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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09.30 00:27
조회
1,645

오다 에이치로의 인기만화 '원피스'를 보면 불주먹 에이스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이글이글 열매를 먹고 불타는 주먹을 가지게 된 그는 특유의 호전적 성격을 바탕으로 수많은 상대를 파이어 펀치로 제압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 최고의 주먹을 가진 것은 에이스가 아니었다. '붉은개' 아카이누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빛빛열매 능력자 '노란원숭이' 볼사리노, 얼음얼음열매 능력자 '푸른꿩' 쿠쟌과 함께 '해군 3대장'으로 불리던 아카이누는 마그마마그마 열매 능력자로 불조차 흡수하고 삼켜버리는 마그마 펀치를 구사한다. 결국 에이스를 해치운 것도 아카이누였다.

격투 판타지의 현실판 MMA무대에도 이러한 상대성이 존재한다. 상대성은 기량이 비슷한 선수끼리 더욱 강하게 작용하지만 때로는 유독 특정 선수에게 강한 타입도 존재한다.

실제로 상대성에 의해 특정 선수에게 눈물을 흘린 파이터도 적지 않다. 척 리델의 벽에 번번이 좌절했던 티토 오티즈, 그런 리델에게 천적으로 군림했던 퀸튼 '람페이지' 잭슨, 유달리 미르코 크로캅만 만나면 모든게 꼬였던 조쉬 바넷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맷 휴즈같은 경우 커리어만 놓고 보면 상대도 되지않는 데니스 '슈퍼맨' 홀맨에게 붙을 때마다 서브미션을 허용하며 지켜보던 이들을 어리둥절케 하기도 했다.


1 베우둠 케인.jpg

 케인 벨라스케즈(사진 오른쪽)의 레슬링은 파브리시오 베우둠의 주짓수 가드게임을 뚫지못했다.
ⓒ UFC


벨라스케즈-에드가, 중경량급 체력+맷집왕

UFC 헤비급에서 활약중인 '모아이 석상'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와 페더급 괴물 '전투호빗' 프랭크 에드가(35·미국)는 각각 자신의 체급에서 최강의 레슬라이커(레슬러+스트라이커)로 불린다.

언제든지 상대를 테이크다운 시켜서 파운딩을 칠 수 있는 출중한 레슬링에 부지런한 스탠딩싸움이 가능한 타격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스트라이커, 주짓떼로, 레슬러 어떤 타입을 만나도 안정적이고 높은 승률을 가져가는 파이터들이다. 탄탄한 맷집은 물론 5라운드까지 쉬지 않고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체력 또한 엄청난지라 이들을 이긴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제로 벨리스케즈와 에드가는 헤비급, 페더급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꼽힌다.

수없이 많은 상대를 좌절시킨 벨라스케즈와 에드가였지만 이들 역시 특정 상대에게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일격 혹은 이격을 당하며 천적관계의 쓴맛에 울고 말았다. ´바이 카발로(Vai Cavalo)´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과 '폭군' 조제 알도(29·브라질)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벨라스케즈였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체, 거기에 가장 무거운 체급의 챔피언이 벨라스케즈였기 때문이다.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의 뒤를 이어 '70억분의 1'로 불렸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벨라스케즈는 거기에 걸맞는 포스를 보여줬다. 180대 초중반 키로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들을 어렵지 않게 거꾸러트리는 모습이 표도르의 판박이었다. 표도르가 헤비급답지 않은 초인적인 스피드와 위기 관리 능력으로 10년 불패의 신화를 만들어냈다면 벨라스케즈는 괴물같은 신체능력과 체력을 통해 동체급 괴물들을 초토화시켰다.

지금도 그렇지만 벨라스케즈의 압박은 상대 입장에서 공포 그 자체다. 신장이 크지 않은 관계로 리치를 살린 파이팅은 펼치지 못하지만 거침없이 상대에게 파고들어 돌주먹을 휘두른다. 핸드 스피도도 좋고 타이밍도 잘 맞추는지라 수시로 정타가 들어간다. 맷집이 워낙 탄탄한지라 어지간한 타격을 맞아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공격을 펼친다.

일단 벨라스케즈에게 근거리를 빼앗기면 상대는 방어를 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에 매우 강하기도 하거니와 레슬링을 살린 더티복싱 혹은 테이크다운 후 상위 포지션에서 날리는 파운딩공격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3가지 공격 모두 상대를 침몰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옵션인지라 무엇을 중심으로 방어해야할지 난감해진다. 자연스레 디펜스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체력이 워낙 좋은지라 5라운드 내내 쉬지 않고 이러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거칠 것 없는 기세로 옥타곤 최고의 복서로 꼽혔던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2·브라질) 역시 이러한 벨라스케즈에 막혀 '최강의 2인자'에 만족해야만했다.

