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반세기동안의 숙제이며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문제가 바로 '골 결정력'이다. 그러나 얼마 전 피파에서 발표한 '1985년부터 2004년까지의 A매치 득,실 점수기록'을 보면 한국의 브라질에 이어 골 기록이 세계 2위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우리와의 상대 수준이 현저히 낮았다는 것에 의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항상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말할 때, '골 결정력'만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차범근,최순호,김주성,황선홍,안정환,이동국 등의 아시아 정상급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매번 골 결정력을 문제삼는 것 또한 이상하다. 그렇게 보면 수비수가 수비를 잘했다고 눈에 띄는 기록이 남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필자의 눈으로 봤을 때 2002월드컵을 제외하고 언제 한번 수비진을'안정적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 결과는 역대 월드컵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국은 1986-1994-2002월드컵 조예선에서 모두 4득점을 했다. 그럼 실점은 어떠했을까. 1986에서는 7실점, 1994에서는 5실점. 반면 2002월드컵에서는 단 1실점에 불과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1986과 1994에도 수비만 안정적이었다면 충분히 월드컵 16강에 진출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격력은 그 당시와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홈 이점이 없었던 그 당시가 더 우리의 공격력이 높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더 문제는 홍명보,김태영선수 등의 은퇴로 큰 혼란기를 맞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골 결정력 부족'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월드컵2차예선에서 보여준 골 기록은 안타까웠지만, 적어도 현재의 수비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비중을 둔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안정환,이동국,설기현 등의 선수들은 아시아 어디에 내다놓아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선수선발이나 전술 등에 문제가 있다면 있겠지, 이들의 본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반면 현재 한국의 수비수들 중, 노장선수들을 제외하고 어느 선수 하나 자신있게 아시아 정상급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가 말이다.
아시안컵 이란전에서 한국은 무려 3골을 넣었지만 4골을 먹혀 패했고, 약팀이라 평가되던 베트남과 레바논에게 각각 1실점을 하는 등의 수모를 겪었다. 그 졸전이 과연 골을 더 많이 넣지 못해서인가 라는 것이다. 약팀들을 상대로 골을 많이 넣지 못했다는 것은 상대의 전술(수비위주)이나 운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운에 의해 실점을 당했다?'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득점이 있었어야 했겠지만, 공격수들은 적어도 한 골 이상은 넣어주었고, 그런 약팀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았어야 당연한 것임에도 실점을 했고, 그 실점으로 인해 크게 흔들렸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격수라는 것은 그만큼 골을 넣을 수 있는,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진이고, 마땅한 대안책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더이상 공격진에만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공격수보다 더 폭넓게 살펴보며 능력있는 수비수를 키우고 기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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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옳은 말입니다. 저도 그동안 '골 결정력' 을 문제삼았지 수비는...
아시안컵 이란전에서도 3골을 넣은거면 굉장히 잘한것임에도, 어이없이 4골을 먹혔다는 게 문재였지요. 2002월드컵때의 쓰리백이 그리워지는...
4백을 쓰면 좋겠지만, 말디니, 튀랑, 홍명보 같은 걸출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이상 4백의 중심을 맡을 센터백이 없으니 당분간 무리겠지요... 아아 걸출한 센터백 하나만 있으면 4백 문제 없는데... 좌우 윙백으로 이영표 송종국 쓰면 얼마나 좋은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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