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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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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16 16:57
조회
397

지역마다 특산명주…'술의 천국' (17)  

[하성봉의 중국이야기]  

미디어오늘 [email protected]

중국은 '술'(酒)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나라다. 가는 지역마다 '특산 명주'가 있다. 중국인들도 한국에 못지않게 애주가들이다. 친구를 만날때 사업을 논할때 항상 술을 마신다. 특히 음식을 주문한 뒤 반드시 '허 선머주?'(무슨 술을 마실른지?)라고 묻는다. 중국인들은 술을 먼저 종류별로 구분한다. 우리가 술주문을 받을 때 '참이슬' '백세주'라는 제품명으로 곧바로 들어가는 것과 차이가 난다.

    

▲ 국내 중국 음식점에서도 징주(京酒)와 쿵바오자주(孔寶家酒) 등 중국산 백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은 술을 '색깔'로 대답하는 특색이 있다. "무슨 술이 있느냐?"고 물으면 여성종업원들의 대답은 똑같다. "바이주(白酒·배갈), 피주(酒·맥주), 훙주(紅酒·포도주), 황주(黃酒·청주) 모두 있다"로 이어진다. 술주문도 매우 복잡하다. 백주중에도 도수가 높은 술과 낮은 술이 있다. 한국인 기준으로 40도이상을 '도수높은 술'로 본다. 한국인들에게는 38도, 39도의 술이 적당하다. 중국인들도 '원샷'(one-shot)을 한다. 보통 술자리에서 첫잔은 한꺼번에 비운다. 기분이 좋을 때는 '원샷'이 지속된다. 중국인들은 '원샷'을 '간베이'(干杯)라고 한다. '잔이 완전히 말랐다'는 뜻이다. 단지 상대에게 술을 권하는 우리식의 '건배' 개념과는 차이가 난다. 일단 주빈쪽이 "간베이!"를 외친 뒤 함께 술잔을 들었을 경우 술을 남기지 말아야한다. 남기면 '반칙'으로 생각하며 언짢아 한다. 간베이뒤에는 두손으로 잔을 잡고 45도 기울여 술잔의 밑바닥을 상대방에게 보여준다. 머리위에 털어서 한방울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한국에 비해 '품위'가 있는 편이다. 바닥에 술이 약간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 비울 것"을 권한다.

간베이! 외친 뒤엔 남기지 말아야

중국 백주는 첫 잔부터 취하는 특성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소주는 몇잔을 들이켜야 위장에 '기별'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백주는 첫 잔부터 '취기'(醉氣)가 시작된다. 도수가 높은 만큼 빨리 취하고 빨리 깨는 특징이 있다. 소주를 많이 마실 경우 다음날 두통이 따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두어 시간의 식사를 마친 뒤 일어설때는 술이 깬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떤 이는 "백주로 1차만 할 경우 귀가 뒤 독서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예찬론을 들은 적이 있다. 중국은 술의 도수에 따라 잔의 크기가 정해진다. 백주잔은 한입에 털어넣을 수 있는 작은 잔을 사용한다. 같은 백주여도 호텔처럼 등급을 나눠 '별 갯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술은 북쪽 지역으로 갈 수록 도수가 높아진다. 이는 추운 기후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0년 12월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지역을 취재할 당시 사이다 잔으로 '간베이'를 하는 바람에 혼쭐난 적이 있다.

    

▲ 중국은 백주뿐 아니라 맥주의 종류도 다양하다. 칭다오(靑島),옌징(燕京) 등 <대표 주자>외에 황허(黃河), 항쿵(航空),취푸싼쿵(曲府三孔),베이다이허(北戴河) 등 지역마다 특산 맥주를 맛볼 수 있다.

    

▲ 중국은 식당에서 음식과 함께 항상 술을 곁들인다. 중국인들은 술을 음식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며 종류도 <하늘의 별>만큼 많은 편이다.

