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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2 소매치기
작성
04.06.29 23:31
조회
733

  갈까말까 고민했던 그저께 .

  4시 반까지 고민했지만, 한국바둑리그 정상화 뒤 첫 대결을 기념한다는 생각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기원에 닿으니까 6시 20분쯤? 이미 다른 분들은 저녁 드시러 간 듯했고, 저는 거기서 일하시는 분과 뒷문 쪽에서 잡담을 하다가 - 이때 뒷문 쪽으로 중앙일보 박치문 관전기자님(한국바둑리그에서는 2장전과 주장전 캐스터)이 들어오셨고, 1층 스튜디오로 이세돌 사범이 들어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 이 분이 이세돌 9단 응원하러 오신 분들한테 데려다 주셔서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갔더니 이창호 국수님 응원하러 오신 분들도 그곳에서 저녁을 드시더군요 - 둘레에 식당이 거의 없어서, 갈 곳이 거기서 거기랍니다. 가장 싼(1000원) 김밥을 먹고 7시가 되기 전에 한국기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가니 이영호 씨(원래 중국에서 지내십니다)가 벌써 와 계시더군요. 같이 다니는 내내 八風不動이라고 쓴 일본부채를 부치셨습니다. 발목은 아직 낫지 않았다고 하셨지요.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80&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82&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 이 두 장은 언제 찍었을까? 시작 직전에 이창호 사범님도 오셨지요. 최철한 사범도 봤습니다. 직접 얼굴을 본 소감은, "바둑계 사람들(이영호 씨도)은 통 거리감이 없다"였습니다. 꼭 동네 아저씨나 아는 형, 또래, 동생 같은 느낌이었지요. 물론 프로기사들끼리 바둑 이야기를 할 때는 저희 스스로 끼어든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83&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 왼쪽 아래 조금 보이는 검은 바지가 이영호 씨. 보러 온 사람들은 모두 4층의 검토실에서 바둑TV를 보기로 했습니다. 프로기사들이 대국 검토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여럿이서 같이 있는 것 빼면 집에서 보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했지만 이영호 씨도 우리와 같은 자리에서 (부채를 부치시면서) 보시는데 우리도 거기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피더하우스 대 한게임바둑 주장전 § 하이라이트 (1) (2) (3)

        ○한게임바둑 이세돌 9단 ●피더하우스 이창호 9단

        [피더:한게임 주장전]저력의 피더하우스! 2:2 동점!!

  대국이 끝나고 승패를 확인하자마자 스튜디오로 들어갔습니다. 김성룡 사범님도 계셨는데,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으니까 박치문 캐스터님이 "김성룡 팬클럽 아냐?" 하시더군요.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78&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79&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 탁자 모양을 잘 보세요. 대국장의 탁자들이 참 특이했습니다. 바둑판 놓은 탁자가 좌우 대칭인 사다리꼴(시간 재는 사람 쪽이 좁음)인 건 이해가 가지만, 시간 재는 분이 앉는 자리의 탁자는 한쪽이 찌그러진 - 좌우 대칭이 아닌 네모더라고요. 왜 좌우대칭이 아닐까 궁금했지만, 깜빡 잊고 묻지 못했습니다.

  두 분이 복기하실 때, 이창호 사범님 뒤로 가 봤습니다. 이세돌 사범 목소리는 잘 들리는데, 이창호 사범님 목소리는 거의 안 들렸어요.

http://bbs.hangame.com/board/badukleague/bbs_view_baduk.asp?gameid=baduklg_photo&boardnumber=50781&page=1&searchmethod=&searchkeyword=

↑ 이 사진 다음에 여자분들은 한 분씩 돌아가면서 찍었고, 남자분들은 한데 모여서 찍었습니다. 찍고 나서 처음으로 이창호 사범님께 말을 걸었습니다.

  "(작은 사탕 하나 내밀고)이거 드세요." 받으시더군요.

