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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반지의 제왕 -사우론 인터뷰

작성자
Lv.1 쿤산
작성
05.03.27 14:39
조회
532

반지의 제왕 -사우론 인터뷰  

본 인터뷰를 위해 바랏 두르로 향하면서 본 기자는 내심 걱정을 했다. 미리 약속한 일정이긴 하나 토탈 뷰티 케어 센터의 마담 사루만의 소식이 끊긴 지금 마담과의 오랫동안 서로를 감싸주고 지탱하는 아름다운 관계로 유명한 사우론 씨가 한가하게 잡지사 인터뷰에나 응하고 있을 여유가 있을까하는 염려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들 어스 최고의 젠틀맨, 뭇 나즈굴들의 영원한 형님 사우론 씨는 과연 예의 바른 신사였다. 마담의 안부를 걱정하고 연락 방도를 찾느라 황망 없는 와중에도 의연하고 따뜻하게 본 기자를 맞아주는 그에게서는 미들 어스 1,2,3 시대를 모두 치열하게 살았던 자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유장한 관록이 풍겼다.

다만 눈알 전체에 걸쳐 유난히 핏발이 서 있는 것은 최근 그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철없는 자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점이라 할 것이다.

본 기자: 바쁘신 와중에도 약속을 취소하시지 않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우론 씨: 약속을 어기는 것은 제 신조에 어긋납니다. 아무리 예의가 땅에 떨어진 세상이라 해도 지킬 것은 지키고 살아야지요.

본 기자: 1,2,3 시대를 모두 겪으신 분의 입장에서는 3시대의 너도나도 무례함이 판치는 풍조가 더욱 극심하게 느껴지시겠군요.

사우론 씨: 그렇습니다. 모르고스 형님이 건재하실 때만 해도 미들 어스 꼴이 이렇지는 않았어요. 당시 엘프들은 게으르긴 했어도 심성 자체가 글러먹진 않았거든요.

본 기자: 사우론 씨가 몇몇 대장장이 엘프들을 모아 금은방을 차리셨던 게 2시대 중엽이었던가요?

사우론 씨: 맞습니다. 그 때 엘프들 중 가정 환경이 좋지 못했던 애들 몇몇을 모아 대장장이 기술을 가르쳤지요.

본 기자: 드워프도 아니고 엘프들을 데리고 일을 하는 게 쉽지는 않으셨을텐데요.

사우론 씨: 그렇지요. 엘프들은 그저 허영심이 강하고 노는 것만 좋아해서 조금만 일이 험하다 싶어도 "꺄악~~ 머리칼 끝이 그을렸어~~"   "전 불 가까이에서 일 안할래요. 땀 닦다 속눈썹 망가진단 말예요" 하고 몸을 빼기가 일쑤지요. 그뿐입니까. 잠시라도 제가 다른 곳에 갔다 오면 그 새 일은 팽개치고 자기들끼리 모여 빙 둘러앉아 "오~~엘베레스 길소니엘~~" 하면서 뮤지컬이나 하고 있단 말입니다. 영생을 가진 것들은 그래서 글렀어요. "오늘 못하면 내일 하고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며 미들 어스에서 못하면 발리노르 가서 하면 되지" 가 머리에 박혔거든요. 드워프들만 해도 엘프들보단 나아요. 드워프들은 그래도 장인 정신이 있거든요. 에루가 드워프를 창조하려다 실패해서 나온 게 엘프라는 소문은 절대 사실입니다.

본 기자: 그래서 힘의 반지 프로젝트의 최종안에서는 엘프들이 빠진거군요.

사우론 씨: 네. 세 반지와 아홉 반지까지는 어찌 엘프들을 달래서 같이 작업했지만 계속 이 녀석들과 동업을 하다가는 제가 복장이 터져 제 명에 못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뭡니까. 그래서 늬들은 계속 거기 모여 앉아 노래 자랑이나 해라, 그냥 일은 나 혼자 하마...하고 저 혼자 유일 반지를 만들어낸 겁니다. 헌데 막상 저희들 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뒀더니 이 엘프들이 이번에는 제가 자기들을 따돌렸다고 삐지지 뭡니까? 그리고는 저처럼 남을 무시하는 사장 밑에서는 일을 못하겠다면서 세 반지를 챙겨서 휭하니 가버리더군요. 하지만 자기들은 여럿이고 저는 혼자였는데 상식적으로 누가 누굴 따돌렸겠습니까?

