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비법이라고 적은 글 보니, 좀 제대로 된 책들을 소개하고 싶어져서 씁니다.
먼저 아셔야 할 것
1. 작법책이 실제 글 쓸 때 활용될 수 있는 여지는 크진 않습니다.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비율로 따지면 한 10% 내외? 정도라 보는데, 이는 대부분 작법책이 글을 쓸 때 주의점, 기교, 요령, 구조, 이론 등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대답은 누구도 할 수 없는 본인 스스로의 몫입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법책은 도움이 됩니다. 흔히 글을 잘 쓰기 위해 거론되는 ‘삼다’ 는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많이 하기만 한다고 누구나 잘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죠. 글을 못쓰는 건 재능의 문제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작가 중에서도 처음에는 정말 못 써서 문전박대만 당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노력하고 요령을 깨우친 지식이 작법책들에 있습니다.
3. 작법책의 효과는 작품을 보는 분석의 틀을 마련한다는데 있습니다. ‘삼다’ 처럼, 많이 하기는 해야 하는데, 많이 하는 것을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핵심에 접근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분석을 그냥 잘 할 수 있다면 좋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분석과 심도 있는 관련 지식을 익힌 상태에서 하는 분석의 결과물이 다를 수 밖에 없죠. 분석이 어떻냐에 따라 작품에서 작법의 활용 비율도 개인차가 나며 달라지게 됩니다.
4. 그럼 작법책의 내용은 모두 신뢰하고 꼭 지켜서 써야 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순문학이냐 장르 소설이냐에 따라, 장르 소설 안에서도 장르에 따라,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에 따라, 국가별의 특색에 따라, 시나리오나 소설이나 만화냐 등의 매체에 따라, 작가 개인의 장단점 및 특색에 따라 작법과 주의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도 공통으로 통하는 내용은 있기 마련이고, 그건 스스로가 ‘실제 잘 나가는 완성도 있는 작품’ 등을 통해 작법책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가려내야 합니다.
5. 그럼 어떤 작법책을 봐야할까요? 소설이면 소설,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등 우선 목표로 하는 분야의 작법책을 봅니다. 중요한 건 플롯 위주로 설명된 책만 편식하면 안 됩니다. 스토리는 플롯 위에서 배경 속의 캐릭터가 반응하는 내용의 연속으로 이뤄지므로 관련된 부분을 고르게 봐야 합니다. 플롯 위주로만 봐서는 캐릭터와 플롯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그럼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책 소개를 해볼까요.
- 소설 쓰기의 모든 것 1~5권
플롯에서 시작해서 배경, 묘사, 인물, 대화, 문장, 고쳐쓰기 까지 소설의 각 요소를 고르게 다룬 시리즈는 이 책이 유일한 걸로 압니다. 내용도 쉬워서 처음 입문용으로 좋습니다.
-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만드는 스토리 기법
제목만 보면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분석해서 쓰는데 요령을 주는 책 같지만, 일반적인 작법 내용을 다룹니다. 다만, ‘장면’ 기준으로 작법 내용을 다뤄서 장면의 종류에 따라 요령과 주의점을 알기엔 좋습니다.
- 캐릭터의 탄생
이 책은 캐릭터 소설 쓰는 법을 설명한 책은 아니지만, 46가지의 인물 타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실제 글 쓸 때 전형적인 인물을 만들거나, 전형적인 인물을 비틀어 만들 때 참고하기 좋습니다.
- Now Write 장르 글쓰기 1 : SF 판타지 공포
일반적인 내용은 위의 책들로 하고, 장르 특화적인 추가 내용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작법에 대한 이런 저런 것들을 모두 보고 나서, 다 중요하단 말인가? 고 헤맨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됩니다. 작품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에 대해 말해줍니다.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
인기 있는 플롯의 유형에 대해 알고, 그걸 변주하거나 부분적으로 활용할 마음이 있는 분이라면 볼만합니다. 그게 아니면 그다지...
- 장르 대작가들의 책들
어슬러 르귄이나 스티븐 킹 등의 작법서가 있지만, 평가가 꽤 나눠지는 편이라 대작가는 어떤 식인가 궁금한 분들은 봐보시길.
- 시나리오 관련 책들
영화와 소설의 차이를 알고 그 중에서도 장르 소설과의 작법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분에게 권장. 본인이 소설 쓰기에 중급자 이상이라고 자신한다면 부분적으로 활용할만합니다. 대표적으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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