  뒤풀이한다고 해서 같이 갔는데, 출발할 때 마침 이창호 사범님이 바로 오른쪽에서 같이 걸으셨습니다. 드렸던 사탕 이야기로 말을 걸었지요. 승자 인터뷰 때 잠깐 입에서 뺐지만 다 드셨다더군요. 요즘 일(이창호 국수님 중국 왕복종단)도 말씀하셨는데, 목소리도 뚜렷했을 뿐 아니라 말을 더듬는 일이 없었습니다. 저는 말문이 막히는 일도 있었는데…….

  이영호 씨는 다리가 안 좋으신데도 앞장서셔서는 맥주집인 Beer Hunter로 우리를 데려가셨습니다. 꼭대기층에 자리를 잡았지요. 저는 이영호 씨 쪽에 앉았습니다.

  처음에 건배했을 때, 1대1로 잔을 부딪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창호 사범님한테 이렇게 말했죠.

  "마흔 되기 전에 결혼하세요."

  사실 지난 1월 말에 열렸던 시상식에서 마흔 되기 전에 결혼하겠다고 하신 적이 있어서, 그걸 떠올리면서 한 인사였습니다.

  그날따라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 평소에는 맥주잔으로 한 잔 받으면 못 비우는데, 그날 마신 술의 총합이 맥주잔 한 잔이었지요. 맥주잔 높이의 반에도 못 미치게 따른 두 번은 다 마셨고 세번째 잔은 많이 받았는데 거의 마시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말을 해 버렸습니다. 비록 다른 여자분이 자기 나이 이야기를 한 다음이기는 하지만, 뭐하러 "저는 이영호 씨보다 한 살 어려요."하고 말을 했는지 원……. 이영호 씨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못 믿으시는 눈치라 주민등록증을 보여드렸더니 그 반응이 - 제가 그것에 심통이 났는지, 나중에 자리를 옮겨 오신 다른 남자분한테도 나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또래로 보인다"고 하셨고, 실상을 아시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어리다는데 민증 까라고 할 수도 없고……."

[이 뒤의 이야기는 이창호 사범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제 글(거기서 제 이름은 jgh0315)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leechangho.com/board/list.asp?gubun=P001

↑ 번개 후기는 위 주소(이창호 사범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2004년 06월 28일자 글부터(정확하게는 27일자 3350번부터) 보시면 됩니다. 저 말고도 다른 여러 분들이 쓰셨습니다.

http://www.leechangho.com/photo/photo.asp?gubun=5

↑ 이창호 사범님 홈페이지 사진방. 그리고

http://bingoimage.naver.com/data/bingo_2/imgbingo_96/photohjy/27118/photohjy_2.jpg

에서

http://bingoimage.naver.com/data/bingo_2/imgbingo_96/photohjy/27118/photohjy_35.jpg

까지 - 맨 끝의 번호 2에서 35까지 번호를 바꿔 가면서 보세요. 모두 이 번개 사진들입니다. 제가 찍은 건 아니고, yeeunnamu님이 찍어서 게시판에 올리셨는데 네이버 주소라 사진이 안 뜨더군요. 이 주소여야 보입니다(눌러도 안 보이면 새로고침을 해 보세요).


Comment ' 10

  • 작성자
    Lv.18 永世第一尊
    작성일
    04.06.29 23:40
    No. 1

    소매치기님은 사진상에서 누구입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소매치기
    작성일
    04.06.29 23:57
    No. 2

    솔직히,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낮에 샤워하고 갔는데도 너무 볼품없게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몸을 가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04.06.30 00:25
    No. 3

    이창호국수 하면 떠오르는 에피소드.
    특기자 입학을 허락해 달라고 우리학교에 신청했었더랬는데,
    멍청한 학교관계자가 체육특기자가 아니라 안된다고 발표했었죠.
    등신들~~~
    김수녕은 되고 이창호 국수는 안된다?
    친구들과 엄청 씹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허락했으면, 바둑 중계나 신문기사 날때마다 학교이름 나오고,
    상금 조금 내면 장학금 만들었을텐데.....