본 기자: 그리고 엘프들은 거기서 그친 게 아니라 사우론 씨의 작업장을 공격해 유일 반지를 강탈하려고 시도했지요.

사우론 씨: 결국에는 엘프들과 한패였던 이실두르라는 작자가 가져갔지요. 전 하도 엘프와 인간의 연합군에 시달리던 차라 반지가 제 손에서 빠져나갔을 때는 차라리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래, 먹고 떨어져라...라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어차피 금은방은 작파한지 오래 되었으니까요.

본 기자: 한동안은 미들 어스를 떠나 동인 왕국 누메노르에서 일한 적도 있으시지요? 그 때 일을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사우론 씨: 아르 파라존 왕은 하늘이 내린 동인남이었습니다. 실력 면에서나 의욕 면에서나 그를 따라갈 자는...흠...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쉴롭 여사 정도라고나 할까요. 모델을 봤다하면 즉각 거미줄로 칭칭 감아놓은 뒤 첫째 다리로는 시리어스물을, 둘째 다리로는 개그물을 쓰고 다음 다리 두 개로 콘티를 짜고 그 다음 다리 두 개로는 그림을 그리며 일곱 번째 다리로 엄챗을 하고 마지막 다리로 예약을 받는 일을 동시에 해낸다는 쉴롭 여사 말이죠. 하지만 아르 파라존 왕이 그에 맞먹는 분량의 일을 두 손으로 해냈던 그 업적은 아무리 찬양해도 모자랄 따름입니다. 오죽하면 원래 왕위를 이어받아야 했던 사람은 타르 팔란티르 왕의 딸이었지만 온 국민들이 아르 파라존을 왕으로 추대했겠습니까. 타르 미리엘도 그럭저럭 괜찮은 동인녀였지만 아르 파라존에 비하면 아무래도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본 기자: 그런 아르 파라존 왕이 삼고초려하여 사우론 씨를 모셔갔던거군요.

사우론 씨: 이것 참 제 자랑이 되는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만 반지 세공업을 한 데서 보이듯 제가 미적 감각은 좀 있는 편입니다. 이건 다른 데서는 안하는 얘기인데 사실 마담 사루만의 흰 손 마크를 디자인해준 것도 저였어요. 어쨌든 아르 파라존 왕은 작업량을 감당하지 못해 실력 있는 어시를 구하던 참이었는데 그 때 제 이야기가 왕의 귀에 들어간 거였지요. 친히 배를 타고 움바르까지 와서 저를 스카웃 하는데 그렇다고 멀리서 온 사람 청을 거절한다는 게 못할 짓이더라구요. 그래서 따라갔지요. 처음엔 배경 담당이었지만 점점 다른 일도 맡게 되고 나중엔 왕의 카운슬러로 공동 기획까지 하게 되었어요.

본 기자: 그럼 아르 파라존 왕의 비운의 마지막 프로젝트도 함께 하신 겁니까

사우론 씨: 아니, 전 그 때 오히려 말리는 쪽이었어요. 오크부터 마이아까지 모든 종족의 커플링을 섭렵한 아르 파라존 왕은 새로운 소재에 목말라 했고 급기야 발라 북을 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뜯어 말렸어요. 발라들은 사실 굉장히 못생겼거든요. 하지만 아르 파라존 왕은 "난 이대로 멈출 수 없어, 사우론" 하고는 그대로 배를 타고 영생의 땅으로 향하더군요. 결국 경각심을 느낀 발라들이 저주를 내려 동인 왕국 누메노르는 가라앉고 누메노르 인들의 영광 역시 사라진 것입니다.

본 기자: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군요.

사우론 씨: 가장 안타까운 건 그로 인해 누메노르 왕실 도서관도 가라앉아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희귀한 커플링이 사라져갔는지 모릅니다. 그 도서관에 비하면 모리아의 도서관 따위는 동네 책 대여점에 불과해요.

