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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0.30 01:20
조회
221

룰루랄라~~

띵까띵까~~

나는 드디어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홍콩으로 향하는 케세이 퍼시픽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난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라 그 떨림이 굉장했지만, 흐흐... 이내 나의 두 눈은 아리따운 스튜어디스 누님들에게 옮겨져 가 있었다.

쭉 빠진 동남아 8등신 미녀들의 저 아리따운 자태, 그리고 율동, 그리고 미소.

과연, 과연 스튜어디스였다.(비행기도 처음, 당연히 스튜어디스도 처음!)

우와!

기내에는 의자 뒤에, TV가 달린 게 아닌가!

정말 놀랐다.

흠...

그래서인지 가는 4시간 30분 동안 지루함을 몰랐다.

기내에서의 추억 하나!

홍콩에 거의 다 왔을 즈음, 기내식으로 먹은 미트볼과 김치가 뭔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었나보다. 배가 싸~ 하니 아려온다. 옆자리에 앉은 K에게 눈짓을 보낸 다음 화장실에 들어갔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게 웬일!

뭔가 흔들리는 느낌!!

허거거걱!! -_-;;

다행히 흔들림은 이내 멈추었지만, 나의 꼴은 참 우습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지 않았다는 것!

기내에서의 추억 둘!!

가는 도중에 케세이 퍼시픽 자체에서 설문조사를 했었다. 뭐, 고객 만족도 비슷한 것이었다. 나와 K는 종이 한 장과 볼펜 한자루 씩을 받아들고 설문지에 성심성의껏 기입했다.

그리고 다 적고 나서 설문지와 볼펜을 돌려주니, 볼펜은 나보고 가지라는 게 아닌가!

뜻밖의 선물에 나는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Thanks a lot"을 외쳤고, 그 스튜어디스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때, 나는 순간 번쩍이는 생각에 다시 급히 스튜어디스를 불러 세웠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스튜어디스는 내게로 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나는 거기다 대고 이렇게 말했다.

“may I... have the one more ball point pen, please?"

순간 그 스튜어디스의 표정이 요상하게 일그러졌고, 옆에서 대충 뜻을 알아들은 내 친구 K가 자기 것을 내게 준다며 내 팔을 잡아 당겼다. 그리고 그 스튜어디스는 내게 창백한 웃음을 지으며 떠났고,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히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렸고, 홍콩의 명소 책랍콕 공항에 우리는 다다랐다.

인천공항을 처음 봤을 때도 그 방대한 규모에 놀랐었지만, 이 책랍콕 공항에 비하면 개발의 피였다. 정말 어마어마했다.

다행히 미아가 되지는 않았고, 어찌어찌해서 출구 비슷한 곳까지 나갔는데, 드디어 사단이 터졌다.

우리는 출발하기 전에 무슨 고속전철 티켓을 받았는데, 이걸 대체 어디에다 써야 될지를 모르겠던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눈앞에 아리따운 안내아가씨가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내 친구 K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이제와 얘기지만 K는 대단한 영어 도사였다. 중학교 시절, 이미 성문 기본과 종합영어를 따 뗀, 그야말로 무적의 영어 도사. 물론 나 또한 그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가졌다고 자부했지만, 그래도 나는 모의고사 80점 만점의 K를 믿었다.

하지만, K는 영락없이 나의 기대를 배신 때렸다.

물끄러미 그 안내원만을 쳐다보면서 서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슬슬 속에서 치밀어 올라,

“야! 뭐야! 빨리 가서 좀 말을 해!”

그러자 그 녀석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잠깐만. 문장 좀 만들고, 정리해야 해!!”

이런 정신 나간 녀석.

아! 나는 그날 K에게서 잘못된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내가 나서기로 했다.

“excuse me, umm... we are from Korea. and we received some ticket before leaving Korea. I heard of that is a hiper travel ticket, do you know what is it?"

문법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상관없다. 흔히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과 대화할 때 범하는 안 좋은 버릇 중에 하나는, 외국인과 대화 할 때 문법에 꼭 들어맞는 완벽한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일 것이다. 이것은 사실 고급스럽고 격식을 갖추어야 할 자리에서나 써야 할 문자이지, 간단한 일상 대화에서는 굳이 문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나는 배고파’ 와 ‘배고파, 나’ 는 하나는 문법에 맞고 하나는 문법에 틀리지만, 그래도 듣고 나면 무슨 뜻인지는 알게 되는 것처럼, 영어를 처음 말하기 시작할 때에도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 나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결국 그 것을 차츰차츰 쌓아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문법의 범주를 따질 수 있을 것이다.

암튼 다시 본문으로 들어가서...

