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도 배가 고파서 무엇을 먹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데 "딩동딩동~" 하는 소리가 저의 청각을 자극하더군요..누구쥐(" )( ")하면서 둘레둘레 하는 기분으로 문을 열었지요...고교동창 녀석의 얼굴이 정면으로 떡 보이더군요. 웬일이냐고 물을 새도 없이 다짜고짜 녀석의 절묘한 금나수법이 저의 완맥을 낚아채더니 바로 어디론가 끌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알고 나 가자." 이런 나의 말에 녀석은.."직접 가보면 알아." 하는 지극히 기계적인(?)음성으로 저의 말을 자르더군요^^ 도대체 녀석이 어디로 저를 끌고 가는지 심히 두려웠습니다..ㅠ.ㅠ 흑흑...설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나를 강제노역의 현장에 팔아 넘길 생각은??? 허거거걱!! 이 호리호리한 몸매로 힘을 쓰면 얼마나 쓴다공^^..ㅠ.ㅜ 쿨럭...
잠시 후 녀석의 하얀색 승용차가 멈춘 곳은 아담한 단층 짜리 건물 앞이었습니다. 저는 긴장된 동공을 이리저리 움직여 威風堂堂하게 검은색글씨를 뽐내고 있는 현판을 읽어보았습니다. 24시 콩나물 해장국...잉? 뭔가 이상한데..?? 긴장감은 의아함으로 바뀌고 의아함은 다시 어리둥절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실내로 들어가 안에 가득 배인 국밥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해오자 극단적인 시장기가 온몸의 신경세포를 서서히 마비시켜오더군요^^;;
헐헐.....
처음에는 조그마한 그릇에 무언가가 담겨져 나오더군요...조그만 날계란두개를 깨트려 살짝 익혔고 다시 그 위에 참기름을 넣었더군요...거기에 시킨 대로(?) 김을 찢어서 혼합했더니 나름대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이 제법 입맛을 자극하더군요. 후루룩~ 단숨에 들이켰습니다. 간에 기별도 안가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혀끝에 닿는 달콤함이 제법 괜찮더군요^^;;
이어 반찬이 펼쳐졌습니다. 쇠고기장조림에 오징어젓갈, 잘 익은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도라지나물..^^ 음..어쩌면 내가 잘먹는 것들만 이렇게 모아놓았을까? 넘넘^^ 흐뭇한 기분이 들더군요...그러나 정작 나와야될 주메뉴 콩나물 해장국은 나오지 않아 상당히 속이 타더군요..그도 그럴 것이 손님이 원체 많아 두 명의 종업원으로는 상당히 벅차 보였습니다. 거 웬만하면 사람 좀 더 쓸 요량이쥐......
사실 콩나물 해장국은 별스럽게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습니다..그냥 담백하게 끓인 콩나물국을 뚝배기에 담아낸 모양새인데...문제는 안에 많은 양의 파와 풋고추(입맛에 맞게 손님이 조절가능..저 같은 경우에는 듬뿍 넣지요^^), 그리고 오징어 자른 것(이게 콩나물 사이에 숨어서 손님에게 씹는 기분의 진수를 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등이 절묘한 조화로 섞여있어 참 맛있답니다.
역시 재료는 별로라도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음식의 맛이 이렇게도 변할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더군요^^ 가격도 비싸지 않은 3500원...^^ 오랜만의 별미를 맛보게 해준 친구녀석을 한번 힐끗 쳐다본 후 등을 몇 대 가볍게 두드려주었습니다...^^캬캬캬..그 녀석 괜스레 아프다면서 저를 흘겨보더군요..허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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