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탕이다.
사람들이 소금과 흰쌀밥(어떤이는 밀가루라고 함)과 더불어 3白이라 하여 해로운 식품으로
규정한 바로 그 설탕이다.
사람들이 3白이라고 규정한 몸에 해로운 이 식품들도 따지고 보면 아주
중요한 식량이고 기본적인 양념인데도 사람들의 변덕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식품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나는 요즘 너무 슬프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게 너무 슬프다.
나를 과다 섭취했을때는 비만, 혈관질환, 충치등의 주범으로 여겨지지만
나의 ‘단맛’에는 죄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나의 범죄 혐의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
성분을 따져봐도 포도당이나 밥, 셀룰로오스같은 탄수화물과 다를 바 없으니
이것으로 나의 알리바이는 확인됐지 않은가 ?
나, 설탕은 현대인들에게 이제는 ‘왕따’를 당하지만 따져보면 나는 유용한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석탄 연료의 대체물로서 자동차 연료, 플라스틱,섬유,페인트등 각종 탄화수소
유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쌀에 비해 열량이 높고 보존성이 뛰어나 비상용 저장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100만톤의 설탕은 일년간 무려 1000만명에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정백당인 나는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 예컨대 다른 화학물질이 섞여
있을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쉽게 소화되고,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며
과일잼을 만들 때처럼 보존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건냉소에서 수년 동안 변화되지 않은 상태로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풍년과 기근의 기복이 심한 나라에서는 흉년에 대비해 설탕을
저장해 놓기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영원하게 나쁜것도 좋은 것도 없는, 모두가
동전의 양면같은 것들인데 유독 나는 성인병의 주범으로 나의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체 사람들이 기피하는 식품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건 나를 그토록 싫어하면서도 나, 설탕의 소비량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설탕자체는 피하면서 대신 비스킷이나 스낵, 빵에 넣어 과다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성인병을 부른 건 내가 아닌 사람들인데도
그들은 그들 자신의 욕심을 탓하기 전에 온통 나를 싸잡아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내 사촌 사카린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싶다.
정말 사카린은 나보다 더 운이 없는 친구로 이제는 사람들의
뇌리에서조차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사카린은 나보다 300배 이상이나 달다.
그 조그만 정제 하나가 설탕 한 숟가락에 해당하는 당도를 가지고 있지만,
설탕 한 숟가락이 가지고 있는 20칼로리의 열량은 가지고 있지 않다.
나 만큼 맛이 좋지는 않아 어떤 사람들은 금속성의 뒷맛이 난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카린의 안전성은 끝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식품산업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연구되는 성분일 것이다.
발암물질로 알려졌던 사카린은 하루 0.3그램 이하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학자들이 내렸는데도 사카린 사용에 대한 찬반논쟁은 끝이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알려주고 싶다.
내 사촌 사카린은 당뇨환자나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의 일부가 됐다.
두 번의 세계대전 동안 설탕의 소비가 제한되었는데 이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카린을 사용했다.
과일음료를 만드는 회사는 설탕 단독으로 단맛을 낼 때보다 사카린과
설탕을 혼합하는 편이 맛이 더 좋고 덜 끈적인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렇게 해서 사카린은 끊임없는 논쟁에도 불구하고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마시는 식품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벌꿀에 대해서도 할말은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사람들에게
이것 한가지도 알려주고 싶다.
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고.....다 동전의 양면 같다고...
그래서 나를 탓하기 전에 적당히 섭취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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