본 기자: 그 때 살아남은 누메노르 인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우론 씨: 최악입니다! 선조들의 재능을 못 물려 받은 건 물론이고 기본적인 예의 조차도 안 되어 있어요. 아까 엘프 얘기를 했죠? 엘프들은 게으르긴 해도 심성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누메노르 후손들은 천성이 남의 불행을 즐깁니다. 일례로 곤도르 인들이 미나스 이실에다 심었던 백색 나무 말이죠. 봄만 되면 꽃가루가 트럭 분량으로 날립니다. 전 알러지가 좀 심한 편인데 바랏 두르까지 날아오는 그 꽃가루 때문에 눈물과 재채기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었어요. 엘렌딜을 붙들고 제발 그 나무 좀 어찌 해달라고 애원을 했건만 그 영감은 봄이면 그 나무 밑에서 삼겹살 구워먹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 그런 소리냐고 버럭 화를 내더군요. 결국 그렇게 삼겹살 구워먹다 휴대용 버너가 불을 내는 바람에 백색 나무를 홀라당 태워먹고는 그걸 제 소행으로 돌렸지요.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어요. 이제 나무가 없어져 한 숨 돌리나 했더니 이번엔 이실두르가 미나스 아노르에다 백색 나무를 심었던 겁니다. 다 제 알러지 증세를 알고 한 짓입니다. 게다가 제가 원래 육신을 잃은 뒤로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눈꺼풀이 없으니 눈을 감아버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섭정 벨렉소르 2세 일가가 휴가를 떠날 때 백색 나무에 물주는 걸 깜빡해서 나무가 말라죽을 때까지 저는 해마다 봄이 무서웠습니다.

본 기자: 참 씁쓰레한 이야기군요. 이야기를 돌려서 누메노르가 멸망한 뒤로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사우론 씨: 다시 미들 어스로 돌아와 처음 한 동안은 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지는 게 인생 아니겠습니까. 보시다시피 모르도르는 개발이 덜 되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걸 이용하기로 생각을 한 거지요.

본 기자: 전 모르도르 야생 공원의 팬입니다. 연중 자유 이용권이 있는 건 물론이고 지인들에게도 이용권을 선물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요!

사우론 씨: 허허 그렇습니까. 기쁜 이야기군요. 안그래도 모르도르 공원, 특히 동물 코너는 체험 학습 코너로도 아주 평이 좋지요. 주말이면 와르그 옆에서 사진 찍는 일가족으로 붐비고 북치는 트롤은 재롱둥이로 관객 인기 순위 1위입니다.

본 기자: 맞습니다. 트롤 애교가 장난이 아니던데요. 하지만 공원이 잘나가는 만큼 귀찮은 일도 많지 않습니까?

사우론 씨: 네. 팔란티르에 동물원 코너 광고를 낸 적이 있는데 어느 날 'sexydene'라는 아이디의 팔란티르 유저가 초면에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님*아 나 깜찍한 호빗 한 마리만 분양해주셈,,,택배루다...그럼 즐" 하는 쪽지를 보내오는 겁니다.

본 기자: sexydene라면... 팔란티르 유저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곤도르의 데네소르 씨군요.

사우론 씨: 그렇지요. 그래도 전 상대가 나이가 어려서 그러려니 하고 점잖게 본 동물원은 호빗은 취급안한다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절나 치사...C8...누가 장사꾼 아니랠까바 그게 글케 아깝냐? 돈 주고 사면 대자나...얼마냐? 얼마야? ㅆㅂ 글케 돈 벌어서 쌍커풀 수술할라 그러냐? 눈깔바께 엄는게..." 하고 답이 오더군요. 전 돈 벌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 설명을 했는데도 악착같이 호빗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는 겁니다.

본 기자: 저런...그런 작자는 사이버 팔란티르 수사대에 신고해버려야 합니다!

