 서로간 조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패스플레이 등 다재다능한 현주엽과 장거리 슈팅까지 갖춘 서장훈 조합은 언뜻보면 잘 맞을 듯 싶었다. 하지만 둘의 플레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정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다름 아닌 '볼소유'였다.

현주엽이 패스에 능하다고는 하지만 그의 패스는 전체를 아우르는 패스와는 성격이 달랐다. 자신이 볼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서 플레이하다가 안되겠다 싶거나 확실한 찬스가 났을 때 어시스트를 찔러주는 스타일이었다. 어찌보면 득점의 또 다른 형태였다. 때문에 이후 여러 팀을 돌아다닐 때마다 팬들 사이에서는 패스 좀 그만하라는 얘기가 쉼없이 터져 나왔다.

서장훈 역시 넓은 공격범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볼없는 움직임에 능하다기보다는 역시 본인이 공을 오래 소유한 채 이것저것 하면서 슛을 쏘는 것을 즐겼다. 개인기록은 좋을지 몰라도 이런 선수들과 함께하는 동료들은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당시 최인선 감독은 현주엽·서장훈 공존을 포기하고 공격욕심이 많고 슛 좋아하는 서장훈에 맞춰 조합을 짰다.

서장훈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팀이 자신에게 맞춰야했다. 때문에 지도자들은 늘 그의 비위를 맞추거나 전체적 팀의 조화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워낙 기록에 신경 쓰는 타입이라 자신의 그날 득점이 저조하면 팀이 이겨도 우울한 표정으로 일관해 벤치분위기를 흐리게 했고, 자신이 패스를 달라고 할 때 안주면 후배에게 삿대질을 하며 호통을 치기 일쑤였다.

서장훈이 대단한 점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런 혹평을 거의 지워냈다는 점이다. 열성팬이 거의 없던 관계로 그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쏟아져 나왔지만 자신이 스스로 언론과의 잦은 인터뷰를 통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현재 자신의 심경 등을 달변가답게 셀프변호(?)했고 현재는 서장훈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아졌다. 역대 스포츠사를 통틀어 이런 캐릭터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빅네임 군단 KCC, 상생의 해법 찾아라!

프로농구 전주 KCC는 비시즌간 리그 최고의 토종공격수로 꼽히는 이정현(30·191cm)을 F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억2000만 원으로 영입했다. 기존 안드레 에밋(35·191cm), 전태풍(37·178cm)이라는 빼어난 공격수를 보유했던 팀임을 감안했을 때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NBA 워리어스가 그랬듯 전체적 조화보다는 장점의 극대화로 또 다른 시너지를 노린 것이다. 특히 에밋의 존재는 이정현과의 조화를 걱정케한다. '득점머신' 에밋의 공격능력은 두 시즌에 걸쳐 확실하게 검증됐다. 문제는 지나치게 공격을 혼자 한다는 것이다.

패스를 받아서 공격에 들어가는 스타일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자신이 처음부터 공을 잡고 많은 시간을 소모하면서 득점을 올리는 타입인지라 나머지 4명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포인트가드의 경기 조율 역시 에밋과 함께하는 상황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에밋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격 시에는 나머지 4인이 받아먹기와 수비에만 열중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떻게하든 득점만 올리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농구는 팀플레이다. 이전 시즌에서도 증명됐다시피 팀 공격이 지나치게 에밋 위주로만 돌아가다보면 시너지효과도 적거니와 볼을 거의 만져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동료들의 컨디션이 확 죽어버릴 수가 있다. 워리어스 커리가 괜스레 올 시즌 대놓고 듀란트를 밀어준게 아니다.

때문에 현재의 KCC는 이정현 영입효과를 제대로 보기위해서라도 원활한 조합문제를 걱정 해야되는 상황이다. 에밋 중심으로 짜여진 팀이기는 하지만 특정 선수에만 맞추다가는 또 다른 에이스 전태풍·이정현이 죽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발벗고 나선 선수가 있다. 다름아닌 전태풍이다. 전태풍은 공격 욕심이 많은 타입이지만 KCC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은 선수다. 스스로 "전주 전씨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팀에 거의 도움이 못됐던 그는 자신이 희생해서라도 팀을 우승권에 도전시키고 싶어한다. 연봉이 깎이는 것도 감수하고 팀이 이기는 쪽에 모든 것을 맞추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전태풍은 팀내 고참급이자 외국인선수·토종선수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나서서 조화의 중심에 선다면 KCC의 걱정거리는 상당 부분 상쇄될지도 모른다. 과거 '보스턴 빅3'에서 레이 알렌이 했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당시 알렌은 케빈 가넷, 폴 피어스를 도와 스스로 3인자를 자청하며 도우미 역할에 충실했고 팀이 안풀린다 싶을 때는 스스로 해결사로 나서기도했다.

좋은 선수들이 함께할 때는 서로간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멤버가 출중해도 양보와 조화가 함께하지 못한다면 해당팀은 '속빈강정'이 되어버리는 사례도 허다하다. 때문에 KCC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전태풍에게 많은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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