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좀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방송에 나온 3개월된 멧돼지는 이미 갓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부터 사람의 손길을 탔으니 아무리 야생에서 태어났다 해도 이미 야생멧돼지와는 다르다고 봐야겠지만 유전자에 새겨진 야생성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은 아닐테니 그대로 아무런 훈련 없이 성장하면 나중에 주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이 골치아파질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우는 것 자체야 주인 마음이니 알아서 할 일이지만 제가 생각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지식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다. 야생 멧돼지 새끼가 측은해서 키우기 시작했다면, 그 멧돼지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을 확보해서 다 자란 이후까지 책임질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막연하게 엄마 아빠처럼 따른다고 해서 밥주고 데리고 다니면서 키우는 것은 일종의 무책임에 가깝지 않나.
요즘은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죠. 내가 필요한 지식을 찾으려면 찾을 수 있고, 아마 멧돼지 키우는 분들이 서로간의 지식을 공유하기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훈련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에 의해 키워지면서 야생에서의 공격성은 대폭 줄어들지는 몰라도 땅을 파는 등의 본능적인 습성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게 훈련을 거치지 않는 경우 남에게 민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좋아서 키우면서 남자는 자신이 키운 농작물을 먹어 치우면 화를 내고, 여자는 그냥 무한대로 봐주고 하면서 이 멧돼지가 그대로 클 경우 농사를 망치고 주변 농사꾼들의 농사까지 망칠 우려가 있는데, 이게 어릴 때 훈련이 되지 않으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훈련이라 하면 애완견을 키우듯이 평소에 하지 말아야할 것과 안돼 멈춰 등의 간단한 명령이 본능을 제어할 정도는 되야 하고, 식사를 사료 위주로 습성을 들이게 하여 남의 농작물을 함부로 뒤지게 할 수 없도록 대체제를 마련해 (집안에 흙을 쌓아두는 공간을 만들어두어 그곳에서 풀수 있게) 두는 식을 말합니다.
3. 목줄을 채워야 합니다. 이게 나중가면 이 무지막지하게 힘센 녀석을 주인 내외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임을 자명해 보입니다. 개도 다는 아니지만 일부는 어릴 때 목줄을 전혀 하지 않고 지내다 보면 나중에 목줄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경우가 있죠. 멧돼지가 금방 커나갈텐데 이 점을 감안해서 미리부터 목줄을 채우는 습관을 들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즉, 생명을 키우려면 잘 알아야 책임을 질 수 있고 훈련을 해야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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