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며칠전 나는 집 컴퓨터에서 새로운 게임을 하나 발견했다.
이름하여 '포켓몬스터 루비버전!'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으로 발매된건지라 솔직히 화려한 그래픽과 빵빵한 사운드에 중독된 나에게는 그다지 맞는 겜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어느새 새벽4시까지 이 겜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왜일까?
이 겜은 만화 '포켓몬스터'에 나왔던 지우와 피카츄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그러나 주인공이 여자애라서 더 맘에 든다 ㅡㅡ;;;) 로켓단도 안나온다.(로사누님 원츄~^ㅡ^)만화 스토리하고 하등 상관없으며 만화에서 나오는 이상해씨나 꼬부기, 파이리같은 원조 포켓몬들도 잘 안나온다.
그러나 이 겜의 성장 시스템 하나는 기막히게 잘 짜여져 있다. 렙이 점점 올라가면서 진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RPG는 짜증나게 난이도가 어렵거나 아님 깨는 방법이 무지 복잡해 공략집을 안보면 클리어 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운데 비해 이겜은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함정과 자주 출몰하는 잡다한 몬스터들이 짜증나지만 이런건 애교로 봐줄만도 하다. 그리고 400가지가 넘는 다양한 몬스터들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참고로 나는 강력한 몬스터인 갸라도스와 라플라스, 파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것은 아니지만...)원조 만화와는 또다른 포켓몬들이 나와 재롱(하도 약해서 재롱떠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생긴 것들도 그렇구...)떠는 것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일본넘들이 역시 겜하나는 잘만든다고 이 겜을 하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이겜은 아마 초등학생이나 그 이하의 애덜을 대상으로 만든 겜이라 한다. 그런데 걔네들이 클리어 하기엔 이겜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영어버전이라지만 여기 나오는 영어문장은 상당히 일본식 사고가 끼어들어가 있어(예를 들면 일본인만이 알 수 있는 유머라든지)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무언가 단서를 제공하는 인물들의 대사도 애들이 하기엔 너무나도 현학적으로 짜여져 있다.
어쨌건간... 나는 오늘도 컴퓨터 앞에 매달려 이 겜을 열나게 하고 있다. 내 주인공 캐릭인 이상한 불뿜는 쌈닭(역시 만화 포켓몬엔 안나오는 몬스터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며칠전 리니지2에서 두번이나 PK당해 더러웠던 기분을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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