사우론 씨: 저도 그 생각은 했습니다만 차마 어린 친구를 상대로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제 돈을 써서 나즈굴과 우르크 하이를 시켜 호빗을 구해오게 시켰습니다. 원래는 네 마리를 쫓았고 실제로 두 마리는 잡았는데 중간에 이 놈들이 도망을 가는 통에 한참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평소엔 별로 마음에 안들던 작자지만 마법사 건달프 편으로 호빗 한 마리를 보냈지요.

본 기자: 그랬더니 잠잠해지던가요?

사우론 씨: 처음에는요. 하지만 곧 "ㅆㅍ...호빗이 열라 꾸져써...주인은 난데 ! 우리 둘째 놈을 더 따라...딴 놈으루 바꿔죠...@.@ <- 이러케 눈 절나 크고 파란 이뿐 호빗 이따며...!" 하는 답이 왔습니다. 저도 어이가 없어서 그 때부터는 뭐라고 난리를 치든 답을 않고 무시했지요. 그랬더니 옥션 사이트에 sexydene 이름으로 호빗 판다는 광고가 뜨더군요. 이문을 붙여 팔아넘길 작정인가 봅니다.

본 기자: 원래 데네소르 가문이 미들 어스 최고의 문제 가정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사우론 씨: 동의합니다. 데네소르 본인 말고도 그 아들 둘이...아, 이름이 베지미르와 맘마미르던가...

본 기자: 보로미르와 파라미르 말씀입니까?

사우론 씨: 아, 네, 맞습니다. 그 두 녀석이 꼬마일 적에 자기들 아버지 없을 때 팔란티르를 갖고 노는데 제 팔란티르에 접속한 다음 제 눈 쪽에다 정통으로 후레쉬를 비춰대는 겁니다. 제가 눈이 부셔서 이리 저리 도망가는 걸 보면서 좋아라 낄낄대는 거지요.

본 기자: 세상에나...

사우론 씨: 그나마 후레쉬는 낫습니다. 이 녀석들이 어느 날엔가는 팔란티르가 냄새도 전송할 수 있다는 걸 알아내더니...팔란티르를 갖다놓고 그 앞에서 양파를 썰어대기 시작하더군요. 제 평생 그렇게 눈물 흘려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엘렌딜과 이실두르의 백색나무는 이에 비하면 양반이었죠.

본 기자: 써는 애들 쪽에서도 힘들었겠습니다.

사우론 씨: 그래서인지 형이 계속 동생한테 썰라고 시켰습니다. 동생이 싫다고 반항하니까 형이라는 녀석 말이 "그럼 나 너랑 결혼안해 준다. 그렇게 되면 넌 장차 주근깨 투성이에 엉덩이 턱에 익룡 목을 단 두 칼에 썰어버릴만큼 팔뚝 힘이 좋은 말나라 공주랑 결혼해야 할지도 몰라." 합디다. 작은 녀석은 말나라 공주랑 결혼하긴 싫었는지 울면서도 양파는 썰어내더군요. "형아...정말 나랑 결혼할거지?" 하면서요.

본 기자: 그 두 형제는 그것 말고도 일화가 많지요. ...

사우론 씨: 둘이 데네소르 몰래 봉화대에 숨어 담배 피우다 담뱃불을 제대로 안 꺼 불을 내는 통에 그만 곤도르 전역에 봉화가 올라 로한 군대가 무슨 비상 사태인가 싶어 사흘밤낮 전속력으로 말을 달려 미나스 티리스까지 왔다가 화를 내며 돌아갔다는 사건 말이지요?

본 기자: 바로 그겁니다. 그 사건으로 곤도르와 로한 사이는 국교가 단절되고 데네소르는 두 아들에게 엄청 화를 냈다는군요. 보로미르는 벌로 "저는 다시는 아버지 몰래 담배를 피우지 않겠습니다" 는 문장을 다섯 번 써야했고 파라미르는 섭정의 지팡이로 종아리를 50대 맞은 뒤 지하 감방에 갇혀 닷새를 굶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데네소르는 파라미르에게 또 이런 짓을 하면 장작 위에서 태워버리겠다고 경고했다지요.

사우론 씨: 아하, 그게 바로 그 가문의 전통인 장작 교육의 시초였던 겁니까.