    저희 학교 노친들이 좀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그 하나의 증거로...
    옛날에 지하철 2호선 공사시에 지하철 지나가게 하겠다니까
    지하철 지나가면 뭐 학교주변이 면학분위기를 흐린다나 뭐라나....
    그래서 발전이 늦었죠...
    연대에도 밟히고...이상한 노인네가 많아서리....

    하여간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이창호국수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풍유협
    작성일
    04.06.30 04:36
    No. 4

    요즘 정담..
    소매치기님 때문에 들어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6.30 09:47
    No. 5

    소매치기님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요즘 1급 아찌 한 명 포섭(?)해 놨는데...

    통 둘 기회가 오질 안네요.
    담 주엔 꼭 지도 대국(?)을....

    언제나 재미난 바둑 관련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lullullu
    작성일
    04.06.30 12:01
    No. 6

    부럽습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寒柏居士
    작성일
    04.06.30 16:11
    No. 7

    예전에 저도 바둑티비에 한 번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도전6단'인가하는 코너인데 아마추어가 프로9단에게 도전해서 이기면 아마추어6단을 인허해 주는 코너였습니다.

    맨처음 아마를 상대했던 프로9단은 서봉수九段이었는데 악랄하게도 아마를 상대로 한판도 안지고 9연승인가해서 선수가 바뀌었드랬습니다.
    양재호九段으로...
    그도 그럴것이 대국료가 이기면 따블인가..그랬기땜에 기를 쓰고 이겨갔던 것이죠. 그렇지않으면 프로가 아마와의 지도대국에서 악착같이 이길려고 하진 않습니다.

    어쨋든 제가 나갔을땐 양재호九段이 상대였는데.. 이 양반도 아마한테 한판도 안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대국 시작하기전에 잠시의 환담을 나누던중 진행,해설자인 나종훈四段이 제 기풍이 실리를 밝히는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양재호 사범의 바둑도 바로 그런 스타일이다..
    실리파들이 전투를 못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실리파들이 잔수가 밝고 전투력이 강한 편이다...
    두 대국자 공히 그런 타입이면 하수가 불리할 것이다..
    흑이 조심해서 열심히 두어야 할것이다..
    이런 요지의 조언을 했습니다.

    실전대국에 들어가서 환히 비추는 뜨거운 조명에 계시기 돌아가고 ..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 정신상태에서 초반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무리하다가 대마하나를 때려 죽여버렸네요.. ㅠㅠ
    그 이후 비몽사몽간에 엄청난 무리와 강공을 거듭하다가 11집 차이로 참패한적이 있습니다.

    하도 안됐던지 양사범이 복기검토에서는 이랬으면 무조건 흑이 유리했다..저랬으면 백이 던져야 했을거다..등등으로 기분 맞춰 주더군요.

    나가기전엔 방송되는 시간을 알아서 녹화했다가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삼으리라... 했는데.. 대국 끝나고 바둑티비에서 녹화뜬 걸 하나 기념으로 주겠다고 하던데..에그 뜨거라 손사래를 치며 사양하고 내려왔는데..

    방송되고 나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바둑티비에서 봤다고 하데요..그때마다 얼굴이 뜨근거렸습니다.

    바둑티비 얘기가 나온김에 예전추억 한 자락..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寒柏居士
    작성일
    04.06.30 16:16
    No. 8

    아참 맞 두었다고 착각하실라..
    '도전6단'코너에 출연하는 아마추어는 프로9단(서봉수9단,양재호9단)에게 두점으로 두었습니다.
    이기면 아마6단을 인허해주고..지면 꽝..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4.06.30 19:49
    No. 9

    바둑...안둔지 꽤 된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박람강기
    작성일
    04.06.30 20:51
    No. 10

    허걱 도전 6단 안빼고 본거 같은데 얼굴뵈면 알 거 같아요 호호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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