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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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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10.04 23:16
조회
1,488
양동근.jpg▲  양동근으로 지난 10년간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모비스는 이종현을 통해 남은 10년까지 지배할 공산이 커졌다.
ⓒ 울산 모비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가 10년 미래의 기틀을 마련할 황금 열쇠를 품에 안았다. 모비스는 3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있었던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영예의 1순위를 얻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는 이른바 '빅3'(고려대 이종현·강상재, 연세대 최준용)로 꼽히는 걸출한 신인들이 나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유력한 1순위 후보 고려대 이종현(22·203cm)은 서장훈, 김주성, 하승진, 김종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빅맨 계보를 잇는 초대형 센터로 꼽힌다.

듬직한 체격은 외국인 선수들과도 몸싸움이 가능하며 윙스팬이 223cm에 달할 정도로 팔이 길다. 준수한 운동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국가대표 주전센터로 활약 중인 이종현을 얻게 되면 장신 외국인선수 한 명이 더 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최준용을 키워보고 싶다는 의견을 종종 밝히기는 했으나 선택지에 이종현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변이 없는 한 유 감독과 모비스 역시 이종현을 택할 것으로 보여진다.

더욱 심해진 상하위권 격차, 흥행에는 치명적?

모비스 팀으로서는 축하할 일이지만 많은 우려의 시선도 쏟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비스는 자타공인 리그 최강팀 중 하나다. 지난 10년간 무려 절반인 다섯 차례의 우승을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왕조를 구축했다. 국내 최고 1번 파워 포인트가드 양동근(35·181㎝)과 테크니션 빅맨 함지훈(26·200cm)을 축으로 리카르도 라틀리프(27·199.2cm), 문태영(38·193cm) 등이 함께하며 챔피언 결정전 최강자로 명성을 굳혔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전주 KCC에 승률 차이 없이 2위를 하는 등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다가오는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워낙 많이 이겨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강팀이라 매 시즌 안정적 승률이 돋보인다. 그러한 상태에서 대형 신인까지 합류하게 되면 어디까지 강해질지 상상이 안 간다.

팬들 사이에서 "지난 10년을 지배했던 모비스가 향후 10년까지 독식하게 생겼다"는 자조 섞인 한숨이 새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NBA(미 프로농구)로 비교를 하자면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을 보유한 시카고 불스에 르브론 제임스나 팀던컨이 합류한 모양새다.

이종현이 합류한 모비스의 베스트 멤버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현재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외에 네이트 밀러(29·187cm), 찰스 로드(31·200.1cm)로 이어지는 주전진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전준범, 송창용에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이대성까지 있어 선수층도 탄탄하다. 여기에 이종현이라는 거물이 가세하면 교통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행복한 비명을 지를 지경이다. 농구라는 종목을 떠나 국내 프로 스포츠 역사상 전례가 없는 거대 왕조가 탄생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모비스에 대항할 만한 팀도 존재한다. 지난 시즌 우승팀 고양 오리온과 선수층 하나는 어느 팀 부럽지 않은 안양 KGC 인삼공사는 '원조 사기군단'으로 불리던 팀들이다.

오리온은 김동욱(35·194cm), 허일영(31·195cm), 문태종(41·196.5㎝), 최진수(27·202cm), 장재석(25·204cm), 이승현(24·197cm) 등으로 이어지는 포워드 군단의 위력이 막강하다. 거기에 리그 최고 외국인선수 중 하나인 애런 헤인즈(35·199cm)가 함께하고 있다.

인삼공사 역시 만만치 않다. 문성곤(23·196cm), 한희원(23·195cm), 양희종(32·194cm), 오세근(29·200cm)에 최현민(26·195cm)까지 시즌 중반 합류할 예정이다. 국가대표 출신에 전체 1순위였던 문성곤이 이른바 가비지 타임 때도 쉽게 나오지 못했을 정도로 포워드진이 매우 두텁다. 유일하게 포워드진의 질과 양에서 오리온과 비교될 수 있는 팀이다.

김기윤(24·180cm), 강병현(31·193㎝), 이정현(29·191cm) 등으로 이어지는 1, 2번 라인도 탄탄하다. 모비스의 존재감이 워낙 크기는 하지만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오리온, 인삼공사 등이 반란을 일으킨다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최부경이 돌아올 SK 역시 만만치 않다.

문제는 그 외의 팀들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만 진출해도 성공이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주 KCC가 투지를 앞세워 '미라클 시즌'을 만들어낸 사례도 있지만 공룡 모비스를 필두로 오리온, 인삼공사 등이 워낙 전력이 좋은지라 이러한 예상외 그림은 이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객관적 전력에서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모비스의 1순위 획득은 하위권 팀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현재 프로농구 구조 안에서 약팀이 전력 상승을 꾀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신인드래프트다. 김주성의 동부, 하승진의 KCC가 대표적 예다. 하위권 팀으로 대형 신인이 유입되어야만이 기존 강팀들과의 밸런스가 맞아떨어지며 원활한 경쟁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LG의 고의 패배 의혹과 맞물려 최근 신인드래프트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8개 구단에게 고르게 상위지명 추첨 자격이 주어졌고 그 결과 우승후보 모비스가 1순위를 가져가는 촌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포츠의 최대 매력은 결과를 알 수 없는 승부다. 그런 점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심화되어버린 현재의 프로농구 판도는 흥행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모비스의 '왕조 업그레이드'에 타 팀 농구팬들이 함께 웃기 힘든 이유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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