본 기자: 맞습니다. 그 파라미르가 받아쓰기를 제대로 못했다든가 형이랑 결혼시켜달라고 밥안먹고 시위하다 가출해서 붙들려오는 등의 말썽을 일으키는 사건이 있을 때마다 데네소르는 장작을 쌓아놓고 아들과 제 몸에 기름을 끼얹은 후 불을 붙이네 마네 소란을 피우다 주위에서 뜯어말리면 못이기는 척 내려오곤 했답니다.

사우론 씨: 그것도 자주 하면 약발이 안먹힐텐데요.

본 기자: 그러게 말입니다. 처음엔 겁에 질려 "아 잘못했어요" 를 연발하던 파라미르도 나중엔 뭔가 맞을 짓을 했다 싶으면 알아서 장작 쌓아놓고 아버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기름 뒤집어쓴 모습이 은근히 예쁘다는 걸 알게 된 파라미르는 괜히 몸에 기름을 부은 뒤 형이 지나 다니는 길에 쓰러져 있곤 했다지요. 나중엔 부자 모두 그 행위를 즐기게 되어 퍼포먼스가 끝난 다음에는 장작에다 함께 삼겹살을 구워 소줏잔을 부딪치며 "파라미르 네가 미워서 이러는 게 아니라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다" "알고있습니다 아버님" 하고 놀았다지요.

사우론 씨: 나름대로 정감이 없지도 않군요. 그런데 결국 눈치없는 호빗과 건달프 놈이 끼어드는 통에 다 엉망이 되었다지요. 그 날도 데네소르와 파라미르 모두 한 30분 장작 위에 올라가있다 그냥 내려올 작정이었는데 건달프와 섀도팍스인가 뭔가 하는 바보 말이 끼어들어 말린답시고 소란을 피우다 정말로 불이 붙어버렸다면서요.

본 기자: 그러게요. 기절한 척 누워있던 파라미르는 주변에 불이 붙자 당황해서 그만 눈을 뜨고 내려와야 할지 계속 그러고 누워 남들이 불을 꺼주기를 기다려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예의 눈치없는 호빗이 파라미르 군을 내려주긴 했지요. 잠시 실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던 파라미르는 아버지 몸에 불이 붙은 걸 봤지만 간달프 씨의 지팡이가 두려워 계속 눈을 감고 의식이 없는 척 했답니다.

사우론 씨: 건달프 놈이 하는 짓이 다 그렇습니다. 그 참견꾼은 자기만 없으면 미들 어스는 평화 그 자체라는 걸 언제 가서야 깨달을까요.

본 기자: 저번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던 마담 사루만의 인생을 망친 것도 간달프 씨였습니다.

사우론 씨:(침울한 어조로) 맞는 말씀입니다. 마담은 제가 지치고 좌절할 때마다 저를 격려해 준 제 인생의 빛이었습니다. 깡패 독수리 떼가 모르도르 공원 익룡들을 습격해 익룡들이 폐사 직전까지 가서 제가 공원이고 뭐고 다 때려치울까 할 때마다 그 정도 쯤에 좌절해선 안된다고, 1시대와 2시대에는 더 심한 일도 겪지 않았냐고 저를 일으켜 세운 사람이 마담이었습니다. 보로파라 형제가 제게 한 짓을 호소했을 때 마담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본 기자: 그럼 사우론씨가 서치라이트 기능을 습득한 건 마담의 조언 덕택이었군요.

사우론 씨: 그런 셈이지요. 팔란티르에 불청객 얼굴이 뜰 때마다 서치라이트로 쫓아버릴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정작 제가 마담에게 새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접속했을 때 정작 마담의 팔란티르는...(말을 잇지 못한다)

본 기자: 간달프 씨의 주장으로는 아이센가드가 수재 피해를 입은 걸 알고 도우러 갔다가 물 속에서 팔란티르를 주웠다고 합니다만...

