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어떤 거지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
05.03.08 21:41
조회
240

이십 년 전쯤, 유명한 거지가 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원만이 아저씨'라는 별명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욕쟁이 할머니' 였지요.

원만이 아저씨는 그가 정한 일정한 구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백원만...백원만...'졸랐습니다. 그래서 원만이 아저씨라고 불렸습니다.

그는 상대가 끝내 외면하더라도 자기가 정한 구역까지만 쫓아갔습니다. 이따금 정말 그런가, 실험해본 아이들도 있었다는데, 정말 그 구역을 벗어나기 직전 딱 멈춰섰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쩌다 마음씨 너그러운 사람을 만나서 오백원 짜리라도 받으면, 그 자리에서 사백원을 거슬러주곤 했습니다. 게다가, 가끔은 천원짜리를 적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자기가 가진 돈이 팔백원 뿐이면, 아예 받지를 않았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딱 백원만 받는다는 규칙이었으니까요.

비록 거지이기는 했지만, 그는 참 인기가 많았습니다.

또 한 사람, 욕쟁이 할머니는 당시 ㅇㅇ에서는 가장 번화한 거리 한가운데를 지나는 도로의 횡단보도를 구역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도로를 건너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불쑥 나타나서 아무한테나 돈그릇을 들이댑니다.

만약 외면하면, 험한 욕을 하면서 짚고있던 지팡이를 마구 휘두릅니다.

대개 젊은 아가씨들이 봉변을 많이 당했지요.

성질 나쁜 남자들한테 그랬다가는 그 할머니가 오히려 봉변을 당할 테니까요.

그 할머니는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외면했습니다.

하다못해 구걸을 하더라도, 사람은 이처럼 서로 다른가 봅니다.

......

아래, 어떤 글을 보고 화가 나서 쓰긴 했는데...

아무리 구석에 몰려도, 언제나 최선의 방법은 있습니다.

절벽 끝에 매달려서 에이! 그냥 떨어지는가, 어떻게든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기어 올라오는가는 온전히 그 자신의 선택입니다.

내가 죽으면, 나한테 잘못했던 사람들 다 슬퍼하고 후회하겠지? 라는 생각은 망상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은 금세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 생각하기도 바쁜데, 죽은 사람 뭐하러 생각하겠습니까?

또한, 정말로 슬퍼하고 후회하는 누군가가 있다면...그는 나를 가장 소중하게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게 참 즐겁기도 하겠군요.

잘난 체 해서 죄송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5.03.08 22:05
    No. 1

    참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날 때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 속에서
    갈 때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 속에서...

    그렇게 나고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의 눈물 속에 가는 것이 좋다는 이유는,
    죽음에 애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그토록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이였다는 것을
    참으로 잘 살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겠지요.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
    이 말 마음에 박히면 좋겠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슬퍼하게 하고 싶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醫龍
    작성일
    05.03.08 22:12
    No. 2

    아. 가인님 말들은 항상. 보기가 참 좋네요.ㅋ

    먼가...가씀이 따뜻해지는 말들이랄까....아직은. 그다지

    실감가지는 안지만...느낄수 있다는것만으로도.ㅋ 먼가 기분좋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武林狂
    작성일
    05.03.09 20:58
    No. 3

    허걱 잘난체라니요;;;

    원만이아저씨 라는분.음......
    뭔가 아주 기분좋게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욕쟁이할머니는......
    저는 솔직히 음식점에서 욕하시거나 그런분들.......
    구수한 욕이라고는 하지만
    말은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니......
    그런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느껴지는게 있는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5.03.10 13:22
    No. 4

    으음...ㄱㅏㅁ동..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326 아, 방금 뮤직뱅크 보신 분께 질문. +7 Lv.17 억우 05.03.11 335
31325 으아아아... 왜 이렇게 재밌는 게임이 나오는지... +1 Lv.16 뫼비우스 05.03.11 234
31324 으아...화이트데이 정말 실으네요....-- +14 Lv.42 醫龍 05.03.11 275
31323 다시 돌아가는 파천~~~(부대로 ㅜㅜ) +1 Lv.17 파천 05.03.11 203
31322 투명화서약... +2 Lv.1 청하림 05.03.11 193
31321 두 눈을 다 주고 싶지만... +8 Lv.36 태윤(泰潤) 05.03.11 272
31320 오랜만에... +5 Lv.39 파천러브 05.03.11 114
31319 으음.....그런데 말이죠-_-;; +14 Lv.1 슈리하잔 05.03.11 247
31318 전설의 히트맨~ +12 Lv.99 범이 05.03.11 409
31317 머리가 서로 붙은 잔인한 장면. +6 Lv.99 범이 05.03.11 443
31316 행복해 지고 싶지 않나요? 그럼 웃어보세요. +3 Lv.99 범이 05.03.11 143
31315 사랑해 사랑해 +11 Lv.99 범이 05.03.11 199
31314 저도 2년 후에 뵙죠~ +9 Lv.1 폭주천사 05.03.11 167
31313 우리땅 쏭쏭쏭~ +5 Lv.99 범이 05.03.11 173
31312 으음 ;ㅁ; 2년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ㅠ_ㅠ; +8 Lv.1 슈리하잔 05.03.11 229
31311 연담지기님께 한마디 +14 Lv.9 김민석™ 05.03.11 307
31310 어젠 정말....지옥이었습니다.. +22 Lv.39 파천러브 05.03.11 325
31309 오늘 채월야를 다시 읽다가 +7 Lv.1 쿤산 05.03.11 269
31308 학교 컴..진짜 좋다;; +9 Lv.39 파천러브 05.03.11 258
31307 나란 놈은 참 사소한것에서 재미를 느낀다...;;; +5 Lv.18 永世第一尊 05.03.11 283
31306 이런 사진올려도 돼나..??? +10 Lv.52 군림동네 05.03.11 413
31305 영국인이 본 한국의 군사력 +10 Lv.4 허벌란 05.03.11 817
31304 이 새벽 행복한 나...... +6 Lv.1 풍소혜 05.03.11 126
31303 진주 개양에서 책방 찾았습니다. +7 Lv.1 天下第一人 05.03.11 128
31302 이거 서버 문제인가요.. +3 武天道士 05.03.10 162
31301 마스타 코우스케의 극장 개그만화 일화 +14 Lv.1 LiMe 05.03.10 313
31300 참생각없이 글을 적은것같아서 죄송합니다 +12 Lv.1 안창우 05.03.10 438
31299 금우 또 글을 씁니다 +1 Lv.1 금우 05.03.10 123
31298 31376번 글 p양 실제 xx 사진 보고 삘받아서 +15 Lv.1 쿤산 05.03.10 622
31297 프린터 샀습니다. +10 Lv.1 [탈퇴계정] 05.03.10 16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