벨라스케즈가 중량급 최고 맷집+체력왕이라면 경량급에는 에드가가 있다. 에드가는 167cm의 단신에 무시무시한 완력을 지닌 것도 그렇다고 한방 파워를 갖춘 선수도 아니다. 하지만 라이트급 시절부터 페더급에 이르기까지 늘 정상권에서 경쟁해왔다. 어떤 승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으며 외려 경기 후반부에 갈수록 페이스가 올라가며 상대를 질리게 했다.

외모만 보면 유약할 것 같지만 에드가는 단 한번도 근성싸움에서 밀려본 적이 없다. 난타전, 그래플링 공방전에서 늘 공격적으로 임하며 한번 공격을 당하면 두 번, 세 번으로 갚아준다. 거기에는 엄청난 투지와 더불어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맷집과 체력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2알도-에드가.jpg

 프랭크 에드가(사진 오른쪽)의 레슬링은 넘어지지않는 조제 알도에게 무용지물이 되고말았다.
ⓒ UFC


상대성에 울다. 베우둠, 알도가 미워!

이렇듯 자신의 체급에서 괴물로 통하는 벨라스케즈와 에드가도 천적은 있었다. 부상 외에는 적이 없다는 평가를 들었던 벨라스케즈의 발목을 잡은 선수는 다름 아닌 베우둠이었다. 벨라스케즈와 싸우는 상대는 일단 그의 레슬링을 단단히 경계해야했다. 워낙 무지막지하게 달려들어 넘겨뜨리고 파운딩을 날리는지라 하위 포지션을 넘겨주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일어난다 해도 또다시 넘겨뜨리고 쉬지 않고 파운딩을 날렸다. 거기에 체력까지 워낙 좋아서 그런 식의 패턴을 반복해도 지치는 것은 상대 쪽이었다. 때문에 벨라스케즈와 맞서는 상대는 레슬링 방어에 부쩍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스탠딩 싸움이 벌어질 경우 제대로 된 타격 기량을 펼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베우둠은 달랐다. 벨라스케즈의 레슬링이 두렵지 않았다. 헤비급 최고의 주짓떼로로 불리는 그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그라운드 싸움에서는 밀려본 적이 없다. 타격가, 레슬러는 물론 같은 주짓떼로들조차 극단적으로 그라운드를 피할 정도다. 때문에 벨라스케즈를 맞아서도 그래플링 공방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베우둠의 뛰어난 가드게임에 외려 벨라스케즈가 먼저 스탠딩으로 도망가며 그라운드 싸움을 피해버렸다.

결국 둘의 싸움은 스탠딩 타격전으로 펼쳐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베우둠의 긴팔다리가 빛을 발했다. 무에타이로 무장한 베우둠은 치고 들어오는 벨라스케즈를 지켜보며 정교한 펀치와 킥을 찼다. 벨라스케즈가 클린치 싸움을 걸면 빰클린치 이후 니킥을 연사하며 역공을 가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벨라스케즈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벨라스케즈와 그림은 약간 다르지만 에드가 역시 알도에게 자신의 주특기인 레슬링이 통하지 않아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벨라스케즈가 베우둠의 주짓수에 막혀 레슬링 싸움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알도는 아예 넘어지지를 않았던지라 에드가가 레슬링 자체를 쓸 수 없었다.

파이터로서 밸런스 자체만을 놓고 보면 타격 위주의 알도보다는 타격+레슬링이 잘 결합된 에드가가 더 높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알도만 만나면 에드가의 밸런스는 제대로 된 위력을 내지 못하고 깨지고 말았다. 알도의 테이크다운 방어가 워낙 좋은지라 클린치 싸움, 묻지마 태클, 타이밍 태클 등 어떤 방식으로도 넘겨뜨리기가 어려웠다. 1차전에서는 어렵사리 몇 번 넘겨뜨리기라도 했는데, 2차전에서는 아예 그런 기회조차 잡아내지 못했다.

힘겹게 중심을 무너뜨렸다싶은 순간에도 마치 들 고양이가 바닥을 치고 솟구치듯 삽시간에 일어나버리기 일쑤였다. 일단 테이크다운을 시킨 후 어느 정도 시간 동안 눌러놓아야 알도도 부담을 느끼고 에드가의 패턴도 더욱 살아날 수 있지만 그러한 플레이자체가 되지 않았다. 결국 둘의 싸움은 본의 아니게 타격전 양상이 되고 말았다.

에드가가 아무리 뛰어난 레슬라이커라고해도 동체급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명인 알도와 온전한 타격전에서 이기기는 힘들었고 결국 맞대결 2전 2패의 치욕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알도가 강한 것도 있지만 상대성이 더욱 크게 작용한 두 선수간 관계였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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