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여
詩 정미옥
사랑이여 우리에게도
분홍꽃 흐드러진 언덕 있었는데
어찌하여 꽃잎들 떨어내고
홀로 나와 섰는가
꽃피는 때 있으면 지는 때 있다고
허전한 말로 달래고
겨울벌판 들어와도 체념하며
기억만으로도 감사하다 거짓을 일삼는가
꽃 피는 시절 돌아오는데
내겐 슬픈 파편들이 박힌다
꽃잎 설레임이 아니라
슬픈 기억의 하늘거림이다.
너를 떨구지 못하고 서성이는
때 지난 꽃잎이여
너 떠난 자리에
나도 시들줄 아는 꽃잎이면 더 좋겠구나
벗어난 길에서 태연한 척
물기 가득 뽀송한 꽃잎을 달고
차라리
너를 다시 만나러 가는 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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