그러자 그 여인이 곧 내 말을 알아들었다. 그리고 내가 한국인임을 감안해 약간은 천천히 얘기해 주었다. 이 티켓을 가지고 저 쪽으로 가서 바꿔 타라고. 나는 고맙다고 그 여자에게 인사했고, 그 여자도 내게 아리따운 미소를 보냈다.

K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물론 내가 듣기와 말하기가 능한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보는 것과 듣는 것은 천양지차였던 것이었을까?

에효~~

K만 철썩 같이 믿고 온 여행이었는데, 이제는 도리어 K가 나를 믿기 시작했다.

골치 아픈 여행이 될 것 같았다.

고속 전철을 타고, 우리는 드디어 구룡반도에 도착했다.

홍콩은 크게 3부분을 나뉘어 진다.

홍콩 섬과 구룡반도, 그리고 New territories라는 부분으로 나뉘어 지는데,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은 홍콩 섬과 구룡반도이다.

우리가 머물 로얄퍼시픽 호텔도 바로 이 구룡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어, 호텔에서 나와서 약 2분 정도만 걸어가면 싸~ 한 바다가 보인다.

홍콩은 해양성 기후라서 그런지, 차가 많음에도 공기가 텁텁하지 않고 맑고 깨끗해서 참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우리가 홍콩을 찾아간 8월 초, 한국은 물론 한 여름이겠지만, 홍콩은 더 할 나위 없이 더웠다. 아니, 더운 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 엄청난 습도라니...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에 습도가 60%가 넘어가면 불쾌지수가 최고치에 다다른다고 한다. 그런데 홍콩의 여름은 평균 습도가 85%란다.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평소에 땀이 많은 나는 하루에 여덟 번을 샤워 한 적도 있었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바로 나왔다.

오후 3시가 넘어간 시간. 해가 한풀 꺾일 만도 하건만... 하늘을 보니, 전혀 그럴 기미조차 없었다.

남몰래 한숨을 한번 푹 쉬고, K와 함께 죽 걸어 나가자, 얼마 안가 우리의 첫 목표물, ‘구룡공원’에 다다랐다.

별로 큰 공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규모의 공원이었다. 공원 한가운데 꾸며놓은 인조 호수에는 다리가 길고 몸통이 빨간 학(?), 뭐 암튼 그런 게 수십 마리가 있었다.

공원 안에는 박물관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문이 잠겨 있었다.

공원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큰 사거리가 눈에 띠었고, 수많은 차들, 높은 빌딩들...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길을 걷는데 왠 동남아 계열의 남자들이 팔둑에 손목시계를 잔뜩 차고 우리에게 다가와 친절하게도 한국말로 “가짜 로렉스~ 가짜 로렉스~” 이러는 게 아닌가!

우리는 그 사람들이 한국말을 하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한동안 말을 잊고 쳐다만 보았다.

우리는 곧장 바닷가로 향했다. 말이 바닷가지, 호텔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바로 눈앞에는 멋진 바다가 눈에 훤했다. 흠~ 상쾌한 바다 내음이 내 코로 스며들었다. 상쾌한 기분이 온모을 휘감으며, 나는 ‘그래! 이게 바로 여행이야!’ 라고 느꼈다.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반원모양의 과학관이 위치해 있다. 흰색 뚜껑을 탁 하니 덮어놓은 듯한, 정확히 표현하면 찐빵 같은 모양의 돔이었다.

과학관은 한국에서도 질리도록 가 봤기에, 뭐 더 갈 필요 있냐며 K와 나는 그저 겉모양만 구경하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가 다다른 곳. 바로 오늘의 둘째 목표인 시계탑이었다.

구룡반도의 최남단에는 홍콩섬으로 넘어가는 수단 중에 하나인 페리정박장이 있는데, 시계탑은 그 주위에 위치해 있었다. 이 시계탑은 과거 1915년에 중국 본토의 광주와 홍콩을 잇는 철도를 부설했을 시에 그 종착역에 세워 뒀던 것이라고 한다. 참 오래되기도 했다~

어느새 해는 서산 너머로 지고, 주위에는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의 홍콩에서의 첫날밤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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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구!!

짧게 나눠 쓰려니 더 힘드네요.

3년 전 얘기라 기억도 가물가물 하고...


Comment ' 2

  • 작성자
    Lv.1 하늘가득
    작성일
    03.10.30 02:42
    No. 1

    아아~저도 해외여행 가고싶습니다..배낭여행도..-_-;;
    유럽쪽으로....그리고 동남아시아쪽도 가보고 싶군요..
    뭐..우선 수능을 끝내야 그리고 대학을 가야 -_-;; 뭘하든 하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마금
    작성일
    03.10.30 13:00
    No. 2

    일본을 내년에는 꼭가고 말거라는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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