우리는 술잔이 비면 상대방이 술을 따른다. 중국은 식당의 복무원이 따르거나 자신이 직접 따른다. 상대에게 환대를 표시할 경우 직접 다가가 상대의 잔에 술을 채워준다. 중국은 '첨잔'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식당에서 술을 절반쯤 담아둔 채 쉬고 있으면 즉시 '리필'(refill)이 된다. 한자리에서 술을 마시지만 각자가 마신 주량은 차이가 나게된다. 즉 기분과 주량에 따라 스스로 마실 수 있는 '자율권'이 한국보다 많은 편이다. 중국에서도 술에 취해 고함지르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그러나 빈번하지는 않은 편이나 중국인들은 상대가 마신 주량을 속으로 헤아린다. 그 사람이 흔쾌히 즐겁게 술을 마실 경우 호감을 갖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백주를 마실 때는 기름진 음식을 곁들여야 한다. 백주를 마실때 소주 안주를 먹듯이 하면 취기가 빨리 오른다. 백주를 마실 경우 소, 닭, 돼지 고기 등 '육고기'를 안주로 삼아야 속이 편하다. 실제 바다 횟감은 소주 안주로 훌륭하지만 백주 안주로서는 약한 편이다. 한국에서 중국을 방문한 뒤 백주를 소주마시듯 할 경우 '필름'이 끊기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한다. 중국인들과의 '술경쟁'과 관련해 무역협회의 한 간부가 공개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방 정부 관리들과 술판이 벌어졌는데 상대가 '무장'을 단단히 했는지 백주 '간베이'를 연거푸 권하더라는 것이다. 술이 끊임없이 돌고 얼큰하게 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팀'들이 패할 위기에 몰렸다. 이때 생각난 것이 바로 '폭탄주'로 몇순배를 돌리자 술자리가 '평정'되더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폭탄주'는 아직 생소한 술이다. 백주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폭탄주'를 마신뒤 위장속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화학반응'을 통제할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얼궈터우'(이과두) 중국 인민들에 가장 친숙한 술

'얼궈터우'(二鍋頭·이과두)는 두차례 증류한 술로 중국 인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술이다. 백주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에선 지역마다 특색있는 맥주를 구경할 수 있다.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선 황허(黃河)맥주,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은 항쿵(航空) 맥주, 산둥(山東)성 취푸(曲府)에선 취푸싼쿵(曲府三孔)맥주가 식당 테이블에 각각 올랐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술고장은 쓰촨(四川), 구이저우(貴州)성 등이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가장 맞는 우량예(五糧液)는 쓰촨성 이빈(宜賓)으로 창장(長江)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빈은 민장(岷江)이 창장에 합수하는 지점으로 뛰어난 수질을 바탕으로  '술의 도시'로 불린다.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술에 취하며 전도시가 술냄새로 진동한다. 구이저우의 마오타이(茅台)는 마오타이진(鎭)의 지명을 딴 것으로 중국 4대 명주로 불리며 높은 가격때문에 가짜술이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 중국에서는 지방마다 특산술이 있을 정도로 술의 종류도 다양하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마시는 수류탄 모양과 철모 뚜껑을 결합한 모양의 <수류탄 백주>도 있다.

베이징에서는 우량예와 같은 회사제품인 '징주'(京酒)가 가장 인기를 얻고있다. 병모양이 진흙자루 처럼 생긴 '주구이'(酒鬼) 마니아들도 많다. 최근에는 고급술로 수이정팡(水井坊), 바이녠구두(百年孤獨)와 대중주로 진류푸(金六福) 등이 가장 잘 알려져있다. 중국 술에는 독특한 술향기가 난다.  '눙샹싱'(濃香型)이라고 기록된 술은 독특한 백주의 짙은 향이 풍긴다.  국내의 중국 음식점에서도 중국술을 즐길 수 있게됐다. 문제는 술값이 만만찮게 비싸다는 것이다. 가장 대중적인 징주와 쿵바오자주(孔寶家酒), 주예칭주(竹葉靑酒)의 경우 한병에 보통 3만원으로 중국 현지에 비해 10배 이상, 우량예, 마오타이, 주구이는 15만~20만원으로 약 5배 비싼 편이다. 이는 높은 관세와 품귀 현상 등에 따른 것으로 애주가들을 애태우고 있다.

입력 : 2004.01.16 12:13:42 / 수정 : 2004.01.16 12:26:23


Comment ' 3

  • 작성자
    Lv.67 개고기
    작성일
    04.01.16 18:53
    No. 1

    올해는 기필고 중국에 간당........술한잔하고 왔는뎅...이거보니 또 생가나네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가영이
    작성일
    04.01.16 20:32
    No. 2

    중국은 술의나라..?

    오우우.. 중국음식은 너무 푸짐해서.. 먹고싶다는..ㅠ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xiucai
    작성일
    04.01.16 22:06
    No. 3

    중국 유학 마치면서 기념으로 벼르고 별렀던 마오타이를 한병 샀는데
    귀국해서 자랑하자 마자 어머님이 들고 나갔다가 빈손으로 들어오시더군요... 아는 고마운분 드리고 왔다며... ㅜ.ㅜ
    그 일이 있은지도 7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중국술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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