사우론 씨: 그 놈이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했습니까! 천만의 말씀, 진상은 이겁니다. 저와 마담의 플라토닉하고 정신적이며 순수한 사이를 의심한 건달프 놈은 마담을 추궁하러 아이센가드로 갔다고 합니다. 그것도 혼자 간 게 아니라 귀 얇고 성질 급한 엔트들을 꼬드겨 댐을 터트리는 행패를 부렸다지요.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정작 마담의 애정을 배신하고 변태 호빗광의 길로 빠진 것이 누구였는데...저런 작자를 상대하다 스스로의 수준까지 떨어질 것을 염려한 마담이 건달프를 무시하고 탑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깡패 건달프 놈은 마담의 지팡이를 부러뜨리는 만행을 저질렀고 그 광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던 마담의 비서 그리마 군은 너무 놀란 나머지 닦고 있던 팔란티르를 떨어트렸는데 그걸 건달프 놈이 낼름 주워간겁니다. "오호라...이 팔란티르가 없으면 더 이상 사우론 놈과 통정하지 못하렷다" 하면서요.

본 기자: 세상에나...제 3자인 제가 들어도 치가 떨립니다.

사우론 씨: 그것도 모르던 저는 팔란티르에 접속했다 마담이 아닌 웬 곱슬머리 생물이 뜨는 통에 혼비백산 했습니다. 잠시 후에야 바로 제가 나즈굴들을 시켜 잡게 했던 호빗 중 하나임을 알았지요. 제가 마담은 어디 있냐, 마담과 이야기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버릇없는 호빗은 저를 무시했고 그 다음엔 웬 꼬질꼬질한 레인저 한 놈이 다짜고짜 얼굴을 들이밀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놀랐을진대 마담 그 여린 사람이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지...

본 기자는 무언가 위로의 말을 하려 했으나 인터뷰는 여기서 중단되었다. 공원 직원 중 하나인 '사우론의 입'씨가 황급히 달려와 공원 정문 앞에 인간, 엘프, 드워프 등이 잡탕으로 섞인 부랑자 부대가 몰려와 표도 사지 않고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한 것이었다.

사우론 씨는 본 기자에게 말했다. "보십시오, 이게 오늘 날 미들 어스의 꼴이라는 겁니다. 예의라는 게 땅에 떨어졌어요. 인터뷰를 끝까지 잇지 못해 죄송합니다만 전 저 부랑자 무리를 상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본 기자는 이해한다고, 여기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만도 감사하다고 인사하고는 바랏두르를 나왔다.

공원을 나오는 길에 보니 과연 부랑자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언젠가는 우리도 표 사서 들어갈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날이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그냥 볼테다" 하고 연설을 하는 중이었다.

과연 미들 어스에 정의와 도덕이 바로 잡힐 날은 언제인가. 사우론 씨의 협조에도 불구하고 씁쓰레한 뒷맛을 남긴 인터뷰였다

출처 - http://blog.naver.com/homoyou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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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잘 알아야 제일 재밌습니다 ^^;;(전 한 반의 약간 나마만큼만 알아먹겠다는 크흠)

배꼽이 빠지네요 크흐흐;;;

사우론 씨 기죽지 말고 파이팅!~ㅎㅎ


Comment ' 6

  • 작성자
    Lv.1 쿤산
    작성일
    05.03.27 17:11
    No. 1

    톨킨씨 작품 읽은 사람 하나도 없나 OTL
    이런...-_-;
    아무도 재밌어하질 않는군 ㅜㅜ
    영화만 보지좀 마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Σ비호란™
    작성일
    05.03.27 17:21
    No. 2

    으음,,,,,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6 최심장
    작성일
    05.03.27 19:16
    No. 3

    반지전쟁과 실마릴리온 읽었는데 대충 이해가기도 하지만 재미는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쿤산
    작성일
    05.03.27 19:38
    No. 4

    절라 재밌어서 웃다가 뒹군 내가 뉴타입이었군...(아 외계인 취급 당할 꺼 같다-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혈영
    작성일
    05.03.27 23:17
    No. 5

    긁적 웃기게 쓰긴 했는데 재미있다고까지는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쿤산
    작성일
    05.03.28 00:21
    No. 6

    역시 오타쿠만이 웃을 수 있는 것인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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